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뮤턴트’ 소재 ‘엑스맨’ 시리즈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스토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뮤턴트와 인간 간 분쟁이 기본 내용이지만 그 안에는 ‘다름’과 ‘인정’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다. 나와 다른 존재를 인정하고 그것과 공존할 수 있는지 묻는다.
최근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하반신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남성이 무죄 판결을 받아 논란이다. 재판부는 문제의 범주를 ‘성범죄’로 보고 ‘몰래 촬영’ 행위가 아닌 ‘성적 수치심’ 여부를 기준으로 그 같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법리적 문제는 재판부에 맡길 일이지만 이번 논란은 우리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졌다. 레깅스를 일상복으로 입고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을 어떻게 가져야 할지에 대한 부분이다.
레깅스가 타이트한 핏의 운동복이다 보니 일상복으로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기 불편하다는 시각이 있다. 애슬레저룩이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레깅스는 다소 ‘민망’하고 ‘선정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레깅스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은 레깅스가 이미 대중화 됐고 많은 사람들이 입는 상황에서 왜곡된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의 그 시각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같은 논란은 레깅스가 점점 대중화돼 일상 속으로 들어오는 과도기적 시기이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레깅스는 ‘패션’ 분야이고 패션은 ‘취향’ 문제이다 보니 개인 취향에 따른 ‘다름’을 인정해나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상대방의 패션 취향을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는 만큼, 해당 패션을 불편해 하는 시각을 고려하는 것도 과도기적 상황에서 요구된다.
영화 엑스맨에서 찰스 교수는 뮤턴트와 인간이 서로 다른 존재이지만 이해하고 공존해나갈 수 있도록 만든다. 이해에 대한 일방적 요구가 아니라 이해를 위한 노력이 반영돼 있다. 레깅스를 일상복으로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 부분에 대한 우리 시각은 아직 발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인정이 필요한 측과 인정을 해야 하는 측 모두 서로 한 발씩 양보하면 어떨까.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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