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줌인] 서방의 러시아 제재, "러시아-서방 양측을 동시에 파멸로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 경고
[우크라 줌인] 서방의 러시아 제재, "러시아-서방 양측을 동시에 파멸로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 경고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6.07 05:46
  • 수정 2022.06.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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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7개 회원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부분 금지하는데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EU 27개 회원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부분 금지하는데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약 한 달 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전례없는 제재가 가해질 것이며, 그 즉시 러시아 화폐 루블이 돌무더기처럼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루블의 가치는 거의 반이나 떨어져 3월 7일에는 사상 최저가인 미화 1달러당 143루블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화 자산을 동결시키는 등 러시아의 재정을 타겟으로 대대적인 제재를 가한데 따른 것이었다. 

제재가 가해지고 몇 주 뒤, 러시아인들이 은행에서 현금 확보를 가능한 많이 하려고 하고, 수입물가의 급등으로 상품 구매에 애를 먹는 등의 패닉이 뒤따랐다. 4월에는 러시아의 소비자 물가가 17.5% 상승했다. 

그러나 5월들어 러시아 루블화는 1월에 비해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40% 상승했다. 이는 7년만에 최고가이며 2022년 전 세계 통화 중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해외 바이어들에게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가 루블화의 가치를 지탱해 주는 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ITI 캐피탈의 투자전략가 이스칸더 루츠코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루블화를 받쳐주는 요소에 대해, 제재로 인한 원유 가격의 상승, 자본 통제, 달러 수요의 하락과 석유와 가스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 이익으로 인한 외화 유동성, 세 가지를 말했다.

“제재와 자본 통제로 인해 루블화에 대해 인위적이고 고도로 지원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로츠코는 말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최근 루블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한 달만에 세 번째로 금리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은행 시스템은 역사적으로 드문 외화 유동성 과잉을 경험했고 이는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게 됐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 비야체슬라프 미쉬첸코는 러시아 재정 당국이 전쟁 초기 대중과 사업체들의 감정적 반응을 성공적으로 다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격 상승은 감정적 대응으로 발생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구매에 많은 압박을 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이 되면서 상황은 정상으로 되돌아갔다. 공급이 있기 때문이다. 수입 상품에 일부 문제가 있지만 많은 건 아니다. 가격 상승은 경제적인 것보다 대체로 심리적인 면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러시아 에너지 공급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것에 대한 회담을 계속 이어갔고, 푸틴은 "유럽이 제재와 함께 경제적 자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제재를 견뎌내기 위해 지금까지 정확한 묘책을 만들어 왔는데, 서방이 스스로 내린 제재를 견딜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루츠코는 제재가 가해지고 첫 5개월은 러시아 경제에 밀월 같은 분위기지만, 유럽이 원유와 가스에 대해 강력한 결정을 내리면서 러시아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전 세계 원유와 석유 제품 생산의 거의 20%, 가스 생산의 17.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출국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루츠코는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경제를 지탱하는 데 에너지 수출에 의존해 왔다. 에너지는 주요 수입원이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는 정부 예산의 30%를 차지하던 것이 이제는 65%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논의를 해 왔다. 한 달 동안의 협상 끝에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의 90%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최종적으로 끝낸 유럽연합의 6번째 제재 패키지 중 하나이다. 

이는 러시아산 석유가 바다를 통해 유럽연합으로 수입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며, 나머지 10%는 송유관을 통해 들어오는 것으로, 다른 곳에서 석유를 쉽게 들여올 수 없는 헝가리의 반대로 유지되게 됐다. 슬로바키아와 체코 또한 헝가리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루츠코는 지금까지 제재가 원자재 가격에 큰 변동을 일으켜 러시아 정부에 이득이 돼왔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배럴 당 60달러였던 3월 2일까지 석유 가격은 배럴 당 110달러를 넘을 정도로 치솟았다. 그리고 올 1분기 러시아는 580억 달러의 기록적인 흑자를 냈다.  

루츠코는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함과 동시에 같이 망하는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석유 수입자들에게 특히 불행한 일이다. 중국 같은 곳들은 이익을 보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로부터 매우 싼 값에 석유를 사들이고 있다. 이는 OECD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 같은 곳의 소비자들에게 문제가 된다. 이러한 제재의 전체적인 목적은 심리적인 압박을 만들고, 방관하지 않고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러나 확실히 이들은 진짜 제재의 영향, 특히 가장 가난한 국가들이 받을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쉬첸코는 제재로 인해 지금까지 러시아가 유럽연합보다 더 이득을 보고 있다며 “원자재 수요가 매우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 특히 에너지에 있어 러시아를 대체할 수 있는 곳이 없다. 러시아와 서방 간에 긴장이 심해질수록 가스 시장에서 볼 수 있듯이 특정 원자재에서 가격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재, 분쟁, 일부 운송 경로와 항구 차단 등이 있지만, 러시아는 많은 양을 수출한다기보다 돈을 더 벌고 있는 것이며, 이는 달러와 유로에 많은 압박을 주면서, 루블에는 좋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의 석유 수입의 약 36%와 가스 수입의 40% 이상이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것이다. 

미쉬첸코는 러시아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다른 시장들로 수출을 다각화해 왔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다. 2014년 크림 합병으로 제재가 가해지기 전에는 독일이 가장 큰 파트너였다.

그리고 2014년 이전에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식품 수입국이었는데, 지금은 순전히 수출국이 됐다.

지난 3개월 동안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이전의 같은 기간보다 4배 더 많이 사들이면서 러시아의 최고 원유 바이어가 됐다고 한다.

러시아 정부는 지금 석유 수출로 매달 200억 달러의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2022년 시작 이후 50% 상승한 것이다.

“유럽의 바이어들은 똑같은 상황에 처해있다. 이들은 러시아산 원자재를 대체해야 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문제는 러시아가 크고 안정적인 공급자였기 때문에 유럽 시장은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할 것이고, 수 년 동안 공급에 차질을 일으킬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이웃해 있으면서 크고 안정적인 공급자를 여러 곳에 멀리 떨어져 있는 공급자들로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제재는 양쪽에 모두 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미쉬첸코)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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