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줌인] 나토가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지 못하는 이유
[우크라 줌인] 나토가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지 못하는 이유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3.07 06:27
  • 수정 2022.03.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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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서부 트베리 지역에서 군사훈련 중인 러시아 공군 미그(MiG)-31 전투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국방부 제공]
러시아 서부 트베리 지역에서 군사훈련 중인 러시아 공군 미그(MiG)-31 전투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국방부 제공]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30개 회원국들은 지난주 4일(현지 시각) 브뤼셀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나토가 취할 다음 단계에 대해 의견을 논의했으나, 러시아의 공격을 당장 멈추게 핵심적인 처방을 내놓지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을 내린 지 8일이 지났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은 빠른 시일 안에 개설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향하던 65Km에 달하는 러시아 군의 행렬이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저항에 직면에 진격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군은 자포리자 원전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의 기타 전략 지역들을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지상에서 절망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만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간접 지원하는 것을 넘어 양국 간의 전투에 직접 개입하기를 꺼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영공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선포하는 것은 직접 개입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와 관련 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는 것은 나토의 선택지 안에는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회원국들은 나토의 전투기들이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작전을 벌여서는 안 되고, 나토군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작전을 벌여도 안 된다는 점에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30개 국가들이 가입한 집단안보 동맹이다. 나토는 이 동맹의 목표가 ‘정치·군사적 수단을 통해 회원국들의 안보와 자유를 확보하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나토는 1949년 냉전의 시작과 함께 결성되었다. 나토의 원래 목표는 소비에트연방의 위협으로부터 서방을 보호하는 데 있었다. 그러다가 냉전이 종식된 후 이전에 소비에트연방 소속이었던 많은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하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푸틴의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이다. 

러시아 북부함대의 MiG-29 전투기가 바렌츠해와 콜라 반도 상공에서 훈련 비행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북부함대의 MiG-29 전투기가 바렌츠해와 콜라 반도 상공에서 훈련 비행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타스 연합뉴스

나토 회원국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토 회원이 된다는 것은 회원국들의 안보 및 방위와 관련하여 매일 벌어지는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전략적 문제에서부터 사이버 전쟁까지 폭넓은 사항들이 다뤄지며, 이번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보듯이 나토 영역 내에서 다른 회원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를 이동하는 문제도 포함된다.

나토 회원국은 해마다 국가 GDP의 2%를 방위비로 납부하여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이 조항을 지키는 회원국은 거의 없다.

나토의 특색을 가장 잘 드러내는 요소는 나토 협약 제5조이다. 제5조는 ‘회원국 중 한 국가라도 공격을 받으면 이를 나토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되어있다.

이 나토 협약 제5조는 지금까지 딱 한 번 실제로 적용되었다. 바로 2001년 9월 11일 미국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았을 때였다.

하지만 제5조를 적용하지 않고도 집단안보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나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지금 이 조치를 적용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논란을 낳는 비행금지 구역

비행금지 구역은 여러 가지 이유로 어떤 항공기들이 비행할 수 없는 구역을 말한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상황에서 비행금지 구역이 선포된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방지하기 위해 러시아 항공기들이 해당 구역으로 비행할 수 없음을 의미하게 된다.

나토는 과거 보스니아나 리비아 같은 비회원국들 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선포한 바가 있다. 하지만 이는 비행금지 구역 선포 행위가 전적으로 지상군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갈등에 직접 참여하는 것과 같은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항상 논란거리로 남는다.

훈련중인 나토군 [사진=연합뉴스]
훈련중인 나토군 [사진=연합뉴스]

군사적 비행금지 구역이 갖는 문제점은 무력이 동반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만일 러시아 항공기가 나토가 선포한 비행금지 구역을 비행한다면 나토군은 이 항공기에 대항해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행동에는 하늘에서 비행기를 강제로 추락시키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럴 경우 러시아는 나토가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그 결과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나토가 비행금지 구역 선포에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는..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어느 국가도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푸틴은 나토를 자기 권좌를 직접 위협하는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나토가 러시아 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도 있다. 바로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에도 나토의 동진이 포함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나토는 우크라이나 문제로 같은 핵 보유 국가와 직접적인 충돌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것이다.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지원하고 푸틴의 행위를 주권국가에 대한 침공행위로 간주하고는 있지만 이 결사체는 러시아와 직접 전쟁으로 간주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하려 하지 않고 있으며, 핵무기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극한적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고 있다.

러시아는 왜 나토의 위협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가.

푸틴은 러시아가 소비에트연방 붕괴 후 불리한 계약에 내몰렸다고 불만을 지니고 있다. 그는 이러한 불리한 상황을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부르고 있다.

푸틴은 나토가 이전 소비에트연방 소속이었던 동부유럽 국가들을 받아들임으로써 꾸준히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불만을 지니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지구상 최대의 군사 동맹체와 국경을 맞대게 되었고, 그 결과 한때는 모스크바의 세력권 내였던 곳에서 러시아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상실했음을 의미한다는 말이다.

지난 2월 푸틴은 나토는 발트해 연안 국가들인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가 포함되지 않은 1997년 수준으로까지 국경을 되돌려야 한다고 요구한 바가 있다. 거론된 발트해 연안 국가 중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와 국경을 직접 맞대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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