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증권사 전산장애 감소 실패…금감원 발생건수 주시 전망
증권업계가 작년 전산운용비를 확대했지만 전산장애는 되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예산 증가 이후 전산장애건수 확대가 지속되면 유명무실한 방책이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미래·한국·NH·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키움·대신증권)의 전산운용비 합계는 3562억원으로 전년보다 10.5% 증가했다.
전산운용비는 증권업무 전산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투입되는 투자비용을 의미한다. 전산운용비가 높아질수록 전산과정 시 안정성이 높아진다. 증권사들은 다른 금융사와 달리 고객들의 접속 빈도가 높은 HTS·MTS를 운영하고 있다. 전산장애건수가 업계 내 평가 지표 중 하나로 거론되는 이유다.
지난해 키움증권이 715억원으로 전산운용비 규모가 가장 많았다. 다음은 삼성증권(696억원), 미래에셋증권(605억원), KB증권(459억원) 등 순의로 상위 4위권 내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비용 증감률은 KB증권(25.4%)이 가장 높았다. 다음은 신한투자증권(24.3%), 하나증권(18.2%), 대신증권(10.5%), 한국투자증권(9.5%) 등이었다.
전산운용비는 증가했지만 전산장애 발생건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8월까지 10대 증권사의 전산장애 발생건수는 총 30건으로 전년보다 15.3% 증가했다.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전산운용비를 늘렸지만 전산장애 발생건수 감소를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10개 중 6개 증권사들이 전산운용비를 늘렸지만 전산장애 감소에는 실패했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 2곳만 지난해 전산장애 발생건수를 줄였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AWS를 트래픽 폭증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하도록 했다”며 “멀티클라우드 시스템 도입도 전산장애 감소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전산장애 발생건수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금융감독원은 ‘금융IT 안전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라 변화된 현황이 있는지 점검에 나설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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