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줄이고 수시채용 카드 꺼낸 금융권, 취준생 ‘혼란’
직원 줄이고 수시채용 카드 꺼낸 금융권, 취준생 ‘혼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9.03 15:50
  • 수정 2020.09.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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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중구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에서 각 은행 인사담당자들이 온라인으로 비대면 면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에서 각 은행 인사담당자들이 온라인으로 비대면 면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공개채용 일정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 영향으로 대면 채용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특히 하반기에 채용계획이 몰려있어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도 혼란이 일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해부터 수시채용 형식으로 상당수의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공채가 어려워지면서 디지털과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인력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것이다. 금융권은 지난해에도 공개채용 규모를 줄이는 한편 디지털인력의 수시 채용은 늘린 바 있다. 

하나은행은 먼저 올해부터 공채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인재를 뽑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신입사원을 연중 수시 채용 방식으로 뽑겠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기존 정기 공채 제도는 단계적으로 폐지해 올해 하반기부터 새로운 채용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또한 올해부터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글로벌 IB, 데이터, IT 부문 채용 공고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다. 작년까지는 연 1회 하반기 공채를 진행했으나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기조 확산과 실무에 적합한 채용 필요성이 커지면서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서 신입행원 410여명, 상시 채용으로 경력직 전문인력 140여명을 모집했다. 신입행원은 유니버설 뱅커(UB·Universal Banker),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자격보유자 부문으로 나눠 채용을 진행했는데, 공과·자연계열 대학생들도 ICT 부문에 지원해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디지털 인력 보강을 위해 현업 부서에 채용 권한을 부여하는 '비스포크(Bespoke·맞춤형) 수시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업무를 잘 아는 현업 부서에 채용 권한을 위임해 인력을 뽑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선발 인력은 지원부서의 직무교육을 받은 뒤 즉시 현업에 배치된다. 이는 업무에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채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진옥동 행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이 신한은행 등 7개 계열 CEO들이 참여한 ‘디지로그위원회’를 신설해 직접 디지털 혁신을 진두지휘하고, ‘디지털 핵심기술 후견인 제도’를 마련한 만큼 디지털 인력 채용은 더욱 확대될 심산이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경우 정규직 전환 의무가 없는 체험형 청년인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청년인턴 제도는 금융권 취업을 꿈꾸는 이들이 직무 경험을 쌓고자 대거 뛰어들기 때문에 경쟁률이 꽤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에는 상반기·하반기로 나눠 각각 300명의 인원을 모집했다. 금융권 취업 목적이 아니더라도 관련 분야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 지원하기도 한다. 

기업은행은 지난 5월 2020년 하계 체험형 청년인턴을 모집 공고를 냈다. 이번에도 청년인턴 총 300명을 채용했고, 우수인턴에 한해 신입행원 공채 시 필기시험 우대가점도 부여한다. 4월에는 250명 규모의 신입행원 공고를 냈다.기존 1박2일 합숙으로 진행했던 실기시험은 무박으로 치뤘다.

상하반기에 걸쳐 공개채용을 진행해온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신입행원 수시채용을 실시했다. 기존 대규모 공채 분야 중 인력 충원이 필요한 디지털, IT, IB, 자금 등 4개 전문부문을 먼저 선발했다. 5월부터 수시채용을 시작해 필기시험과 1차 직무면접을 진행했으며, 7월 14일부터 이틀간 임원면접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면접의 경우 기존 그룹면접을 없애고 1대1로 진행했고, 임원면접도 1대 1로 수행했다.

매년 하반기 대규모 공개채용을 진행하는 NH농협은행은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채용 공고를 내고 올해 2월 필기발표까지 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돼 일정이 잠시 지연됐다. 지난 6월에는 디지털(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카드-디지털(웹/모바일, 간편결제 등) 부문에서 2020년 채용연계형 인턴직원 채용 공고를 냈다. 

시중은행들은 대개 8월 말과 9월 초에 신입행원을 뽑지만 올해는 공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 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분산근무를 시행하고 있어 당장 신입채용을 무턱대고 진행할 수도 없다.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유행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생활방역 준수라고 강조한 만큼 그에 맞는 채용 준비도 만만치 않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공채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거리두기 준수와 부정행위 방지 등을 고려하면 공간에 제약이 많다"라며 "면접도 1대1로 진행하는 사례가 다수인 만큼 채용 일정 변경은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직원수는 5만9461명으로 작년보다 372명 줄었다. 정규직은 687명 감소했는데 비정규직은 315명 증가해 고용질이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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