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5G 네트워크, 항공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경고했던 항공사들 운항 재개 했지만...
[월드 프리즘] "5G 네트워크, 항공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경고했던 항공사들 운항 재개 했지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1.23 07:00
  • 수정 2022.0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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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이고공항에 착륙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여객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샌디에이고공항에 착륙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여객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로 인한 안전 문제로 미국행 운항을 취소했던 주요 항공사들이 속속 항공편을 재개하고 있으나,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항공사들은 미국 공항 인근 송신탑에서 서비스될 5G의 무선 주파수 대역이 항공 고도계 운영 대역과 가까워 보잉777 등 항공기 운항을 교란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AT&T 등 통신사들이 공항 주변 5G 서비스를 연기했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항공과 루프트한자, 전일항공, 일본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 앞서 미국행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기종을 변경한 항공사들이 모두 운항을 정상적으로 재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논란이 완전히 매듭지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BBC는 왜 이런 우려가 제기되는지 5G와 관련된 기술적 사항을 점검해보았다.

5G 서비스는 어떤 식으로 미국 항공산업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5G 네트워크는 무선신호에 의존한다. 미국의 경우 5G에 사용되는 무선주파수는 C-밴드(C-band)라고 알려진 스펙트럼의 일부이다.

이 주파수는 항공기들의 무선 고도계(radio altimeter)에서 사용되는 주파수와 비슷하다. 항공기의 무선 고도계는 공중에 떠 있는 항공기의 고도를 측정할 뿐만 아니라 안전 및 항법 시스템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5G 전파 전송 때문에 발생하는 간섭(교란)이 이 고도계의 정상 작동을 불가능하게 하면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위험성은 항공기가 지상에 착륙할 때 더욱 높아진다.

5G 서비스가 항공기에 미치는 위협은 얼마나 심각한가?

잠재적으로 매우 심각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말, 미국 항공기의 전자 시스템과 관련된 기술 규격을 관장하는 RTCA는 이 문제와 관련해 보고서를 발간한 바가 있다.

이 보고서는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미국의 경우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치명적인 과실을 포함해 항공기 작동에 광범위한 충격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더욱 최근에는 미국 항공 운항의 규제 당국인 ‘미국항공연방청(FAA)’이 5G 네트워크로 인한 전파 방해가 보잉 787 드림라이너(Boeing 787 Dreamliner)에 탑재된 수많은 시스템들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전파 방해로 인해 항공기가 천천히 착륙할 수 없게 되면서 활주로를 이탈할 수도 있다.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담보할 수 있는가?

심각한 전파 방해(교란)가 발생한 상황에서 항공기는 무선 고도계를 사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그 결과 일부 항공기들은 시계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착륙 기능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10개 대형 항공사를 대표하는 ‘미국 항공운송 협회(Airlines for America)’는 이로 인해 항공기 1,000대 이상의 이착륙이 지연되거나, 기상 악화의 경우 운항이 취소됨으로써 궁극적으로 엄청난 물량의 화물이나 대다수 여객 운송이 발이 묶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항공운송 협회’는 나아가 비행기 작동이 방해를 받으면서 미국 항공기의 상당수가 ‘가동 불능’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5G 서비스를 실시하는 다른 나라들의 사정은 어떠한가?

상황이 모두 비슷하지는 않다. 이는 5G 서비스 전개 방식이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EU의 경우에 5G 네트워크 서비스는 미국의 통신사들이 사용하려는 주파수보다 낮은, 전파 방해 위험이 감소된 주파수에서 작동된다. 5G 전파탑(5G mast)도 저전력 하에서 작동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들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추가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파 방해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안테나를 하향으로 기울임과 아울러 공항 주변에 5G 신호가 제한을 받는 이른바 ‘버퍼 존(buffer zone)’을 운영 중이다.

미국 당국이 고려 중인 다른 조처들은?

미국의 규제 당국은 이미 수많은 조처들에 착수했다.

‘미국항공연방청(FAA)’은 50개의 공항 주변에 임시 버퍼 존을 설정했다. 이 구역에서는 5G 서비스 통신사들은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들 구역은 프랑스에서 이미 적용 중인 지역보다 범위가 훨씬 협소하고, 미국 송신기들은 매우 높은 전력 수준 하에서 작동될 것이다.

‘미국항공연방청’은 나아가 5G 서비스가 전개되는 지역에서 어떤 고도계를 사용하는 것이 합당한지 확인 절차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부적절한 고도계를 파악한 후 교체 여부도 검토 중이다.

‘미국항공연방청’은 또 진입하는 항공기를 위해 무선 고도계보다 GPS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더 유리한 공항 파악에도 나섰다.

그러나 항공업계는 이러한 조지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영향을 받는 공항들의 2마일 이내에서는 5G 네트워크 서비스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5G 네트워크를 서비스하는 기업들의 주장은?

5G 출시를 이미 두 번이나 미루어온 버라이즌(Verizon)과 AT&T는 위에 언급한 임시 ‘버퍼 존’ 운영에 동의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또 5G 서비스는 이미 40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미국 내 이동통신 사업자와 통신장비 제조업체, 시험기관 등이 1984년 결성한 협회인 CTIA는 항공업계가 ‘공포를 부풀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5G 서비스 도입의 지연이 미국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의 사정은 어떠한가?

영국의 규제 당국과 항공업계는 너무 과도할 정도로 걱정하는 것 같지는 않다.

영국의 민간항공 관리국(CAA)은 작년 12월 발간한 안전 지침서를 통해 ‘5G 네트워크로 인한 전파 방해가 항공기 시스템의 오작동이나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확실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CAA는 나아가 ‘각 나라마다 다른 모바일 통신 전략은 일부 국가들에서는 보다 높은 위험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영국의 규제 당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자료를 더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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