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돈, 손해사정에서 샌다…실적 채우려 알고도 '쉬쉬'
보험사 돈, 손해사정에서 샌다…실적 채우려 알고도 '쉬쉬'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4.03.12 16:38
  • 수정 2024.03.12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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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종결’ 시 실적 인정…보험금 지급 여부 관계없어
처리 길어지면 실적도 지체…보험료 인상 이어질 수도
위탁손해사정사들의 손사 과정에서 손해보험사들의 보험금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계 없음. [출처=연합뉴스]
위탁손해사정사들의 손사 과정에서 손해보험사들의 보험금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본문내용과 직접 관계 없음. [출처=연합뉴스]

위탁손해사정사들의 손사 과정에서 손해보험사들의 보험금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손해사정사들 간 암암리에 진행되는 만큼 구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정도에 따라선 보험사의 손해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요율조정을 거쳐 보험료 인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손해사정사들은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보험금 지급 조건을 온전히 충족하지 않음에도 지급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특히 위탁손사에서 자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손사 업무는 일종의 컨소시엄으로 여러 보험사들이 출자해 법인손사를 설립하는 형태로 운영되거나 직접 자회사를 두기도 하지만 과정이 복잡하지 않은 장기보험 등의 손사는 위탁사를 통해 관련업무를 처리한다. 자동차보험 등 과정이 복잡한 사고의 손사는 보험사 소유의 손사를 통해 직접 처리한다.

손해사정사들이 보험금 누수를 발생시키는 것은 대부분 일반 상해가 포함된 장기상품인 것으로 전해진다. 발생한 사고를 ‘종결’시키면 한 건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 ‘종결’은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하거나 ‘면책’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면책’은 보험금 지급이 불가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손해사정사들은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판단하는 것과 상관없이 발생한 사고를 ‘종결’시킬 경우 한 건의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손사업무 특성과도 연관된다.

피보험자에 발생한 피해를 확인하는 손사 업무는 실제 피해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필요한 경우 의료자문까지 구해야 하지만 처리기간이 늦어지거나 면책 판단을 내릴 경우 대부분 소비자들이 이에 불복하는 만큼 사고를 원만하게 종결시키고 다음 사고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과거 손해사정사로 근무했던 A씨는 “면책판단을 내리면 열이면 열 모두가 결과에 반발하고 처리기간이 길어진다”라며 “접수되는 사고는 많은데 모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들여다보긴 어렵다. 이게 모두 실적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이같은 내용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처럼 현장에서 암암리에 발생하는 보험금 누수는 구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도 힘들고, 규모에 따라 손해율 증가 및 요율조정으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경우 적발되기 전에는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라며 “보험금 지급에서 이런 사례가 많을수록 나중에 보험료 인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손사업계는 법적으로 손사업무는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지만 개인의 일탈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만약 이런 개인적 일탈이 수수료나 업무 등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손해사정법인 이득로 회장은 “손사업무는 법적으로 엄격히 규제되고 있어 한두명 그런 일이 생길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제도측면에서는 공정성, 객관성을 갖추도록 돼 있다”라며 “만일 수수료 체계나 업무균형 등 구조적으로 일탈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면 그런 부분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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