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줄리안 어산지의 동생 "미국으로 가느니 차라리 자살 선택할게 될 것"
[WIKI 프리즘] 줄리안 어산지의 동생 "미국으로 가느니 차라리 자살 선택할게 될 것"
  • 유진 기자
  • 승인 2024.01.24 07:03
  • 수정 2024.01.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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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로이터 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고등법원은 내달 중 줄리안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된 것에 대해 항소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줄리안 어산지의 동생인 가브리엘 쉽튼은 최근 ‘새터데이 페이퍼’에 “미국 송환을 거부하는 뜻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줄리안은 미국으로 가는 것보다 차라리 자살하는 편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쉽튼은 “그는 미국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법적 의미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전직 육군 정보 분석가인 첼시 매닝이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수십만 건의 미 국무부 전문과 군사 파일의 내용을 공개하는 데 있어 그의 역할에 대한 재판이다.

어산지는 1917년 미국 간첩법을 위반한 17개 혐의로 2019년 기소됐으며 최대 17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영국 노동당 조시 윌슨(Josh Wilson) 의원은 어산지가 실제로 비난받는 것은 ‘진실을 퍼뜨린 것’이라고 말한다. 윌슨은 그의 기소가 정치적이었고 이제는 그것을 끝낼 때라고 주장한다.

윌슨은 초당적 어산지 구명 조직인 ‘Bring Julian Assange Home Parliamentary Group’의 공동 의장 4명 중 한 명이다. 나머지 세 명은 자유당 브리짓 아처(Bridget Archer), 무소속 앤드류 윌키(Andrew Wilkie), 녹색당의 데이비드 슈브리지(David Shoebridge)이다.

지난 주 이들 네 사람은 영국 내무장관 제임스 클레버리(James Cleverly)에게 편지를 보내 송환을 중단하고 어산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서한에는 “어산지 씨가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그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위험에 대한 긴급하고 철저하며 독립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며 “평가에는 어산지 씨의 건강에 대한 위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산지의 건강이 범죄인 인도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실제로 2021년 1월 영국 지방법원 바네사 바라이처(Vanessa Baraitser) 판사는 그가 미국 교도소에서 자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전문가 증언을 받아들였다.

 “나는 어산지 씨의 정신적 상태가 그를 미국으로 송환하는 것이 억압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라이처의 판결은 이후 고등법원에서 뒤집혔다. 

그러나 최근 상급 법원인 영국 대법원의 판결은 정신 건강상의 이유로 어산지의 인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었다.

의회 단체가 클레버리 장관에게 보낸 서한의 기초는 어산지와 전혀 관련이 없는 대법원 판결이었다. 지난 11월, 영국 대법원은 망명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보내려는 영국 정부의 계획이 불법이라는 항소법원의 판결을 지지했다. 이 계획은 보트 피플을 해양 처리 시설로 보내는 호주의 조치에서 상당 부분 영감을 받았다.

판사들은 만장일치로 르완다가 망명 신청자들을 보내기에 안전한 곳인지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없었다는 점에 동의했다.

법원은 르완다로 파견된 사람들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을 것이라는 르완다 정부의 보증을 신뢰하지 않았다.

서한은 “어산지 씨가 투옥과 재판을 위해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그의 안전과 복지에 관해 미국의 보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기록했다. 이러한 보증은 테스트되지 않았으며 이를 제공하고 신뢰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의 증거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어산지는 장기 투옥으로 인해 위험할 정도로 악화된 심각한 건강 문제가 있으며, 이는 그가 선출한 대표자로서 우리에게 매우 실질적인 관심사”라고 서한은 언급했다.

어산지의 고난은 2010년 첼시 매닝(Chelsea Manning)과 그녀가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엄청난 양의 문서를 공개한 것부터 시작됐다. 

이라크에서 미국 헬리콥터 건쉽이 비무장 민간인 집단을 공격하여 로이터 통신 기자 2명을 포함하여 여러 명이 사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수적 살인’ 영상은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매닝이 제공한 자료의 대부분은 뉴욕타임스를 포함, 위키리크스와 제휴한 주요 언론 매체에 게재되었지만 미국 당국은 이를 추적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어산지 추적에 집착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9년 정부 기밀을 공개한 혐의로 어산지를 간첩법에 따라 기소하는 것을 고려 했지만 그렇게 하면 ‘탐사 저널리즘이 위축되고 위헌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 그는 매닝이 기밀 군사 네트워크를 해킹하는 것을 도우려는 합의에 근거, 불법적인 컴퓨터 침입을 저지르려는 음모 혐의로 기소됐다.

어산지가 매닝을 적극적으로 도왔거나 지시했다는 증거는 매우 희박했다. 매닝 자신이 정보 유출의 원인으로 신속하게 확인되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재판을 받고 투옥되었으며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감형됐다. 그러나 송환이 불가능한 상태로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5년 동안 갇혀 있던 어산지에 대한 추적은 끝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였던 2019년 미국 법무부는 비밀문서를 획득하고 게시한 역할에 대해 어산지를 간첩법 위반 혐의로 17개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4월, 호주의 초당적 정치권 인사들인 48명의 연방 의원과 상원의원이 미국 법무장관 메릭 갈랜드에게 어산지의 송환 노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강력한 내용의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인도 요청이 승인되면 호주인들은 우리 시민 중 한 명이 AUKUS 파트너에서 가장 가까운 전략적 동맹국인 다른 AUKUS 파트너로 추방되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며 어산지는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전망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모든 세계 시민, 언론인, 출판사, 미디어 조직 및 언론의 자유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다. 또한 표현의 자유와 법치주의의 세계적 리더인 미국에도 불필요하게 피해를 입힐 것이다.”

지난 9월, 정당 간 대표단이 워싱턴으로 가서 국회의원들에게 로비를 벌였다. 여기에는 전 부총리이자 내셔널스 의원인 바나비 조이스(Barnaby Joyce), 노동당 의원 토니 자피아(Tony Zappia), 자유당 상원의원 알렉스 앤틱(Alex Antic), 청록색 무소속 모니크 라이언(Monique Ryan), 녹색당 상원의원 데이비드 슈브리지(David Shoebridge)와 피터 위시-윌슨(Peter Whish-Wilson)이 포함됐다.

앤서니 알바니스 총리 역시 어산지의 석방을 거듭 촉구해왔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알바니스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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