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12]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양 후보 '안보 표심 확보' 위한 치열한 공세
[대선-12]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양 후보 '안보 표심 확보' 위한 치열한 공세
  • 김현우 기자
  • 승인 2022.02.25 15:54
  • 수정 2022.02.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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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 24일 러시아는 끝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냉전 이후 지난 30년 동안 유지되어왔던 국제질서에 혼란을 가져온 '신냉전'의 신호탄이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4일 TV 연설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우크라이나의 비군사화와 비나치화를 위해 싸우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대북 관계라는 현안과 맞물려 '안보 표심' 확보를 위한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게 됐다.

푸틴의 개전 선언 직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주요 도시들에 미사일과 포탄을 퍼부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방 친러 공화국들을 상대로 "집단 학살"을 저지르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시도해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주장으로 침공에 대한 근거로 삼은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에 의해 국제질서는 흔들렸다. 8년 만에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코로나19로 인해 경기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각국의 주요한 경제적 문제로 떠오르는데 이번 침공으로 인해 전쟁이 확대되면 국제 에너지 가격이나 곡물 가격, 원자재 가격에 있어서 큰 파장을 일으켜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차기 정부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도 각각 다른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은 문 정부가 국제사회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데에 "전쟁과 경제제재 영향을 받을 우리 수출 수입 기업의 애로현항을 파악하고 긴급자금 지원 같은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 초반에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은 모습을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해 양 후보는 '경제 피해 최소화'라는 공통된 뜻을 담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주는 교훈에 대한 해석은 다른 의견을 보였다. 이 후보는 "지도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평화를 지키는 일이다"라며 윤 후보의 '사드 배치', '선제 타격'같이 안보를 정쟁화하는 일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라며 윤 후보를 비난했다. 

또한 이 후보는 지난 24일 "지구 반대편에 우리랑 아무 관계도 없는, 우리와 경제적 관련이 영점 몇 퍼센트인 나라가 전쟁이 났는데 우리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경제는 안정 속에서 성장한다. 상황이 아무리 좋아도 미래가 불안하면 투자를 할 수 없다"고 평화와 경제는 같이 성장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된다.

윤 후보도 같은 날 "우크라이나 상황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이를 지구 반대편 나라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21세기 국제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 후보의 발언을 비난했다. 윤 후보는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우리 정부가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1994년 우크라이나는 '부다페스트 양해 각서'라는 종이 각서 하나를 믿고 스스로 무장을 해제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이 임박하자 이 각서를 근거로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국제사회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지적과 함께 "국가 간 각서라는 것이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 휴지조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인류의 역사"라고 당국이 더욱 자강을 다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양 후보 공통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가 될 경우 금융 불안정과 원자재 수급에 대한 불안, 수출, 물류 분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안보에 있어서는 치열한 공방이 오가고 있다. 국민의힘 측은 "국민 안전과 국제사회와의 공조 그리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에너지·원자재 수급 대책 등 시급한 현안은 뒷전이고 오로지 주식 이야기만 한다"며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인지 주식 1타 강사인지 헷갈린다"라는 비판과 함께 "평화는 말이 아니라 그것을 지킬 강력한 힘을 겸비할 때만이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역시 25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번 사태로 국제 정세가 더 복잡해졌고 한반도 평화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시기에 사드 배치, 선제타격 등의 위험한 말을 하는 후보에게 대한민국을 맡기면 위기가 곱절이 돼 돌아올 것"이라며 한반도 안보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렇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안보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25일 오후 8시에 열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두 번째 TV 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외교·안보 토론으로 거침없는 공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키리크스한국=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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