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의결권자문사 vs 현대차그룹,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FOCUS] 의결권자문사 vs 현대차그룹,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 문 수호
  • 승인 2018.05.17 13:00
  • 수정 2018.05.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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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현대모비스 [사진=연합뉴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연이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현대차그룹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 펀드인 엘리엇의 도발로 시작된 이번 쟁점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현대모비스 분할 합병을 주주총회에서 반대할 것을 권고한 데 이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대신지배구조 연구소까지 반대 의견을 내면서 현대자동차 그룹에 불리한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현재 마지막 남은 변수는 현대모비스 지분 9.82%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 계약을 맺은 한국지배구조원이다.

다른 자문사들이 주주들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의견을 낸 경향이 짙은 반면, 국민연금의 경우 현대차그룹 전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국지배구조원이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반대의견에 그룹 내 관계사들은 각각 입장 발표를 하며 조목조목 반박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자문사들과 현대차그룹 간 시각이 현저하게 나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현대모비스의 분할 합병이다. 현재 현대모비스 사업부문은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부문과 A/S용 부품 사업부문으로 나뉜다.

이를 모듈 사업부문과 A/S용 부품 사업부문은 현대글로비스로 흡수합병하고, 핵심부품 사업부문만 현대모비스로 남겨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복안이다.

사실 이 개편안은 현대글로비스에 유리하게 보일 수 있다.

현대모비스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77억5600만원이고 A/S용 부품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4329억9100만원이다.

영업이익으로 따지자면 A/S용 부품 사업부문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모두 글로비스에 넘기는 형국이다. 또 모듈 및 부품제조 역시 모듈 부문을 글로비스에 넘기고 나면 현대모비스에 남는 것은 매우 초라해 보인다.

의결권 자문사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이러한 현대모비스의 사업 및 외형 감소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측에 따르면 이번 분할 합병의 경우 해외 법인들은 현대글로비스로 넘어가지 않는다. 즉 모듈 및 A/S부품 사업부문이 모두 글로비스에 분할되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이는 국내 법인에 한해서다. 해외법인은 그대로 현대모비스에 종속된다.

현대모비스 측에서 기존 사업 비중에서 79%는 모비스에 남고, 21%만 글로비스로 분할 인수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및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전/후 사업 현황



국내 사업부문을 놓고 봤을 때 현대모비스는 그야말로 껍데기만 남는 수준이지만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 기준을 감안하면 여전히 현대모비스는 상당한 가치가 존속해 있는 기업이다.

미래 성장을 감안한 잠재가치 면에서도 현대모비스의 존속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앞 다퉈 개발하고 있는 커넥티드,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의 미래 가치 사업이 모비스에 남아 있고,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핵심 부품 역시 모비스의 몫이다.

실제 현대차는 최근 레이더 전문 스타트업 메타웨이브에 투자하는 등 자율주행 사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현대모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단기 수익을 위해서는 반대 의견을 노리는 것이 정답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경우 이번 현대모비스의 분할 합병은 주주들에게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에서는 이번 분할 합병에서 주식에 있어서도 주주 친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대모비스 주식 100주를 갖고 있는 경우, 모비스 주식 79주, 글로비스 주식 61주를 받게 된다. 17일 기준 모비스 주가 23만7000원, 글로비스 주가 15만3000원을 감안하면, 총 자산 2370만원이 2805만6000원으로 불어나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에서 자사주 매입 및 1조원의 대주주 세금 등을 내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은 물론 사회적 책임까지 언급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 수익에 집착하는 세력들의 공세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48%가 넘는 외국인 지분이 분할 합병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가정할 때 국민연금이 현대차그룹의 손을 들어주고 소액 주주들의 지지를 바라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shmoon09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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