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어깨 무거운 임성훈 대구은행장
DGB금융지주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어깨 무거운 임성훈 대구은행장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11.02 16:10
  • 수정 2020.11.0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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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대 대구은행 수장으로 취임한 임성훈 대구은행장. [사진=대구은행]
지난달 13대 대구은행 수장으로 취임한 임성훈 대구은행장. [사진=대구은행]

DGB금융지주가 3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와 저금리‧저성장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는 업계 내 평가가 나온다. 

자회사 DGB대구은행 또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해 힘든 여건 속에서도 성장했다. 대구은행은 지난달 임성훈 대구은행 부행장을 신임 은행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올해 전체를 보면 위험관리를 위한 대손충당금을 많이 적립한 덕에 실적이 좋지 않아 임 행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1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9.4% 상승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DG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을 783억원으로 추산했는데, 전망치보다 약 130억원 많은 순이익을 실현했다.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 덕을 톡톡히 본 덕이다. 하이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6% 증가한 859억원을 기록했다. DGB캐피탈, DGB생명은 각각 26.9%, 7.4% 증가한 283억원, 247억원씩 순이익을 냈다. 

DG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276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851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8.2% 감소했는데,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을 3분기에 메운 셈이다.

주력 계열사 대구은행 또한 3분기만 놓고 보면 순이익이 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 증가했다. 저금리와 지역경기 침체 등 악조건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 감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올해 총 1569억원 쌓은 영향이다. 3분기에도 대손충당금으로 474억원을 적립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4분기 전망과 내년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코로나19 피해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 상당수가 연체로 인한 한계 차주로 몰릴 경우를 대비해 금융지주들은 대손충당금을 이전보다 더 많이 쌓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적극적으로 방어한다고 해도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업계 내에선 각 그룹의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지난달 13대 대구은행 수장으로 취임한 임성훈 대구은행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임 행장의 취임식은 코로나19 여파 속에 외부인사 초청 없이 조용하게 진행됐다. 임 행장 또한 취임사에서 은행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면서 고객을 최우선 가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장 자리는 그간 김태오 회장이 겸직해왔다. DGB금융은 지난 2018년 5월 비자금 조성과 부정 채용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온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출범 이후 항상 회장·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해왔던 탓에 김 회장은 지난해 1월 행장 자리도 도맡았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와 내부출신 은행장 선임에 대한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연·학연의 연고주의와 그에 따른 줄서기식 문화는 과감하게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약속 이행을 위해 학연이나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차기 은행장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직 임원과 임원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2020년에 2차 후보군 3명을 선정한 뒤 별도 육성 프로그램을 거쳐 2020년 6월 최종 내정자를 선발한다는 계획이었다. 코로나19 등 이슈로 3개월 가량 계획이 밀리긴 했으나 지난 9월 임 부행장을 최종 후보자로 선출했다.

새 행장 자리를 두고 내부가 어수선했던 만큼 임 행장은 이를 수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취임사에서 학연과 지연을 타파한 인력 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성과 위주의 경영방침을 하겠다고 밝혔다. 진정성을 가진 소통을 중시하며 틀에 박힌 회의 문화 개선도 약속했다.

차후에도 회장·행장 분리와 내부출신 은행장 선임 약속이 계속 이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동안 회장·행장 분리가 그룹 내 이뤄진 적이 없기에 한시적 변화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5대 금융지주들은 물론 BNK·JB금융지주 등 다른 지방금융사들도 회장·행장 분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차후 약속이 무산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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