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입성한 '미술품·음원 조각투자' 신종증권…흥행은 ‘예측불허’
제도권 입성한 '미술품·음원 조각투자' 신종증권…흥행은 ‘예측불허’
  • 강정욱 기자
  • 승인 2024.01.29 18:19
  • 수정 2024.01.29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술품 업체 투자계약증권 흥행 '글쎄'…청약률·실권주비율 널뛰기
뮤직카우, 음원 확보 방식 제한적…반짝 흥행 그칠까 ‘우려’ 솔솔
(왼쪽부터) 야오이 쿠사마 호박 2001년작과 앤디워홀의 달러사인(Dollar Sign). [출처=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증권신고서]
(왼쪽부터) 야오이 쿠사마 호박 2001년작과 앤디워홀의 달러사인(Dollar Sign). [출처=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증권신고서]

제도권에 들어온 '조각투자' 신종증권(투자계약증권‧비금전신탁수익증권) 흥행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경우 청약률에서 대박이 난 후 실권주가 발생하거나 청약률은 저조하지만 실권주는 낮은 현상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발행 업체가 매각에 나설 때까지 투자금이 묶이고 유일한 유통채널인 미술품 경매 시장에 회복이 필요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오는 4월로 예정된 한국거래소의 신종증권시장 개설로 새로운 유통시장이 만들어지는지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모집된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상품의 흥행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국내 1호로 주목받았던 열매컴퍼니의 투자계약증권부터 흥행이 부진했다. 열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같은 해 22일까지 공모 청약을 시행했다. 기초자산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2001년)'이다.

1만1088주가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됐고 청약률은 649.9%에 달했지만 전체 1만1088주 중 17.8%인 1983개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2호 투자계약증권은 청약률이 떨어졌다. 이 증권은 동일작가의 작품 '호박(2002년)'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청약률은 85.8%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50%를 밑돈 것보다 증가했지만 1호 상품에 비하면 부진한 결과다. 실권주는 1만63주 중 493주에 그쳤다.

다른 업체의 상황을 봐도 흥행을 예상할 수 없는 양상이다. 서울옥션블루는 앤디워홀의 1981년작인 '달러사인(Dollar Sign)'이 기초자산인 투자계약증권 공모를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시행했다. 최초 배정은 6300주였지만 공모가 끝난 후 공시된 실권주는 915개였다.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흥행 불확실성은 유통채널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이 상품을 발행하는 업체가 자체적인 유통시장을 운영할 수 없게 제한했다. 기존 미술품 경매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 시장은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과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공동 제작해 최근 발간한 보고서 ‘코리아 아트마켓 2023’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총 낙찰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8% 감소한 약 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투자금이 발행 업체의 매각 전까지 묶일 수 있는 구조도 흥행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는 모습이다. 환금성이 부족해 투자자들이 투자의 기회비용을 따져보고 외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흥행 변수로는 한국거래소의 관련 시장 개설이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신청한 KRX 신종증권시장 개설을 신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이 개설된 후 증권성이 인정되고 상장 심사를 통과한다면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준비 중으로 명확히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위로부터 증권성을 인정받은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등도 필요한 단계를 거치면 유통시장 등장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음원 관련 투자계약증권 시장의 상황은 희망적이다. 뮤직카우가 유명 아이돌그룹인 NCT Dream의 음원을 확보한 영향이다. 뮤직카우가 지난 5일 진행한 NCT Dream의 ‘ANL’ 음악수익증권 옥션(청약)은 개시된 지 6분 34초만에 마감됐다.

이번 청약은 음악수익증권 2872주가 대상으로 시작과 동시에 입찰이 집중되면서 상한가인 1주당 1만8200원으로 시작가보다 30% 인상한 가격까지 치솟았다. 이번 옥션은 뮤직카우의 증권성 인정 이후 1호 청약이라는 점에서 흥행 성공에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흥행 대박의 지속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원저작권의 매도 의사가 있어야 뮤직카우가 청약을 할 수 있는 구조에 기인한다. ‘ANL’의 경우 NCT Dream이 아닌 작사가 JANE이 작사 지분을 매도하면서 청약이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가 예정된 투자계약증권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틱키퍼가 다음에 출시되는 투자계약증권이 될 수 있다. 이 상품의 행보에 따라 올해 상반기 투자계약증권 상품 흥행의 중간 성적표가 매겨질 공산이 크다.

투자계약증권 상품 흥행은 증권업계에서도 관심사다. 이 시장이 토큰증권 시장의 초석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은 토큰증권과 엄밀히 따지면 별개인 게 사실”이라면서도 “투자계약증권이 흥행해야 토큰증권의 흥행이 탄력받게 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koljjang@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