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매물' 보험·카드·저축銀만 8곳…올해 매각도 '시계제로'
'M&A 매물' 보험·카드·저축銀만 8곳…올해 매각도 '시계제로'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4.03.20 17:59
  • 수정 2024.03.20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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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쌓이지만 대부분 전망은 불투명
자구노력과 필요하지만 쉽지 않을 듯
인수&합병(M&A). [출처=연합뉴스]
인수&합병(M&A). [출처=연합뉴스]

다수의 비은행권 매물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거론되지만 전망이 마냥 밝지는 않다.

평가 대비 지나치게 높은 몸값이나 회사의 재무적 리스크가 문제시 되는데다 아직 고금리 여파가 진정되지 않아 시장이 다소 경직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매물을 두고 인수합병 시장이 활기를 띠기 위해선 자체적인 재무 리스크 개선 노력과 적정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잠재적 매물을 포함해 현재 M&A 시장에서 거론되는 비은행사들은 8여곳에 이른다.

보험사 중에선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 등 5개사가, 카드사 중에선 ▲롯데카드, 저축은행에선 ▲상상인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각 업권에서 대부분 중형사로 분류되는 회사들이다.

작년 고금리 여파와 함께 회계제도 전환(IFRS17)에 따른 리스크까지 부각되며 보험사 매물은 외면 받았지만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 설정 등 관련 이슈가 어느 정도 해소됐고, 올해 중 금리인하까지 시작되면 점차 기지개를 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일찍이 매각이 거론되던 곳은 MG손보와 KDB생명이지만 아직 적당한 인수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은 관계로 진척은 더딘 상태다.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MG손보 3차 공개매각을 시작했지만 MG손보의 자본적정성이 리스크로 남아 있어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MG손보의 지급여력(K-ICS)비율은 64.5%로 보험업법 상 기준치(100%)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앞서 6차례 매각시도가 모두 불발됐던 KDB생명은 작년 말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경영 효율화에 들어갔다. 실질적인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자본적정성과 수익성 등 지표개선이 우선시 돼야 하지만 이에 앞서 인력조정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작년 11월 기준 KDB생명 임직원 수는 586명으로 규모 대비 높다는 평가다.

현재 보험사 중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롯데손보와 동양생명이다. 양사 모두 작년 대대적인 실적개선에 성공하면서 회계전환과 관련한 리스크를 어느 정도 털어낸 만큼 매각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롯데손보의 경우 전속 설계사 조직까지 확대해가며 영업력을 더 키우고 있다. 앞서 높은 몸값으로 매각 불발을 겪기도 했지만 역대 최대 실적으로 평가가 오른 만큼 시장의 관심에도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에는 매각 주간사인 JP모건이 잠재 매수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 발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은 올해 시장에 매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움직임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앞서 매각작업을 추진했던 롯데카드는 또한 지나치게 높은 몸값으로 매각작업이 늦춰지자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체급 줄이기에 들어간 상태다. 빠른 시일 내 매각이 진행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카드사가 M&A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결과를 장담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를 포함해 M&A 시장에서 카드사보다는 증권사나 보험사 쪽으로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것 같다”라며 “카드사 중 유일하게 매물로 나온 게 롯데카드인데 올해 중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는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저축은행도 여건은 좋지 않다. 최근 부동산PF 부실로 건전성 우려가 부각되면서 시장에서의 관심 또한 줄어든 상태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고금리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대손비용과 연체율 증가 등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연내 저축은행의 매각진행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매각을 제때 성사시키기 위해선 합리적인 인수가와 함께 회사의 자구노력과 시장 여건이 맞물려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 높은 몸값으로 매각이 불발됐던 롯데손보와 롯데카드의 매각가는 각각 2조원, 3조원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회사가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평이 이어졌다.

이와 별개로 MG손보와 KDB생명 등은 회사의 재무적 불안이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매각가가 낮더라도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다시 거액을 들여야 한다면 굳이 큰 돈을 들여가며 저평가된 회사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자본을 조달하고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금리인하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회사 등을 통한 자금 수혈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스스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회사들은 사모펀드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회사를 살리기보다는 빠른 시일 내 구조적 개선을 통해 회사 가치를 올리고 엑시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인수를 고려하는 입장에선 당연히 보다 가능성이 있는 매물을 사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현재 고금리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그런 노력이 단기간이 이뤄지는 것이 쉽진 않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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