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칼럼] 5G 글로벌 대전쟁...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KT 황창규 회장
[WIKI 칼럼] 5G 글로벌 대전쟁...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KT 황창규 회장
  • 김 완묵 기자
  • 승인 2018.08.12 09:15
  • 수정 2018.08.1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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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KT 직원이 KT의 5G기술 및 IoT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향후 3년간 18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존 사업에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4대 미래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리기로 하면서 관련 분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서 4대 미래성장사업은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 전장부품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6개월 동안 해외 출장 등을 통해 고민하고 경영진과의 숙의를 통해 결정한 사업 분야라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국내 투자분 130조원 중 90조~100조원 정도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 투자되고, 4대 미래성장사업에 25조원 정도가 투자될 계획이라고 알려진다.

해외 투자분 50조원 중에서도 상당 금액이 4대 미래성장사업을 위한 해외 우수기업 인수합병 자금으로 쓰인다고 하니 향후 미래성장사업은 반도체 못지않은 위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내년 초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해 주파수 경매까지 마치며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관련 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5G분야는 이미 글로벌 대전쟁이 시작됐다. 이 분야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면서 우리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하지만 장비는 중국 업체 것을 갖다 쓰는 바람에 '빛 좋은 개살구'가 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결코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업계가 노력을 기울인다면 안방을 송두리째 내줄 수 있다는 걱정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통신장비 분야는 과거 스웨덴의 에릭슨, 핀란드의 노키아 등이 주도했으나 지금은 화웨이가 세계 표준을 리드할 정도로 앞서 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 따르면 통신장비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화웨이가 28%를 점유해 에릭슨(27%), 노키아(23%) 등을 따돌린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현재는 점유율이 가장 높으나 화웨이가 5G 시장에서는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에 기술력까지 갖추면서 높은 가성비를 제공하는 업체로 떠오른 탓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5G 인프라는 향후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로봇, 스마트시티 등 다른 신산업의 기반 기술이 되는 만큼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분야로 보인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기술 리더십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3월 국내 이통사와 5G 스마트폰 최초 상용화에 대해 협의했고 실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견제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5G 분야를 미래성장사업으로 지목한 것은 한국 경제를 위해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지점에서 생각나는 것이 국내 이통 3사 중의 하나인 KT의 5G 분야 투자다.

KT는 이미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시연하며 이 분야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또 황창규 KT 회장은 여세를 몰아 향후 5G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 점에서 KT 황창규 회장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결심이 일맥상통하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황창규 회장은 뼛속부터 삼성전자 맨이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삼성전자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내는 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특히 황창규 회장은 무어의 법칙을 뒤엎는 반도체 성장론을 제기해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황 회장은 최근에는 5G 전도사를 자임하며 이 분야에서 KT가 일등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분야에서 이 부회장과 황 회장이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5G 생태계를 새롭게 조성하고 한국이 5G 통신 및 장비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갔으면 하는 이유다.

이런 노력은 한국이 다시 한번 인터넷 강국의 영광을 재현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우리는 민관이 합심해 노력한 끝에서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으로 떠오르는 결실을 거둔 바 있다. 지금도 그런 노력 덕분에 세계 최고 수준의 ICT(정보통신기술) 강국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런 명성도 중국 등 신흥 강국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5G 시대에서는 한 걸음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가성비만 따져 화웨이의 5G 장비를 대거 이용하다 보면 궁극적으로 통신분야에서도 중국에 속국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나온다. 더우기 화웨이의 장비는 보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고객의 정보유출 가능성 등 여러 면에서 부작용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걱정을 말끔히 털어내고 우리가 5G 시대에도 통신강국으로 살아남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업계가 5G 기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손을 맞잡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광복 73주년을 앞두고 도래하는 5G 시대에 통신속국이 아닌 통신강국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본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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