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은 작년 내내 부진했다.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노선 여객이 크게 부진했고 홍콩 민주화 시위로 인한 극심한 정정불안도 한 몫했다. 여기에 중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로 인한 중국 노선 여객 급감은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진에어의 지난해 실적이 어려운 항공산업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는 작년 영업손실이 491억원으로 2018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3일 공시했다. 작년 매출액은 9102억원으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9.9%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542억원으로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10년만의 적자며 증권가의 예측을 넘어선 '어닝쇼크'다.
적자 폭이 큰 이유는 우선 일회성 비용 때문이다. 회사측은 당초 정비비를 261억원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이를 크게 웃돈 485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민주화 시위 등의 영향으로 국제선 매출이 29.4% 감소헀다.
진에어의 부진한 실적은 예견된 일이었다. 저가항공사(LCC)의 매출은 일본, 중국 노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들에서 여행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큰 사건이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대형항공사들도 일본 노선 적자와 화물 물동량 부진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떄문에 대한항공 정도를 제외하면 앞으로 줄줄이 나올 항공사 실적은 대부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증권가의 예측은 엇갈린다.
일단 일본 보이콧 운동으로 인한 여행객 감소는 벌써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지고 시진핑 국가 주석의 방한과 한한령 해제로 인한 중국 관광객 유입이 이뤄진다면 중국 노선 여객은 회복될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그러나 반대로 전염병이 과거 사스 수준을 넘어서면서 여객 수요 감소폭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역시 존재하는 상황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소비자 여행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례의 경우 항공여객 수요 회복까지 약 4개월 정도 소요했는데 이를 참고하면 항공운송업종의 실적 회복 시기는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과 주변국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노선을 필두로 국제선 전 노선에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2월부터 전 노선에 걸쳐 예약 취소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염성이 과거 사스 수준을 넘어서면서 수요 감소폭은 더 크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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