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권 특성상 당분간 불황 이어질 듯…“개선 여지 적다”
작년 연간 실적공개를 앞둔 저축은행들의 표정이 어둡다. 금리부담으로 여·수신 규모가 크게 줄면서 3분기까지 적자를 이어왔지만 사정이 달라지지 않은데다 부동산PF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부담만 가중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작년 내내 적자가 이어졌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29일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작년 여·수신이 모두 감소했고 순이자마진(NIM)까지 줄었다”라며 “연간 실적은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작년 저축은행들은 높아진 금리부담으로 전반적인 업황 악화를 겪었다. 이자부담에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악화된 것은 물론 중금리대출을 위주로 하는 저축은행에서의 대출 자체도 줄었고, 조달부담에 예금금리 인상도 제한적이었던 터라 수신규모 또한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저축은행 여신규모는 103조6435억원으로 전년(114조7250억원) 대비 9.66% 감소했다. 특히 가계보다는 기업대출의 감소가 커 이자수익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저축은행의 기업대출규모는 전체 중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데 작년 기업대출 규모는 64조7064억원으로 전년(74조5204억원) 대비 13.17% 감소했다. 가계대출 또한 40조2046억원에서 38조9371억원으로 3.15% 줄었다.
수신상황 또한 여의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2022년 120조2384억원이던 저축은행 수신(정기예금 12개월 기준) 규모는 작년 107조1491억원으로 10.89% 감소했다.
여·수신 취급규모가 모두 감소한 것은 차주들의 금리부담이 커진 것과 관련이 깊다.
10% 중반대의 중금리 대출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저축은행 영업 특성상 중·저신용자들이 상호금융이나 보험사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저렴한 2금융권을 찾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을 포함한 연체율까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적립해야 할 대손비용 부담도 커졌다. 여기에 조달금리(수신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이익폭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저축은행들의 작년 평균 대출금리는 기업대출이 7.72%(2022년)에서 9.05%로 1.33%p 높아졌고, 가계대출 또한 13.46%에서 14.57%로 1.11%p 늘었다. 같은 기간 수신금리 또한 3.61%에서 4.17%로 0.56%p 늘었다.
작년 3분기까지 자기자본·총자산이익률(ROE·ROA)을 포함한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은 마이너스(-)를 지속해왔는데 4분기에도 사정은 별반 달라진 게 없고, 부동산PF 등 리스크만 더 높아지면서 개선될 여지도 적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실제 작년 저축은행들의 분기별 손익은 1분기 -597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 -960억원, 3분기 -1413억원 등 적자폭을 늘려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당장은 개선 여지가 적은 게 사실”이라며 “저축은행 업무 특성 상 당분간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swimming6176@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