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BBC도 주목한, 유명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한국의 사이버 폭력
[포커스] BBC도 주목한, 유명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한국의 사이버 폭력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2.10 06:04
  • 수정 2022.02.10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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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유명인을 상대로 한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
BJ 잼미로도 활동한 故 조장미씨 [조장미씨 인스타그램 캡처]
BJ 잼미로도 활동한 故 조장미씨 [조장미씨 인스타그램 캡처]

지속적인 사이버 불링(사이버 폭력)에 시달리던 유명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청와대에 가해자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올 정도로 한국의 온라인 폭력이 심각하다고 9일(현지 시각) BBC가 보도했다.

최근 한국에서 사이버 폭력에 시달리던 두 명의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수천 명이 청와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배구선수 김인혁과 유튜버 조장미가 며칠 사이로 각각 사망했는데, 두 사람 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온라인 증오 댓글의 희생물이 되어 악플러들에게 지속적으로 시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명인들을 상대로 한 사이버 폭력이 한국에서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몇몇 유명인들이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국민청원은 유튜브 인플루언서였던 조장미(27)가 2월 5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후 이루어졌다. 조씨의 가족으로 알려진 한 인사는 그녀가 온라인 악플 때문에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BJ 잠미로 알려지며 인플루언서와 게이머로 활동하던 조장미씨는 2019년 한 동영상을 통해 남성 혐오를 암시하는 제스처를 취했다고 비난을 받아왔었다. 그녀의 댓글을 모니터하던 그녀의 어머니도 202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당시 조씨는 자신을 남성 혐오자로 모든 사이버 폭력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한 바가 있다.

15만 명이나 서명한 해당 국민청원에서 청원자들은 조장미씨에 대한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들을 처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레프트 공격수 김인혁(27)이 지난 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해 8월 김인혁의 경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레프트 공격수 김인혁(27)이 지난 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해 8월 김인혁의 경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조장미씨의 죽음은 대전삼성화재 블루팡스 소속 배구선수이던 김인혁(28)씨가 사망한지 하루 만에 발생해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김씨 또한 자신의 성 정체성과 온라인 상의 외모에 대한 악성 루머를 멈추고, 악플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었다.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경기마다 수많은 메시지와 악플을 보내는데 진짜 버티기 힘들다. 제발 멈춰달라.”

그는 인스타그램에 고통을 호소하는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김씨의 사망을 두고, 배우 홍석천씨는 김씨에게 가해진 폭력을 규탄하고 나섰는데, 이는 유명인으로서는 보기 드문 행보이다.

“너희 손끝에서 시작된 칼날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는지 난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홍씨는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올렸다.

“악플 방지법이든 차별금지법이든 시스템이 안 돼 있다고 맘껏 손가락질해도 되는 건 아니다. 그 칼날이 너희 자신을 찌르게 되는 날이 올 거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악플러들 너희는 살인자야.”

다른 사람들도 SNS를 통해 한국의 온라인 폭력을 ‘독극물’ 수준으로 규정하며 키보드 뒤에 숨은 악플러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에서 온라인 폭력 때문에 유명인이 사망해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에는 여배우 겸 가수였던 설리가 수년 동안 온라인 악플에 시달린 끝에 사망한 채 발견되기도 했었다. 그녀가 사망했을 때 한국의 몇몇 유명인들이 K-팝 연예인들의 처우 개선과 부당한 압력 방지를 촉구하기도 했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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