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처럼 지금 뜨는 주식 찾아준다... 2030세대 겨냥한 토스증권, 차별화 전략은
넷플릭스처럼 지금 뜨는 주식 찾아준다... 2030세대 겨냥한 토스증권, 차별화 전략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2.03 14:20
  • 수정 2021.02.0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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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토스증권 리더가 3일 토스증권 출범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토스]
박재민 토스증권 리더가 3일 토스증권 출범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토스]

"제가 어제 저녁에 비비고 만두를 먹었는데 이를 주식으로 확인하면 어떨까, 주식도 e-커머스(전자 상거래)처럼 구매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했습니다. 2030 밀레니얼 세대에 맞춘 토스증권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는 인기 종목과 공시 정보 등을 모바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재민 토스증권 리더가 3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토스증권 출범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작년 초 폭락장에서 주식을 매입하며 '동학개미운동'을 이끈 주역이 다름 아닌 2030세대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토스는 이들을 타겟층으로 한 모바일 증권사를 이달 내 출범한다. 신규 인가 증권사로는 지난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간편송금 앱 토스가 18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만큼 이달 내에 MTS를 시범적으로 선보여 100만 가입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다. 

▷ 동학개미운동 이끈 2030세대, 토스증권이 노린다... 직관적인 MTS 구축   

토스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토스증권의 문제 의식과 목표 공중, 비전과 과제 등을 밝혔다. 작년 한해 주식 신규투자자 중 절반이 2030세대였다는 통계에 따라 이들을 위한 쉽고 편리한 MTS를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미래에셋대우·KB·NH투자·한국투자·키움·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증권사들에서 만들어진 신규 계좌 723만개 중 54%(392만개)가 20대와 30대 투자자 명의였다. 이어 40대(167만개), 50대(97만개), 60대 이상(35만개) 순이었다. 20세 미만 신규 계좌도 32만개였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증시 폭락을 계기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아직 시장의 '큰 손'은 자본이 많은 5060세대이지만, 모험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2030세대)가 시장의 새로운 주력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배당보다 성장성을 중요시하며 삼성전자, 현대차, 테슬라 등을 매입했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게임스톱 사태를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분석에 의해 토스증권이 주 고객층으로 설정한 2030 밀레니얼 고객은 약 1000만 명에 달한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해당 연령대 투자자층은 약 150만 명(2019년 말 예탁결제원 자료)이다. 토스 앱 가입자가 1800만명을 돌파한 만큼  토스증권은 기존 토스 고객 중 수백만 명의 잠재 고객이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MTS는 이같은 방향성을 충실히 반영했다. 투자자가 친숙한 브랜드명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관련 종목들이 조회되고, 매수 및 매도 등 증권 MTS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메뉴의 이름도 각각 구매하기, 판매하기 등으로 표시되었다. 호가 화면도 직관적으로 설계해 주식거래를 간편히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이같은 방향성은 마치 전자 상거래나 음원차트와 비슷하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입한 종목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비비고'만 쳐도 CJ제일제당 주가가 뜨는 형식이다. 음악 스트리밍 앱에서 아티스트를 검색해 노래를 찾는 것과 유사하다. 여기에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수혜주로 널리 알려진 '전기차'를 검색하면 테슬라, 니콜라, LG화학 등 관련 기업이 뜬다. 넷플릭스(Netflix)의 정교한 알고리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인 시네매치(Cinematch)와도 닮아 있다.

토스증권은 개발 초기부터 사용자 집중 인터뷰를 통해, 주식 투자 초보자들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혼란스럽다고 지적한 부분은 과감히 제거하고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리서치 정보도 새로운 형식을 도입했다. 토스증권은 단순히 회사가 등록한 기존 업종 분류에서 나아가 실제 재무제표상 매출을 기준으로 세분화한 토스증권산업분류기준(TICS, Toss Investment Category Standard) 체계를 선보였다. 

토스증권은 이를 위해 2,200여 개 상장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하여, 234개로 업종을 세분화하고 MTS를 통해 관련 종목을 찾아볼 수 있게 했다. 현재 한국증권거래소 분류는 각각 KOSPI 24개, KOSDAQ 33개로 총 57개 수준이다. 

새 분류 체계에 따라 토스증권 고객은 ‘전기차부품’, ‘신재생에너지’, ‘스마트폰MLCC’ 등 기존 증권사 MTS에서 산업분류로 검색이 어려웠던 업종 관련 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관심종목이나 보유 종목의 급등락 등 변동 사항도 ‘앱 푸시’를 통해 즉시 투자자에게 전달된다. 특히, 종목의 실적발표가 있을 경우 토스증권의 MTS는 공시 사이트의 정보 변화를 빠르게 파악해 투자자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한다.  

박재민 토스증권 리더가 3일 토스증권 출범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증권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화면 캡처]
박재민 토스증권 리더가 3일 토스증권 출범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증권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화면 캡처]

▷ '토스' 플랫폼 경쟁력에도 증권시장은 레드 오션... 기존 증권사 외 카카오·두나무도 경쟁자

박 리더가 이같이 토스증권의 방향성과 비전을 설명했지만, 시장에는 보다 많은 위험요인이 존재한다. 먼저 국내에 증권사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외국계까지 포함하면 약 60개의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또한 MTS 시스템을 구축해 주식 입문 강의와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2030세대를 잡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다. 금융지주계열 증권사는 자사 은행의 이점을 활용해 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MTS는 2010년에 시장에 들어온 만큼 토스가 후발주자이지만, 박 리더는 여기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증권사가 시장의 큰 손인 중·장년층만 주로 공략하다 보니 신규 투자자에게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2030세대 토스 이용자 1000여명에게 자체 설문한 결과 40%를 넘는 응답자들이 주식에 입문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토스는 편리한 MTS라는 모토를 내걸어 이들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국내 첫 MTS가 시장에 등장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HTS의 기능을 최대한 MTS에서 구현하려다 보니 초보 투자자 입장에서는 접근이 너무나 어려웠다”라며 “토스증권은 투자 입문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다양한 실험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이번 MTS를 시작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토스증권은 2월 초 사전신청자 대상으로 MTS를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2월 중에 전체 오픈까지 마칠 계획이다. 또한, 상반기 중 소수점 매매가 가능한 해외주식투자 중개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에는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간접투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장 잠재 경쟁자도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아직 간접 투자 수준이라 MTS를 취급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증권업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인 만큼 잠재 경쟁자가 될 수 있다. 두나무 주식회사 또한 카카오와 '증권플러스 for Kakao'라는 이름으로 증권정보 제공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취급하고 있다. 

토스 측은 "간접 투자 방식은 상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이해를 얻지만 주식을 매매할 때는 이 과정이 거의 생략돼 있다"라며 "토스증권의 MTS 서비스가 신규 투자자에게 먼저 알려줄 만한 가치가 있기에 카카오와는 시작점이 다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위험성이 높은 파생상품 투자를 위한 상품 설명이 있듯이, 토스가 주식에서도 위험도나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토스는 향후 레버리지·인버스 펀드와 같은 상장지수펀드(ETF) 서비스도 제공할 의사를 밝혔다. 다만 출범 초기에는 가장 단순한 주식투자부터 서비스한다. 주식을 통해 고객들이 거래에 익숙해지면, ETF 등 파생형 상품에 대한 이해도 높아져 향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안정적인 증권 서비스 제공에 자신감을 비쳤다. 간담회에서 박 대표는 “2년간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모든 시스템을 이중화했고, 전체 인력 90명 중 절반 정도는 기존 증권사에서 영입해 초기 안정적 운영의 발판을 마련했다”라며 "월간 100만 명 이상의 활성유저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IT인프라를 구축했고, 올해는 2배 수준인 180명까지 인력을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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