[미-중 경제갈등] 엔비디아에 등돌리는 중국 기업들...미 정부 규제 피한 '새로운 칩' 선호도 급락
[미-중 경제갈등] 엔비디아에 등돌리는 중국 기업들...미 정부 규제 피한 '새로운 칩' 선호도 급락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4.01.11 05:08
  • 수정 2024.01.11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엔비디아. 연합뉴스
엔비디아. 연합뉴스

미국이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자, 엔비디아는 재빠르게 규제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중국에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칩을 설계했다.

그런데 영리하게 대처해 온 엔비디아가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다. 엔비디아의 세계 최대 고객들 중 하나인 중국의 클라우드 기업들이 이런 저성능 AI 칩들에 크게 매력을 못 느끼고 있는 것이다.

올해 알리바바 그룹과 텐센트가 저성능 칩이라면, 현재 미국이 수출 금지시킨 칩들을 엔비디아가 제공할 수 있을 때 계획했던 수준보다 훨씬 적은 물량을 주문할 것임을 내비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했다. 

엔비디아가 칩의 성능을 낮춰 중국에 제공함에 따라 중국 내 대체제들과의 성능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중국 내 구매자들이 자국산 칩들을 선호하려는 경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의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첨단 반도체를 일부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에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검토하고 강화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 내에서는 엔비디아가 앞으로도 계속 자신들에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 제품들에 대한 접근성이 더 줄어들 것에 대비하고, 새로운 칩들을 적용하고 기술 수정을 계속하면서 비용이 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업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규제와 중국에의 공급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초기 인공지능 칩 수십억 달러의 주문이 밀려 있고, 중국은 엔비디아의 수익의 약 5분의 1이 나오는 곳으로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이다.

엔비디아 칩의 수요는 공급을 능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정학적 긴장이 중국에서의 장기적인 매출 손실의 리스크를 만들고 있다.

중국의 클라우드 기업들은 현재 첨단 AI 칩의 80%를 엔비디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는데, 5년 뒤에는 그 비중이 50-60%로 떨어질 것이라고 테크 조사 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애널리스트 프랭크 쿵은 말했다. 그는 미국의 앞으로도 계속되는 반도체 규제가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에 압박이 될 거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 제재로 인한 단기적인 재정적 충격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외에도 구매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난 해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 콜레트 크레스는, 장기적으로는 이 제재가 미국 산업이 중국과 경쟁하며 선도를 유지할 수 없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미 조 바이든 행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및 장비 수출을 제재했다. 중국이 이러한 첨단 기술을 군사 및 감시 능력 증강에 사용한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럼에도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미국의 법규를 지키면서 중국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왔다.  

2022년 첫 제재가 내려지고 엔비디아는 미 정부의 규정에 준수해 사양을 낮춘 칩을 중국에 판매했다. 2023년에는 이런 식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중국에 판매했다.

미국 정부의 규제가 강해질 때마다 엔비디아는 그에 맞춰 중국 수출용 칩을 개발해 냈다. 지난 달 엔비디아는 게임칩의 가장 최상위 라인을 수정해 중국 용 맞춤 지포스 RTX 4090 D(GeForce RTX 4090 D)를 출시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은 출시를 앞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 H20의 샘플들을 테스트해 왔는데, 멀티 프로세서 사이에서 효율적으로 데이터 전송을 할 수 있게 해 줘 AI 작업 수행에 있어 중국산 대체품들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로서는 많은 H20가 필요하고 이는 비용을 증가시키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젠슨 황도 뛰어난 경쟁자로 인정한 화웨이가 엔비디아를 치고 올라가려고 하고 있다.

2023년 화웨이는 중국 주요 테크 기업들로부터 AI 칩 어센드 910B(Ascend 910B 5천 개를 주문받았다. 이 칩은 수출 금지 대상인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 A100의 대체품으로 가장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의 생산에 제약이 걸려 있어 해당 칩은 2024년에 구매자들에게 최종 전달될 수 있다. 

중국 정부 조달 기관들은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의 칩들을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중국 국영 통신사 차이나 텔레콤은 지난 10월 화웨이 칩들로 가동되는 3억 9,900만 달러 상당의 AI 서버를 수축했고, 또 다른 국영 통신사 차이나 유니콤은 AI 시스템에 2022년 최소 2백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웨이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2024년 하반기에 최첨단 AI 칩을 출시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한편 알리바바의 칩 개발 사업부 T-헤드(T-Head) 역시 특수 목적 AI 프로세서를 개발 중이다.

알비라라 클라우드의 한 중역은, 미국의 규제가 앞으로도 몇 년 동안 더 강화된다면 대체제를 생각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지난 해 초 시작된 AI 광풍으로 중국의 주요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개발하려고 하면서 엔비디아 칩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금은 많은 소규모 개발업자들이 LLM 개발 사업을 축소하고 AI 어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하이의 헬스케어 AI 스타트업 설립자 케네스 양은 엔비디아의 중국용 최신 칩을 들이는 계획을 중단하고 바이두나 화웨이의 AI 프로세싱 시스템을 임대할 계획이라며, 돈을 현명하게 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국 테크 기업들의 엔지니어들은, 앞으로 1년 동안은 여전히 엔비디아의 칩 구매가 우선시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헤지펀드 인터커넥티드 캐피탈(Interconnected Capital)의 설립자 케빈 수는,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제재로 중국이 자체 기술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의 비축 국면이 끝나면,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은 희생양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prtjam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