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공모주 일반 청약자들에게 배정하는 물량이 늘어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단기처방이라는 입장과 형평성을 부여해야한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특히 올해 공모주 투자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따르면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신규 상장사(스팩 제외) 65개사의 공모 금액 합계는 약 5조640억원이다. 이는 2017년(8조원) 이후 최대 규모다.
내년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크래프톤 등으로 이들의 기업 가치는 3조원부터 50조원까지 이른다.
올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이 상장하면서 공모주 청약 열풍이 불었던 만큼 이 기세가 내년에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모주 개인 배정 확대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 손실을 초래하고 가격 고평가로 개인이 공모주 팔고 시장 나가면 IPO 시장이 약화한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주식 시장이 활발해진 상황에 배정 물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증권학회에서 개최한 '한국 IPO 시장의 발전방향' 정책심포지엄을 통해 송교직 성균관대 교수는 "금융당국의 대책은 올해 일부 공모주의 과열현상에 의한 단기처방"이라며, 금융위원회가 제도 개선을 나서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교수는 "상장 후, 공모가 대비 주가 하락 가능성도 많아 오히려 개인 투자자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주관사의 가격 발견 기능 약화와 배정 실패 등으로 공모주 시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모주 배정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개인 투자자가 증가하면 투자자 손실 문제가 있다"라며 "가격 고평가로 인해 개인이 공모주를 팔고 시장에서 나가면 IPO시장도 콜드마켓(시장침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예측제도는)기관중심으로 가는 게 기본적으로 맞긴하나, 과거 20년 데이터를 봐도 개인투자자 경쟁률이 높았다"라며 "투자자가 증가한 만큼 배정에 형평성을 부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내년부터 공모주 일반 청약자들에게 배정하는 물량을 현행 20%에서 최대 30%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현행은 공모물량 20%가 개인 청약자에게 배정되고, 하이일드 펀드과 우리사주조합원에게 각각 10%, 20%가 돌아가고 기관투자자에게 나머지 물량이 간다.
이를 하이일드 펀드 배정 물량을 5%로 줄이고, 줄어든 5%를 개인청약자에게 준다. 우리사주조합의 경우 미달 물량은 최대 5%까지 개인청약자에게 배정된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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