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X파일(123) 대만 핵폐기물, 북한 평산 매립 합의 ‘동북아’ 뒤흔들다
청와대-백악관X파일(123) 대만 핵폐기물, 북한 평산 매립 합의 ‘동북아’ 뒤흔들다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5.29 06:49
  • 수정 2022.05.29 0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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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1997년 들어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 평산 처리 문제가 동북아시아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대만과 북한은 1997년 1월 6만 배럴의 대만 저준위 핵폐기물을 황해북도 평산에 있는 폐광산에 옮겨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의 즉각적인 반발로 이어졌다.

북한이 핵폐기물 처리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채 처분장을 건설하면 주변의 방사능 오염 방지를 확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처분장의 안전성 확보에 충분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이 시설은 한반도 통일 이후까지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당시 전문가들의 비판이었다.

특히 북한 이전에 예정됐던 핵폐기물의 어마어마한 양도 문제가 됐다.

대만이 북한 이전을 추진했던 저준위 핵폐기물 6만 배럴은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이 시작된 이후 발생한 저준위 핵폐기물 총량의 80%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였다.

환경단체들은 주한 타이베이대표부 앞에서 대만 총통이던 리덩후이(李登輝)의 사진과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를 불태우면서 격렬하게 항의했고 일부 시민·사회 단체 인사들은 대만으로 건너가 삭발 시위와 단식 농성을 벌였다.

공동체 의식개혁 국민운동협의회 등 39개 시민단체 소속 회원들이 1997년 2월 인천 앞바다 팔미도 해상에서 대만 핵폐기물 북한 반입을 반대하는 해상 선박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공동체 의식개혁 국민운동협의회 등 39개 시민단체 소속 회원들이 1997년 2월 인천 앞바다 팔미도 해상에서 대만 핵폐기물 북한 반입을 반대하는 해상 선박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보고 미 행정부 고위 관리 및 미 의회 의원들에게 외교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미 행정부의 입장은 한국정부의 입장과 비슷했지만, 이 문제가 중국 및 대만과도 관련되었기 때문에 미국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렸다.

반면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과 상하원 대표들은 한국의 입장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1997년 3월말, 깅그리치 의장은 서울을 방문하기 전 “대만은 역사적인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된다”는 발언을 통해 강력한 소신을 피력했다.

10월 2일 박건우 주미한국대사는 워싱턴의 비공식 대만 대변인이던 제이슨 후와 사적으로 만탔다. 대만 출신인 그가 외무장관으로 임명돼 타이베이로 돌아가기 전이었다. 그는 “이번 일을 제게 맡겨주시지요. 하지만 이 문제로 미 의회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대만은 1992년 한국-중국이 수교를 맺을 때 가졌던 반감이 아직 남아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제이슨 후가 돌아간 후 이 사건은 대만이 1999년 자국 내에 방사성 폐기물처리장(방폐장)을 건설하기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일단락됐다. 이후에도 대만과 북한 사이에 수차례 관련 논의가 진행됐으나 성사되지 못하면서 대만 핵폐기물 북한 이전 계획은 사실상 폐기됐다.

[특별취재팀= 최석진, 최정미,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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