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업계, 북미 수출 의존도 높은데 '반덤핑 관세' 판정
타이어업계, 북미 수출 의존도 높은데 '반덤핑 관세' 판정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1.06.26 12:47
  • 수정 2021.06.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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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금호타이어]
[출처=금호타이어]

북미 지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타이어 업계가 미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 판정을 받았다. 미국 시장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물류 대란으로 해상 운임까지 급등하면서 업계의 표정은 더욱 어둡다.

26일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업체가 올해 1∼5월 북미에 수출한 신차용 타이어는 총 3억9천938만달러(약 4천503억원)어치로 전체 신차용 타이어 수출액의 30.8%를 차지했다.

다른 지역은 유럽이 38.4%로 가장 높았고 중동(13.8%), 중남미(5.9%), 아시아(5.5%)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북미 지역 수출 비중이 전체 신차용 타이어 수출액의 42.2%를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과 대만, 태국의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수입이 미 업계에 실질적 피해를 끼쳤다는 판정을 내렸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부과 명령은 상무부의 최종판정과 ITC의 산업피해 최종판정을 거쳐 이뤄지는데,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27.05%, 금호타이어[073240] 21.74%, 넥센타이어[002350] 14.72%의 반덤핑률을 산정한 바 있다.

관세율은 다음달 초 확정될 예정이지만 큰 폭의 변동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타이어 업계는 해외 공장 증설과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거나 ITC 재심 신청을 통해 관세 요율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 중에서 미국 수출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반덤핑 관세 부과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 중으로 미국 테네시 클락스빌 공장 2단계 증설에 착수해 연간 타이어 생산 규모를 기존 550만본에서 1천100만본으로 2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테네시 공장 증설이 북미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조치도 증설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미국 매출 비중은 2019년 기준 28%로, 이중 한국 생산은 50%에 달한다. 미국 현지 생산은 20%, 인도네시아 생산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타이어는 연간 1천만본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수출량이 많은 만큼 연 관세 부담액도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베트남 공장 증설에 약 3천400억원을 투자해 반덤핑 관세 조치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부지 내에 유휴부지를 활용해 연간 380만본(승용차용 300만본, 트럭·버스용 80만본)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경우 한국 공장 생산량에서 미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지 않아 관세 부담액은 500억원 미만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넥센타이어 역시 피해 규모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매출 비중이 31%(2019년 기준)에 달해 타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는 2019년 유럽에 처음으로 체코 공장을 설립했지만 아직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긴 어려워 이렇다 할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물동량 급증으로 인해 물류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25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천785.4로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타이어를 수출할 선박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한국타이어는 급기야 공장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0∼12일에 이어 24∼26일에도 선복(선박 적재 용량) 부족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을 휴업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그로 인한 납품량 감소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의 핵심 원자재인 고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타이어 제조 비용의 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은 1년 새 90%가량 급등했다.

결국 타이어 업계는 가격 인상으로 현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미국에서 타이어 가격을 종류별로 5%가량 올렸고, 다음달에는 유럽에서도 교체용 타이어 공급가를 3∼5% 인상한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지난 3월 국내 시장에서도 타이어 가격을 각각 3∼10%와 5∼7% 인상한 바 있다. 넥센타이어 역시 글로벌 타이어 공급가를 3∼8%가량 높였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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