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성적표 받아든 생보사들...'변액없는' 농협생명, 나홀로 '쑥쑥'
초라한 성적표 받아든 생보사들...'변액없는' 농협생명, 나홀로 '쑥쑥'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11.02 17:05
  • 수정 2022.11.02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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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당기순익 2440억원, 작년 동기比 113.62%↑
특별계정 막혀 취급 변액보험 ‘0’…준비금 부담 無
"보장성 보험 중심 체질개선, 순익 증가에 기여"
[출처=NH농협생명]
[출처=NH농협생명]

NH농협생명의 3분기 호실적을 두고 보험사 관계자들 사이에선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대부분 생보사들이 작년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농협생명 홀로 2배 이상 늘어난 실적을 달성한 것인데, 변액보험을 취급하지 않아 준비금 부담이 없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주요 금융지주사 생보계열사들 중 작년에 비해 순익이 늘어난 곳은 농협생명이 유일하다.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KB금융 계열 생보사들은 푸르덴셜생명이 당기순이익 5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0.3% 떨어졌고, KB생명은 작년에 이어 17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신한라이프도 작년 3분기 928억원에서 0.7% 떨어진 921억원의 당기순익을 냈고 한화생명 역시 880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리며 작년 같은 기간(1030억원) 대비 14.56% 줄었다. DGB생명도 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실적 개선에 성공한 곳은 농협생명이다. 지난달 28일 NH농협금융지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생명의 3분기 당기 순익은 244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142억원) 대비 113.62% 늘었다.

실적개선의 배경은 변액보험이었다. 변액보험은 펀드 등에 투자해 수익률을 배분하는 상품으로, 생보사들의 주력 판매상품 라인 중 하나다. 증시상황이 나빠질 경우에 대비해 일정 규모의 보증준비금을 적립해야 하는데 보증준비금은 책임준비금으로 인정되고 회계상으로도 부채로 인식돼 그만큼 손익에 부정적이다.

올해 들어 증시가 지속적인 부진을 겪으며 준비금 부담이 늘어난 것이 생보사 실적 악화의 주요 배경이다. 금리 또한 크게 상승한 관계로 대부분 투자이익은 늘었지만 준비금 부담이 투자이익 증가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생보사 관계자들은 실적 부진의 배경에 대해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입을 모았다.

농협생명은 교보라이프플래닛과 함께 변액자산이 전혀 없는 생보사다. 과거 농협생명이 출범할 당시 특별계정 운영이 막히면서 시스템 상 변액보험을 운용할 수 없게 됐다. 변액보험은 퇴직연금보험 등과 함께 특별계정으로 분류되는 상품 중 하나다.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한 회사 상품을 25% 이상 팔 수 없도록 하는 규칙(25%룰)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농협생명은 지역단위 농·축협 창구에서 판매하는 경우에 한해 예외를 인정받는 대신 특별계정 운영도 제한받았다. 전국 단위로 수천개의 지점을 보유한 농협이 금융시장으로 진출할 경우 시장지배력이 너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농협생명은 25%룰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단위 농·축협을 통해 자사상품을 판매해왔다. 최근처럼 생보사들이 변액보험 등에서 보증준비금 부담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이런 상황이 오히려 득이 된 셈이다.

저축성보험 위주였던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해 보장성 위주의 체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순익 증가에 기여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자사는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이 전혀 없어 다른 생보사들과 달리 수익 개선이 이뤄질 수 있었다”라며 “보장성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나선 것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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