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석유수입 금지하자'…美의회, 바이든 행정부 압박
'러시아산 석유수입 금지하자'…美의회, 바이든 행정부 압박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3.04 11:00
  • 수정 2022.03.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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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석유 금지하자'…美 의회, 바이든 정부 압박 [출처=연합]
'러시아 석유 금지하자'…美 의회, 바이든 정부 압박 [출처=연합]

세계 각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전방위 제재를 가하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라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AP·로이터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맨친 상원의원(민주)과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공화) 등 양당 의원 18명은 이날 러시아산 석유 수입 중단으로 발생하는 공급 부족은 북미와 다른 지역에서 생산량을 늘리면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코스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달러가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르고 있는 이 학살극의 돈줄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여기에 우리의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법안이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가결에 필요한 60표를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그동안 이슈마다 첨예하게 대립해온 민주당과 공화당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자고 주장해온 민주당 의원들과 자국 내 에너지 생산을 확대할 것을 주장해온 공화당 의원들이 러시아 응징과 우크라이나 연대를 위한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에 힘을 모으는 상황이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은 "러시아 경제의 석유·가스 부문을 박살 내면 어떻게 될까. 러시아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기후변화 전략가인 에드 마키 상원의원(민주)도 "우리가 러시아에 더러운 오일머니를 퍼부으면서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며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도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에 즉각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수입 금지를 전폭 지지한다"며 "러시아산 석유를 금지하자"고 잘라 말했다.

백악관은 러시아에 대한 모든 제재방안이 고려 대상이라고 밝히면서도 이미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백악관은 러시아산 석유 수입금지법이 의회를 통과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할 것이냐는 물음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는 세계 에너지 공급 축소에는 전략적 이익이 없다"며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는 이미 10년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석유 가격을 더욱 상승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지지하는 측은 수입 금지가 러시아의 석유 수출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과 캐나다, 다른 산유국의 증산으로 가격 상승없이 러시아 석유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지난해 전체 액체 연료 수입량의 8%에 해당하는 월 2천40만 배럴 이상의 원유와 정유 제품을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한편 CNN 방송은 러시아 기업과 개인에 대한 강력한 금융 제재 등으로 시장에서는 이미 러시아 석유에 대한 수입 금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업체와 해운업체, 보험회사, 은행 등이 러시아와 거래하다가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을 우려해 아예 러시아산 석유를 취급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 대표는 "당신이 사려고 하는 석유에 대해 서방의 제재 대상이 소유 지분을 가졌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냐"며 "서방의 제재가 사실상 러시아 석유 금지가 됐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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