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부실 원인이 GM 본사의 무리한 요구와 거래관행보다는 내재적인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따른 것이라는 실사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노조가 한국GM의 경영난이 고임금 구조보다는 GM 본사의 고질적 착취 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두 달 가까이 진행된 회계법인 실사 결과, 한국GM의 부실 원인이 GM 본사가 한국GM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하고 완성차-부품을 주고받을 때 매기는 이전가격(Transfer Price)이 지나치게 불합리하게 책정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정치권과 노동계는 이런 주장을 바탕으로 GM 본사가 한국GM을 착취의 도구로 이용하고 본사 배불리기에만 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온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실사 결과는 애초 불거졌던 의혹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9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GM 본사와 한국GM의 이전가격과 관련해 실사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규약대로 본사와 해외의 완성차-부품 거래 가격을 적용한다는 GM의 설명을 뒤집을 반증이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본사가 돈을 빌려주면서 받아간 금리 역시 과도하다고 여길 수 없다는 게 실사 결과라는 전언이다. 연 4∼5%의 차입금리는 GM 본사가 자체 신용등급으로 미국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부담하는 금리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GM 본사와 산업은행은 총 70억5000만 달러(약 7조6000억 원)를 투입해 한국GM을 살리기로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이 중 뉴머니로 43억5000만 달러를 투입하고 나머지 27억 달러(2조9000억 원)는 올드 머니로서 한국GM의 기존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를 출자 전환하는 데 사용한다. 다만 산업은행의 기존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로 가져간다.
또 시설자금에 쓰일 뉴머니 중 23억 달러는 GM 본사가 증자가 아닌 대출로 투입해 한국GM이 매년 이자를 부담하게 된다. 나머지 20억5000만 달러 중 GM 본사가 4억 달러는 대출, 8억 달러는 출자전환 조건부대출, 1억 달러는 언제든 회수할 회전대출(리볼빙)이고 산업은행은 7억5000만 달러(8000억 원)를 모두 자본금으로 집어넣는다.
결국 GM 본사는 6조8000억 원, 산업은행은 8000억 원을 투입해 한국GM을 회생시키고 16만 개 가까운 일자리 지키기에도 합의한 셈이다.
이 같은 협약은 최종 실사 결과가 중간보고서와 어긋나지 않으면 5월 초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금융제공확약(LOC-Letter Of Commitment)을 맺는 것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위크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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