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잦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김정은의 노림수는?
[포커스] 잦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김정은의 노림수는?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2.02 06:28
  • 수정 2022.02.0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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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전날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와 지난 25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각각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1월 25일과 27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체계 갱신을 위한 시험발사와 지상 대 지상(지대지) 전술유도탄 상용전투부위력 확증을 위한 시험발사를 각각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사진은 27일 시험발사한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와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각각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새해 잇따르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통해 북한 정권은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BBC는 최근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김정은의 의도를 분석하는 도쿄 통신원 발 기사를 게재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이번에는 일본이 공습 사이렌 소리에 놀라 잠을 깼던 2017년과는 모든 게 달라 보인다. 당시 북한은 사전 경고도 없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 그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떨어지는 대담한 행동을 벌었다.

하지만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들은 모두 단거리 미사일들이며, 일본 해안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바다에 떨어졌다. 현재로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자제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그의 태도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경우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군사 분석가들은 최근의 미사일 발사들은 북한이 완전하고 효과적인 핵 억지력 확보의 길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입을 모은다. 핵 억지력이란 핵무기 보유를 과시해서 적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을 말한다.

“제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예상된 행동입니다.”

한국 해군사령관 출신의 김동엽 교수는 이렇게 분석했다.

“우리는 북한의 군사 기술을 과소평가하고, 북한이 현재 어려움에 처해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북한의 군사력이 우리가 추정하는 것보다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1월 5일과 10일의 미사일 발사 실험이 있은 뒤 북한은 이른바 ‘초음속 활공 비행체(HGV)’와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MARV)의 발사 시험을 성공리에 끝마쳤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이 왜 중요한가?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미국과 일본이 이 지역 일대에 배치하고 있는 값비싸고 복잡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목표가, 기동력이 강한 미사일 방어 체계를 회피하거나 복잡하게 만들고, 탐지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선제공격을 어렵게 하는 무기 개발에 있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해 보입니다.”

‘뉴 아메리칸 센추리 센터(Centre for a New American Century)’의 김동연 연구원은 이렇게 말했다.

김동엽 교수도 김 연구원의 분석에 동의한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바는 적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것입니다.”

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전갈의 꼬리와 같은 억지력을 보유하기를 원합니다.”

전갈은 꼬리의 침을 자신을 방어하는 데 사용할 뿐만 아니라 사냥감을 공격할 때도 활용한다. 그렇다면 북한의 침은 어떤 용도일까?

“북한의 주된 목표는 공격이 아니라 방어입니다.”

김 교수는 북한이 “다양한 억지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덧붙이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교수의 평가는 북한을 감시하는 커뮤니티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견해이다.

[사진 = 연합뉴스]
김정은과 바이든 [사진 =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핵능력은 남한이나 미국의 공격을 저지하는 효과적 억지력 확보 수준을 한참 뛰어넘고 있다. 미국과 남한은 북한을 공격하거나 북한 정권의 붕괴를 노리고 있지 않다고 지속적으로 말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가난에 찌든 작은 국가의 지도자는 어째서 GDP의 1/5 또는 1/4을 군사비에 쏟아붓고 있는 것인가?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연구원은, 그 한 가지 이유로 북한이 외부의 시각과는 다르게 자신들을 지킬 방위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제시했다.

“그래서 김정은은 언제나 불안한 겁니다. 나는 그가 중국이나 러시아를 포함해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외부에서 보면 충분한 수준을 넘어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싶은 겁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이 의견에 격하게 반대한다.

한국의 부산 동서대학교 부라이언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통해 훨씬 큰 야망을 달성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는 북한이 한국과의 평화협정과 미군 철수를 관철하는 데 자신들의 무력을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믿는다. 그는 북한은 그 목표가 달성된 후 남한 정복을 꿈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보면 북한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있다.

북한은 조금이라도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들 때문에 부과된 UN의 제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

역사적으로 평양 측은 워싱턴의 주의를 끌기 위해 위기 전략을 구사해왔다. 바로 일부 전문가들이 현재 북한의 행태도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유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좋은 징조라고 봅니다.”

한국 국가안보보좌관회의 김영준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은 평화회담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미사일 능력을 최대로 확보하고자 합니다. 그는 그렇게 해서 바이든이 구체적 로드맵을 들고 협상 테이블로 나오기를 바라는 겁니다.”

사실이 그렇다면 김정은은 실말할지도 모른다. 우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 우크라이나 같은 다른 문제들로 매우 바쁘기 때문이다.

둘째로, 바이든은 전임자 트럼프처럼 북한과의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

“북한은 자신들의 문제를 의제로 올려놓고, 우선순위로 만드는 데 능숙합니다.”

판다 연구원은 이렇게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이기도 했다.

“조 바이든은 김정은을 폭군이라 불러왔습니다. 나는 바이든이 김정은과 함께 사진을 찍어서 정치적으로 얻을 게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든을 정말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중대한 위기가 벌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상의 이야기들이 낯설지 않다면 바로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우리는 2010년 북한이 남한 해군의 천안함을 격침시키고, 몇 달 있다가는 남한의 외딴 섬 연평도를 포격 공격한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는 또 2017년 북한이 일본 상공 넘어로 장거리 미사일을 날려 괌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한 사실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몇 달 안에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또 다시 위기로 몰고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판다 연구원은 이같이 예측했다.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을 중요하게 생각해주기를 솔직히 바라고 있습니다. 북한은 작은 나라입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한때 북한을 4류 정도의 허접한 나라라고 평가한 적도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고, 미국 대통령이 이 사실을 인정해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북한은 가까운 시일 내에는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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