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심이 신라면의 광고 카피를 바꾼 가운데 회사가 PC주의(정치적 올바름)의 흐름을 타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농심은 1986년부터 사용해 온 신라면의 광고 카피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인생을 울리는'으로 문구가 바뀌었다. 일각에선 "라면 광고까지 남녀평등을 따지는거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4월 맥주 회사 버이라이트가 동성애자 및 트랜스젠더 등을 옹호하는 등 성 고정관념을 넘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당시 회사는 트랜스젠더 여성 배우 딜런 멀바니가 여자가 된 지 1년이 된 것을 기념해 자사 제품에 그녀의 얼굴을 그려 선물했다.
문제는 해당 마케팅이 미국 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버드라이트에 대한 불매 운동이 보수진영으로부터 시작돼 진보 진영까지 불매운동에 나섰다. 유명한 일화로 보수 성향 록 가수인 '키드 락'은 자신의 SNS에 버드라이트 맥주캔을 소총으로 쏴서 터뜨렸다. 이러한 행보는 가수뿐만 아니라 정치인까지 이어졌다. '닉 슈로워' 상원 의원은 버드라이트 맥주캔을 야구공처럼 던지는 등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버드라이트는 미국 맥주 매출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닐슨IQ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버드 라이트 판매량은 2022년 동기 대비 24.6% 감소했다. 이에 멕시코 맥주 '모델로 스폐셜'이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됐다. 이렇듯 최근 PC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이슈인 가운데 농심의 향후 행보도 지켜볼만하다.
농심 관계자는 "보시는 분들의 해석과 분석의 영역에 따라 남녀평등의 의미로도 볼 수 있겠다"라며 "이번 TV 광고 카피를 바꾸게 된 주 요점은 소비자 모두를 아우르겠다는 의미를 더 강조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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