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美 의사당 난입 사태 민사소송 청문회 개시... '책임'의 기로에 선 트럼프
[WIKI 프리즘] 美 의사당 난입 사태 민사소송 청문회 개시... '책임'의 기로에 선 트럼프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1.12 06:04
  • 수정 2022.01.1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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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6일 미 의사당에 난입해 성조기를 흔들고 있는 트럼프 지지자들 [연합뉴스]
지난해 1월 6일 미 의사당에 난입해 성조기를 흔들고 있는 트럼프 지지자들 [연합뉴스]

지난해 초 발생한 의사당 난입 폭력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와 측근 및 지지자들에게 제기된 민사소송의 청문 과정이 개시되면서, 트럼프가 민사적 책임을 질 수도 있는 '중대기로'에 놓이게 됐다.

CNN등 미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벌어진 재판에서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난해 1월 6일 연설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과 관련해 과연 전직 대통령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지 판사로서 최초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아미트 메타 판사는, 문제의 1월 6일 트럼프가 군중에게 "의사당으로 행진해가라!"고 부추긴 뒤 2시간 동안 폭력 중단을 호소하지 않은 점을 반복적으로 지적했다.

“말은 한 번 뱉으면 주워담기 힘듭니다.”

메타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대통령이 ‘폭력을 멈추고, 의사당에서 철수하세요. 이건 제가 바라는 바가 아닙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상황을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이어갔다.

“대통령이 그 즉시 난입자들을 비난하지 않고, 트윗을 날려 상황을 더 악화시켰음이 확실한 정황을 제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판사는 이렇게 물었다.

“일반적 정황상 대통령이 그날 의사당 내에 있던 사람들의 행위에 공감을 표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메타 판사는 5시간이나 이어진 청문회가 끝난 뒤 판결을 내리지는 않았고, 자신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힌트를 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화상으로 참석한, 몇몇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1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쉽지 않은 재판이라는 점을 특별히 언급했다.

이날 이뤄진 청문회는 의사당 난입 폭력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및 모 브룩스(공화당, 앨라배마)와 같은 공화당 인사들에게 책임을 묻는 3건의 재판 중 일부였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 의회는 1월 6일의 난입 사태를 부추긴 정치 지도자들의 역할을 조사하기 위해 ‘하원 선택위원회(House select committee)’를 구성하고 공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미 국무부도 700명 이상의 폭도들을 형사사범으로 기소해놓은 상태이다.

이 사건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메타 판사가 제기하는 일련의 심문 사항들은 트럼프에게는 불길한 조짐이라 할 수 있다. 제기된 소송 중 일부는 공무원이 공직 수행을 위협받을 때 호소할 수 있는 민권법(civil rights law)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 법은 보통 ‘KKK법’이라고도 불린다.

이 재판은 민사소송을 통해 폭력의 책임을 트럼프에게 물을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최초의 주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해 2월 열린 미 상원의 두 번째 탄핵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바가 있다.

메타 판사는 트럼프 측 변호사에게, 트럼프가 시위대에게 행동하라고 요구했고, 이를 잘못 해석한 시위대가 폭력을 저질렀다면 “이성적인 누군가가 ‘그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렸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판사는, 트럼프가 시위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기 전, 그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조차 백악관 최고 수석보좌관에게 문자를 보내 대통령이 폭력을 비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을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이번 재판의 피고에 포함되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UPI·연합뉴스]

트럼프와 측근들은 자신들이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아야 하며, 1월 6일 당일 트럼프 일행은 공무원으로서 발언을 한 것이며, 폭력적 군중과 연계되었다는 음모론에 반대한다고 말한다.

트럼프의 변호사 제시 비날은 대통령에 재임 시 트럼프의 모든 발언들은 면책 특권이 있으며, 모든 행위는 공식 활동의 일부이기 때문에 어떤 재판에도 피소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비날 변호사는 나아가 트럼프가 시위대에게 ‘애국자답게 평화적으로 행동하라’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메타 판사는 ‘의사당 앞에서의 연설이 선거유세 연설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대통령의 면책에 따른 대법원의 판례에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에릭 스월웰(캘리포니아)과 10명의 다른 민주당 하원의원들 및 의회 경찰 제임스 블래싱검과 시드니 헴비는 지난 월요일 의사당 폭력과 관련해 3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국회의원들은 원고 진술을 통해, 자신들이 지난 2020년 1월 6일 대통령 선거 결과를 비준하려 할 때 이를 저지하려는 트럼프와 지지자들의 폭력에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트럼프는 이 폭력 사태를 사주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스월웰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법원 청문회가 일찍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와 다른 관련자들이 최근 악화한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법정 입장은 불허되고, 대신 회상으로 판사에게 진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월웰 의원은 또 판사가 자신들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면 ‘재판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더 많은 증거와 증언들이 나오기를 희망한다’고도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의회 경찰관들은 소장을 통해, 자신들이 화학 스프레이나 시위대가 던진 물건들에 맞았는데, 이는 시위대가 트럼프의 사주에 고무되어 저지른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피고의 추종자들은 이미 몇 달간 누적된 트럼프의 선동적인 언사에 자극을 받아 직접적인 행동에 나섰다.”

의회 경찰 제임스 블래싱검과 시드니 헴비는 소장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트럼프가 추종자들이 저지른 행위를 직접 사주했다면 그는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밖에 트럼프와 다른 사람들의 폭력 사태 연관성을 제기하는 다른 소송 6건도 같은 법정에 제출되어 있는 상태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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