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구자은 회장은 사고, 장손 구본웅은 팔고
[WIKI 프리즘] 구자은 회장은 사고, 장손 구본웅은 팔고
  • 김지형 기자
  • 승인 2020.02.05 08:40
  • 수정 2020.02.0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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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회장, LS그룹 총수 포석.. 그룹 지분 늘려 승계 가속화
LS 3세 경영 총대 멘 구본혁 부사장 대표 사임으로 '숨 고르기'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그룹 혁신과 변화 강조

LS그룹의 장손인 구본웅 포메이션 대표가 그룹 지주사격인 (주)LS의 주식을 잇달아 매각한 가운데 차기 LS그룹 회장이 유력시되는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LS의 주식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그룹 승계를 두고 양측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한편, 구 회장은 LS그룹의 혁신을 강조하면서 그룹 내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 대표가 보유한 LS주식은 6만 6240주로 지분율은 0.21%다. 지난 2018년 말 구 대표는 17만 4740주(지분율 0.54%)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10만주 넘는 지분을 매각한 것이다. 구 대표는 4년 만에 보유지분 21만주의 3분의 2이상을 처분했다.

반면 구 회장은 현재 128만 2920주(지분율 2.98%)를 보유 중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으며, LS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지분율이 가장 높다.

재계 관계자는 "구자은 회장이 특수관계인 중 가장 많은 지분율을 갖고 있고 현재 LS지분을 계속 늘리고 있는 게 맞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이자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손자로 LS그룹의 장손이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후보로 유력하게 꼽혔다. 하지만 LS그룹의 전통인 '사촌 경영'으로 인해 구두회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구자열 회장에 이어 LS그룹의 바통을 이어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LS그룹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 등 일명 '태평두(泰平斗) 3형제'가 2003년 LS전선그룹을 계열 분리해 창립했다.

LS 1세대인 이들 3형제는 그룹 출범 이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아들들에게 경영을 맡겼다. 이후 사촌형제 간인 3형제의 아들들이 LS그룹을 공동 운영하는 사촌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계열사 지분을 3명의 집안에서 일정 비율로 나눠 갖고 사촌 간에 돌아가며 회장직을 승계하는 식이다.

재계 관계자는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2003년부터 10년 동안 회장을 지냈으며, 이후 구평회 E1 명예회장(구태회 회장 동생)의 장남인 구자열 회장이 그룹 수장이 됐다"면서 "이런 순서대로 라면 다음은 구두회 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회장이 이어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2세경영으로 인해 구자홍 회장이 10년, 구자열 회장이 2013년부터 맡고 있는데, 다음은 구자은 회장이 LS그룹의 수장이 될 것은 확정적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구자홍 회장이 9.5년을 하셨고, 이를 감안할 때 향후 2~3년 내 구자은 회장이 그룹의 수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3세 경영 구본혁 대표이사직 사임.. "경영수업 더 필요하다"

LS그룹 오너가 3세 중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이사(CEO)에 올랐던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예스코홀딩스 부사장)는 경영 수업을 더 받겠다면서 최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예스코홀딩스는 지난달 10일 전자공시를 통해 대표이사가 구본혁 부사장에서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26일 LS그룹 이사회에서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구 부사장은 구자철 회장과 집안의 권유로 대표이사직을 받아들였지만 내심 조금 더 단계를 밟으며 대표직을 맡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이 작은아버지인 구자철 회장을 찾아가 1년만 더 지켜봐달라. 좀 더 경영수업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구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은 미래 사업본부장을 맡게 됐고, 앞으로 기업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계열사들의 미래 사업을 챙겨봐야하는 자리인만큼 그 일도 해야하고 CEO도 해야하는 막중한 일을 맡다 보니, 하나를 구자철 회장이 1년 동안 더해달라고 작은아버지께 부탁한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특별한 게 없으면 대표이사가 될 것이 확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구 부사장은 2003년 LS전선에 입사한 뒤 LS경영기획팀, LS니꼬동제련 사업본부장을 등을 두루 거치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오너가 3세 중에서는 처음으로 CEO에 올랐지만 중도 하차하게 됐다. 예스코홀딩스는 서울 동부권과 경기 구리, 남양주 등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예스코와 목재가공기업인 (주)한성 등을 거느리고 있으며, 2018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954억원과 252억원이었다

◇ 구자은 LS 엠트론 회장 차기 승계작업 잰걸음 및 그룹 혁신 '방점'

한편, 구자은 회장은 지난해 3월 LS 사내이사에 합류한 데 이어 같은해 말 LS엠트론 회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LS 내부 신설조직인 '미래혁신단'을 맡으면서 그룹의 미래 전략을 책임진 모양새다. 미래혁신단은 새로운 동력으로 선정한 디지털 전환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인재 양성 등을 중점 추진하는 조직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혁신단이다. 3년 내 (구 회장이)그룹 회장이 될 분이기 때문에 현 소속은 LS엠트론으로 있고 여기서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뭘로 해야 할지 그런 부분을 미리 좀 수행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면서 "미리 사전에 그룹 CEO 자리를 준비하면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도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구자은 회장은 지난 12월 19일 '2019 애자일 데모 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구 회장은 행사에 참여한 임직원들에게 애자일 경영을 전파했다. LS그룹이 애자일 경영기법을 통한 그룹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것이 재계 평가다.

애자일 경영기법은 우선 실행하고(do), 빨리 실패해 보고(fail fast), 실패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지 배우고(learn), 다시 시도(redo)하며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창의적 혁신을 만들어내는 혁신 방식이다.

LS는 애자일 방식을 도입해 △LS산전 스마트 배전 솔루션 △LS산전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LS엠트론 아이트랙터(iTractor) 서비스 등 3개 사업 분야를 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구자은 엠트론 회장은 이날 "중국 근사록에 의하면 '불일신자, 필일퇴(不日新者, 必日退')' 즉 매일 매일 새로워지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매일 매일 퇴보한다'는 말이 있다"며 "LS도 변화하고 싶으면 지금 시도하라"고 했다.

이어 "애자일 경영기법은 LS의 디지털 전환 과제에 있어 경영, R&D, 일하는 방식 등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스마트 DNA'의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애자일 경영은 미래 혁신을 위한 경영기법이다. 조직문화 혁신 쪽이다.

재계 관계자는 "각 사업단위별로 빠르게 결정하고, 빠르게 시도를 하다가 실패할 수도 있다"면서 "조직 자체가 빠르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조직도 바뀌고 실질적으로 결정을 함에 있어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조직을 애자일 조직이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LS산전과 LS엠트론에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한번에 전사적으로 실시하기는 어렵고 LS산전과 LS엠트론 내 몇 개 팀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이 부분의 결과가 나오면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자은 LS그룹 미래혁신단장인 LS엠트론 회장은 지난달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0'에서 "디지털 시대에 업(業)의 구분이 불분명해지고 사업 영역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면서 "CES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차별화한 사업 모델 창출을 강조하기도 했다.

[위키리크스 한국=김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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