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등 IPO '대어'에 사모운용사 참여 급증…고액자산가 '편법' 투자?
카카오게임즈 등 IPO '대어'에 사모운용사 참여 급증…고액자산가 '편법' 투자?
  • 유경아 기자
  • 승인 2020.09.03 10:00
  • 수정 2020.09.03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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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생 소형사모운용사나 투자자문사의 공모시장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흥행에 성공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에 이 같은 기관의 참여가 급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보다 기관에 더 많은 신주 물량에 배정되는 것을 이용한 고액자산가들이 이를 우회 투자수단으로 활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27일 양일간 이뤄진 카카오게임즈의 수요예측에는 역대 최다인 총 1745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다. 외국계 407곳을 제외한 후 절반 이상(621곳)이 운용사(집합투자기구)였다. 또 477곳이 투자자문사를 포함한 기관투자자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공개(IPO) 흥행에 성공하기 전인 지난 6월 SK바이오팜 청약 땐 운용사가 454곳, 기타 기관이 272곳 참여한 것과 비교하면 두 형태 모두 참여 기관 수가 대폭 늘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과거 연기금 등의 대형기관이 주로 공모시장에 참여했다면, 최근 이 같은 기관 참여가 늘어난 것이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수단일 것으로 추정한다. 전문사모운용사나 투자자문사가 청약할 경우 일반투자자보다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렸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정황은 전통적인 기관들이 SK바이오팜 대비 카카오게임즈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실제로 연기금, 운용사(고유계정), 은행, 보험 등 전통적인 기관 투자자는 카카오게임즈 청약 수요예측에 200곳이 참여했다. 참여기관 수는 SK바이오팜 청약 때의 208곳보다 오히려 줄었다.

상대적으로 신중했던 기관들의 태도는 의무보유 확약 신청 내역에서도 드러난다.

SK바이오팜 수요예측 때는 총 신청 수량의 81.15%가 의무보유 확약을 신청했고, 확약 신청물량 중 51%는 가장 기간이 긴 6개월 확약을 선택했다.

6개월간 주식을 팔지 못하는 페널티를 지고서라도 더 많은 신주 물량을 공모가에 확보할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카카오게임즈 청약 땐 의무보유 확약 신청비율이 58.59%에 그쳤고, 이 가운데 6개월 확약 기간을 선택한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투자 위험이 SK바이오팜 때보다 상대적으로 높다고 본 상황에서 전문사모운용사나 투자자문사의 청약 참여가 급증한 것은 '기관 배정'을 노린 고액 자산가들의 우회 투자가 증가한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적법하게 설립된 기관이 증권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준수해 청약 물량을 배정받는 것을 문제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적법하게 모집된 이상 자금원이 개인이라고 해서 사모펀드의 청약 행위를 문제삼기는 쉽지 않다"며 "자금이 들어온 이상 운용주체는 개인이 아닌 기관"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yooka@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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