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024] 미국 정치가 양당제로 굳어지게 된 과정 보니...
[미 대선 2024] 미국 정치가 양당제로 굳어지게 된 과정 보니...
  • 유진 기자
  • 승인 2024.01.21 06:58
  • 수정 2024.01.21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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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후보 경쟁 코커스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 코커스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최근 실시된 미국 공화당의 첫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독주 구도’를 입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를 거두며, 재선 도전을 위해 중요한 첫발을 내딛었다”면서 “이번 승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역사적 재대결로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고 보도했다.

민주, 공화 양당이 오랫동안 미국 정치를 지배해 왔다. 왜 미국 유권자들은 주권자들의 권리인 투표에서 이처럼 선택의 폭을 좁히는 선택을 했을까? 미국의 양당 체제는 건국 직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뿌리 깊은 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해를 맞이해서 ‘히스토리닷컴’은 20일 미국 정치가 양당제로 굳어지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다음에서 연방 정부의 역할과 승자독식 체제 사이의 근본적인 불일치가 어떻게 미국 정치를 양당 체제로 몰아갔는지 살펴본다.

건국 초기 정치 세력

1789년 미국이 새로운 정부의 틀을 마련할 때 헌법에는 정당에 대한 언급이 들어있지 않았다. 미국 건국에 관여한 상당수 인사들은 당파색에 거부감이 강했던 것이다. 알렉산더 해밀턴은 정당을 민중 정부의 “가장 치명적인 질병(the most fatal disease)”이라고 불렀고, 조지 워싱턴은 1796년 고별 연설에서 정당 체제가 “끔찍한 전제정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파적 움직임은 이미 그 무렵부터 싹을 보이기 시작했다. 워싱턴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정치 엘리트들은 두 개의 반대 진영으로 나눠 갈등을 빚었다. 즉, 해밀턴이 이끄는 연방파(Federalists)와 토머스 제퍼슨이 이끄는 반연방파 또는 민주공화파(Anti-Federalists, Democratic-Republicans)로 나뉘어 서로 다른 주장을 했다. 두 정파는 새로운 연방정부의 권한과 미국이 영국이나 프랑스와 동맹을 맺어야 하는지를 놓고 격렬하게 논쟁을 벌였다.

“공익을 위한 정책 수립에 있어서 권력 분점 등 독창적인 방식으로 정부를 설계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이 있었습니다.”

콜게이트 대학 정치학과 부교수인 샘 로젠펠트는 이렇게 주장했다. 

“그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최선의 정책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가능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생각을 달리합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출현

토머스 제퍼슨이 존 아담스를 물리친 1800년 선거는 ‘연방주의(Federalism)’ 종말의 서곡이었다. ‘연방주의’는 ‘1812년 전쟁(War of 1812)’이 끝날 무렵 정치적 운동으로서 사실상 자취를 감추었다. 제임스 먼로 대통령 재임 기간이던 이 시기는 당파싸움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선의의 시대(Era of Good Feelings)’라 불리기도 한다.

“한동안 모든 민주적 의사결정은 이 민주공화당(Democratic-Republicans)의 규범 내에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로젠펠트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나 국가의 권력 구조 등에 대한 견해차는 전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연방정부의 역할과 연방정부 대 주정부의 권한과 관련하여 이전과 동일한 종류의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1824년의 선거는 존 퀸시 아담스가 보통선거(popular election) 원칙 하에서 앤드루 잭슨 보다 적은 표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 결과 마틴 밴 뷰렌 이 이끄는 잭슨의 지지자들은 ‘토머스 제퍼슨주의적 이상’에 기초한 새로운 연합을 결성하여 민주당(Democratic Party)이 되었다. 1828년과 1832년에 민주당은 잭슨을 위한 선거 운동을 하면서 현대 정당 정치를 특징짓는 유세 집회와 후보 지명 전당대회 등의 제도를 자리잡게 만들었다.

한편, 잭슨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함께 모여 더 강력한 중앙 정부를 선호하는 연방주의 전통에 입각한 휘그당(Whig Party)을 창당했다. 이후 1850년대에 휘그당이 종언을 고하는 대신 노예제를 반대하는 공화당(Republican Party)이 새롭게 등장하여 민주당과 대립했다. 

이후 역사에서 색깔과 입장이 크게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 공화 두 정당은 미국에서 여전히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해 왔다.

민주당 출신의 현직 대통령 조 바이든 [사진 = 연합뉴스]
민주당 출신의 현직 대통령 조 바이든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선거 시스템이 양당제에 적합한 이유

미국에서 양당 체제가 그토록 확고하게 자리 잡은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국가의 선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미국의 대의제도는 각 선거구에서 누가 가장 많은 표를 얻는지에 따라 결정되며, 반드시 과반수를 득표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의회 선거구, 주, 또는 대통령직의 경우 각 개별 선거구는 받은 득표수에 따른 비례대표를 뽑는 것이 아니라 단일 당선자로 대표된다.

이러한 승자독식 소선거구제가 양당제를 부추기는 경향은 프랑스의 정치학자 모리스 뒤베르제(Maurice Duverger)의 이름을 따 ‘뒤 베르제의 법칙(Duverger’s law)’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상당수 비교정치학자들은 이것이 실제로 민의를 정확하고 빠르게 반영하는 제도는 아니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소선구제와 복수선거 제도(plurality elections)는 안정적인 양당 체제를 형성하면서 제3당의 탄생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는, ‘경험법칙’에 의거한 유권자들의 선택입니다.”

로젠펠트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투표에 있어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최다득표자가 승리하는 제도에서 여러 후보가 난립한 경우 유권자들은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후보가 있다 하더라도 사표(死票) 걱정을 하게 됩니다. 즉, 가장 선호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는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은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당선 가능한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후보는 거의 변함없이 민주당이거나 공화당이다. 로젠펠트 교수는 나아가 미국의 예비선거(primary) 과정은 또한 주요 정책에 대한 갈등이 공화, 민주 양당을 통해서만 유권자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종류의 갈등은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다당제와 비례대표가 존립하는 많은 유럽 국가들을 언급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정치적 갈등이 양당 내부로 수렴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양당 체제는 미국 역사의 지난 200년 동안 견고하게 유지되어 왔다. 이는 2022년 퓨리서치(Pew Research)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이 유권자들이 양당제를 선호하느냐 아니냐와는 상관없는 귀결이다.

“나는 학생들과 사람들에게 정말로 더 많은 선택을 원하고 양당주의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미국 헌법 체계를 바꾸는 것에 대해 훨씬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선거 시스템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로젠펠트 교수는 이렇게 주장했다.

“이는 정말 카리스마 넘치는 제3의 후보를 찾는 것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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