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한진칼 2대 주주’ 오른 호반그룹의 노림수…‘항공업 진출’ 미련 남았나?
[이슈 체크] ‘한진칼 2대 주주’ 오른 호반그룹의 노림수…‘항공업 진출’ 미련 남았나?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3.30 07:56
  • 수정 2022.03.3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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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사모펀드 KGCI 보유한 한진칼 지분 940만주 5640억원에 인수
호반건설 관계자 “코로나 이후 항공업계 회복 염두에 둔 단순 투자”일축
KGCI “한진그룹 경영구조 개선되는 등 투자금 회수 위한 기반 형성돼 매각”
김상열 호반 회장, 2015년부터 항공업계 진출 노려…2019년에도 매각 관심
반도건설과 손잡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 ‘희박’…조원태에 힘 실어줄 가능성
사모펀드(PEF)운용사 KCGI가 보유 지분 전량을 호반건설에 매각한다. KCGI 주주제안 CG. [사진=연합뉴스]
사모펀드(PEF)운용사 KCGI가 보유 지분 전량을 호반건설에 매각한다. KCGI 주주제안 CG.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2대주주에 올라있는 사모펀드(PEF)운용사 KCGI가 보유 지분 전량을 호반건설에 매각한다. 이에 호반건설은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며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호반건설은 이번 지분 인수를 놓고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동안 아시아나 인수에 관심 가져왔던 호반건설이 이번 지분 인수를 계기로 항공업계에 첫 발을 내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호반건설은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면서 한진칼 2대 주주로 오른다.

호반건설은 지난 28일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소유한 한진칼 주식 940만주(13.97%·공정거래위원회 기준)를 5640억원에 취득해 한진칼 2대주주에 오른다고 공시했다. 이는 한진칼 전체 지분 가운데 17.41% 규모로 취득금액은 5640억원이다. 취득 일자는 4월4일이다.

호반건설은 지분 인수 목적을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면 항공업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판단해 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반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 역시 “호반그룹은 2013~2014년 금호산업 인수전 당시부터 항공업에 관심이 있었다. 좋은 기회가 왔다고 판단해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2020년 11월 기준 한진칼 지분현황. [그래픽=연합뉴스]
2020년 11월 기준 한진칼 지분현황. [그래픽=연합뉴스]

한진칼 주주 명부에 등재된 주요 주주는 폐쇄일(지난해 말) 기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 관계인 20.79% △델타항공 13.10% △한국산업은행 10.50% △KCGI 17.27% △반도건설 16.89% 등이다.

지분 매각이 마무리되면 △호반건설(17.41%) △반도건설 (17.02%) △조현아 전 부사장 (2.59%)의 지분의 합은 37.02%가 된다.

기존 최대주주인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우호 지분으로 평가되는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 등의 지분까지 포함하면 총 44.72%로 7.7%포인트 가량 높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이번에 KCGI가 지분매각을 결정한 것은 기존 펀드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면서다. KCGI는 현재 8곳의 특수목적법인(이하 SPC)을 설립해 한진칼 주식 1162만190주(17%)를 보유 중이다. KCGI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한진칼 지분 0.9%만 남기게 됐다.

KCGI 관계자는 “한진그룹 측에서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최근 몇 년간 노력한 데다가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등 실제로 경영구조가 개선선돼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기반이 형성됐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한진칼의 소수 주주로서 그룹의 안정적 성장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방식과 관련 “이번에도 주가에 영향을 주는 시장 매각 방식보다 기업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효과적으로 견제를 할 수 있는 매수자에게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앞서 KCGI는 2018년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면서 당시 한진칼 지분 8.35%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제치고 단숨에 2대 주주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2020년에는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사진=호반건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사진=호반건설]

다만 2대 주주에 오른 호반건설이 3대 주주인 반도건설이 연합전선을 구축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호반건설과 반도건설 오너 성향이 다른 데다가 공통접점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같은 목적을 가지고 움직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반이 조원태 회장 쪽을 지원 사격하려는 차원에서 지분 인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3자 연합은 이미 연합전선이 와해된 터라 아무런 실익이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2020년 11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사격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요주주(10.66%)로 올라섰으며, 기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손을 들어주면서 3자 연합전선이 무너지게 된다.

KCGI 측이 지분을 매각했다고 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재계 내부적으로는 호반건설이 지분 인수를 계기로 한진칼의 2차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재계 내부에서도 단순 투자는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호반건설이 지난 2015년 당시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둔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다. 2019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당시에도 번번이 거론된 바 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참여 당시 “건설업과 항공업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수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번 한진칼 지분 인수 역시 항공업과의 연계성을 가지려고 하는 의도일 수 있다는 해석 나오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합병이 성사될 경우 경쟁력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축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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