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줌인] 러시아 모스크바호 침몰의 미스터리...그리고 중국-대만에 미치는 '나비 효과' 파장
[우크라 줌인] 러시아 모스크바호 침몰의 미스터리...그리고 중국-대만에 미치는 '나비 효과' 파장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4.17 06:36
  • 수정 2022.04.17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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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해군의 유도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호'가 지난해 11월 16일 흑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군함 추적 임무를 마친 후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로 입항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은 흑해 선단을 이끄는 모스크바호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4월 13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전함을 격침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는 화재로 인한 폭발사고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해군의 유도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호'. 러시아 언론은 흑해 선단을 이끄는 모스크바호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전함을 격침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는 화재로 인한 폭발사고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자존심으로 불려온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호'의 침몰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간 모스크바호 침몰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당국의 주장이 상반된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한편으로 이번 침몰은 중국- 대만 군사 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CNN 방송은 16일(현지 시각) 전문가들을 인용해 침몰 원인과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다음은 CNN 보도 내용이다.

러시아의 유도 미사일 순양함(guided-missile cruiser) 모스크바(Moskva)호는 지금 흑해 바닥에 깊게 가라앉아 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미사일 공격으로 모스크바호가 격침되었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는 침몰 원인을 화재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두 대의 지대함 순항 미사일(Neptune missiles)이 흑해에서 러시아 전함에 명중했다고 밝힌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미사일에 격침되었든, 러시아의 무력함 때문이든, 운이 나빴든, 아니면 이 세 가지 요인이 겹쳐서 발생했든 모스크바호의 침몰 원인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하나는 40년 만에 최초로 발생한 전투 상황 하에서의 전함 침몰이 모스크바 당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군사 전략가들 사이에서 논란거리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침몰 원인은 무엇인가?

보스크바호는 14일 흑해에 면한 우크라이나 연안에서 침몰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이 전함을 명중시켰고, 그 결과 발생한 화재로 인해 배에 실려있던 탄약이 폭발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원인불명의 화재로 배에 보관 중이던 탄약이 폭발해 모스크바호에 구조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후 모스크바호를 인근 항구로 예인하던 중 거친 바닷속에 가라앉았다고 주장한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호의 선원들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항에 이송되었다고 한다. 타스통신은 몇 명의 승무원들이 구조되었는지 등의 세부 사항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모크크바호는 어뢰, 함포, 미사일 방어 시스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대함 및 지대공 미사일이 장착된 상태였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폭약이 실려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 정보 관리들은 침몰 당시 모크크바호에는 핵무기는 실려있지 않은 것으로 믿고 있다고, 최근의 미국 정보에 밝은 두 명의 고위 미국 관리들이 CNN에 밝혔다.

모스크바호 급의 전함이 전투 상황에서 침몰된 것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나?

1982년 5월 2일, 포클랜드 전쟁 당시 아르헨티나의 순양함 영국의 핵추진 잠수함 HMS Conqueror의 어뢰를 맞고 침몰했었다.

제네럴 벨그라노와 모스크바호는 비슷한 크기의 전함이다. 둘다 길이가 182m, 무게는 1만2000톤 급이다. 하지만 제네럴 벨그라노에는 모스크바호 승무원 500명의 두 배에 달하는 약 1100명이 타고 있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호의 침몰로 몇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제네럴 벨그라노 침몰 당시에는 총 323명이 배와 함께 수장되었었다.

1982년 5월 2일,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잠수함에 격침된 아르헨티나의 제네럴 벨그라노(General Belgrano)호 [사진 = ATI]
1982년 5월 2일,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잠수함에 격침된 아르헨티나의 제네럴 벨그라노(General Belgrano)호 [사진 = ATI]

모스크바호의 침몰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가장 큰 타격은 러시아군의 사기 저하일 것이다.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旗艦) 역할을 하는 모스크바호는 이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러시아 측의 자산이었다. 러시아가 자국 내의 전쟁 뉴스를 잘 통제한다고는 해도 이런 대형 전함의 갑작스런 실종 소식은 감추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모스크바호의 손실은, 적의 공격에 의한 것이든 사고이든 간에,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사고나 격침 모두 모스크바호의 침몰 소식은 열악한 대공 방어 능력이나 믿기 어려울 정도로 미비된 안전 조치, 그리고 흑해함대 기함의 응급사항 대처 부실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ISW(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의 연구원 메이슨 클락, 캐터리나 스테파넨코, 조지 바로스는 일일 브리핑에서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전직 미해군 제독 칼 슈스터는 모스크바호 침몰과 관련된 제반 문제가 크렘린의 테이블 위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푸틴이 해군의 군사력과 사기, 그리고 전문성을 회복하겠다고 공언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해군의 경쟁력에 문제가 제기된 겁니다.”

슈스터는 이렇게 분석했다.

“그가 러시아군 전반에 걸쳐 행한 약속들 모두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그는 러시아군이 지상전에서도 퇴행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모스크바호의 침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임하는 러시아군 전력에 차질을 빚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ISW의 분석가들은 대체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들은 모스크바호는 주로 우크라이나의 병참기지와 비행장을 포격하는 순항미사일 발사기지로 활용되었다고 분석한다. 러시아는 같은 임무를 수행할 지상 미사일 기지도 있고, 공습용 전투기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침몰 원인이 정말로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때문이라면 러시아 해군은 작전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러시아가 전함들을 우크라이나 해상 인근에서 멀리 이동하고, 대공 방어 능력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존 커비는, 모스크바호의 주요 임무는 흑해상 러시아군을 위한 대공 방위 임무 수행이었다고 밝혔다.

“가까운 장래에 분명히 대공 방에 능력에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커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밝혔다.

모스크바호 침몰... 중국의 타산지석?

군사 분석가들은 특별히 이번 침몰이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에 의한 결과로 밝혀질 경우 이는 동아시아의 나라들에 큰 공부 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분석가들은 중국과 대만, 양안 분쟁과 관련해 모스크바호 침몰의 영향이 면밀히 학습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의 집권 공산당은 민주적인 섬나라 대만을 자기들 영토라고 주장한다. 베이징 당국은 대만의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데, 이 때문에 대만 수호를 위해 방어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과 긴장이 야기되고 있다.

씽크탱크인 ‘랜드연구소(RAND Corp.)’의 국제방위 분야 수석연구원 티모시 히드는 모스크바호에 대한 공습은 미국과 중국에게 잠재적 군사 충돌 상황에서 ‘수상함(surface ships)의 취약성’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상되는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 해군은 ‘수상함’들을 중국 본토의 미사일 사정권 밖으로 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중국은, 대만이 이번에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호 격침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저렴한 미사일들을 보유하고 있음을 인지하게 될 것이라고 히드를 비롯한 연구원들은 말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극도로 값비싼 임무가 될 것”이라고, 히드 연구원은 분석했다.

하지만 모스크바호의 침몰이 동아시아 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분서가들도 있다.

현재는 ‘신미국안보센터(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에서 분석가로 활동하는 전직 미해군 잠수함 함장 토마스 슈가르트는 두 상황 사이에는 너무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모스크바호의 대공 방위 체계는 보다 현대화 된 미해군 구축함들의 이지스(Aegis) 체계와 비할 바가 못 되며, 우크라이나의 지대함 미사일도 중국의 그것만큼 성능이 뛰어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스크바호 같은 구소련 시절 전함들은 전형적으로 “방어 체계나 위기 통제 능력이 아니라 공격력에 무게가 실려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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