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vs 내부고발자의 기밀문서 폭로...미국의 방첩법과 정보 기밀화의 모순
[월드 프리즘]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vs 내부고발자의 기밀문서 폭로...미국의 방첩법과 정보 기밀화의 모순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01.15 06:56
  • 수정 2023.01.15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출처=워싱턴DC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출처=워싱턴DC AP=연합뉴스]

미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밀문서 유출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델라웨어 사저에서는 부통령 시절 기밀 문건이 또다시 발견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변호사인 리처드 사우버는 1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저에서 기밀 표시가 돼 있는 5페이지의 추가 문건이 발견돼 즉각 법무부에 넘겼다고 밝혔다.

정치적 반대파들은 국가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맹공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관련, 미국의 국가안보 중심에 있는 방첩법에 대해 가디언이 논평을 내놨다. 방첩법의 적용범위가 너무 포괄적이고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으며, 너무 엄격한 기밀유지 시스템이 미국에 이롭기보다는 오히려 해롭다는 내용이다.

논평은 미국의 기밀화 시스템과 방첩법을 대대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바이든의 자택에서 기밀문서가 발견되고, 트럼프의 기소가 계속 진행되는 가운데, 누구도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많은 양의 기밀문서들을 무단으로 방출해 사택에 보관하고 있었고 심지어 반환하는 것을 거부하고 거짓말까지 했다.

이러한 가운데 바이든 측은, 해당 기밀문서들이 바이든의 사무실에 있었으며, 반환하는 데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바이든이 방첩법을 위반하지 않은 것이 될 수 없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방첩법은 적용범위가 너무나 포괄적이라 아무나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트럼프에게 쉽게 방첩법을 들이댈 수 없다. 

100년이나 된 이 오래된 법은, 실제 간첩 활동에 대해서가 아닌 내부고발자와 언론인들을 기소하는 데 남용돼 왔다.

많은 글로벌 주류 뉴스 매체들이 정부 문서들에 대해 폭로 보도를 한다. 이러한 문서들 중에는 기밀 또는 국가안보 정보로 분류되는 것들도 있다. 유명한 스노든 파일이 그 예이다.

미국의 수정헌법은 언론의 자유에 관한 조항에서 궁극적으로 이러한 언론사들과 독자들을 기소로부터 보호한다.

그러나 이전의 트럼프 행정부와 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정부의 범죄를 폭로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에 대해 예외적으로 방첩법 하에 기소를 추구하고 있고, 이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전례없는 위협이라고 비판을 받고 있다.

너무 포괄적이고 남용될 소지가 있는 이러한 법을 미 법무부가 많은 이들에게 휘두를 수 있는 이유는 미국의 기밀유지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고장났기 때문이라고 논평은 시사했다.

정부의 투명성을 옹호하는 이들에게 미 정부의 기밀화는 지나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기밀유지 시스템을 관리하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그 자리를 떠나고나면, 이 시스템에 대해 비난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수천만 건의 문서들이 기밀로 분류된다. 대다수가 처음부터 ‘기밀’이라고 표시될 이유가 없음에도 이 중 극히 일부가 세상의 빛을 본다고 논평은 꼬집었다. 이런 시스템에 들어가는 돈의 0.5%도 안 되는 돈이 기밀취급 해제에 들어간다고 한다.

또한 이 시스템 덕분에, 미국 정부는 이들이 기소하는 사람들이 정부의 기밀화 결정에 맞설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모든 정보가 극도로 민감한 정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논평은 꼬집었다.

정보를 과도하게 기밀화하는 것은 처벌되지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애초에 기밀화되지 말았어야 될 정보를 언론에 유출하면서 감옥에 간다. 기밀유지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한 노력조차 결국 기밀화된다고 논평은 말했다.

현재의 바이든 기밀문서 유출 논란에 대해 CNN은 “기밀자료들은, 정보원들로부터 입수되는 고도로 민감한 정보에 사용되는 말인 ‘특수비밀정보(Sensitive Compartmented Information, SCI)’로 지정된 특급기밀 파일들을 포함했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백악관에서는 이 문서들이 십여 건도 안 되며, 이 문서들 중 특히 민감하거나 첩보계에서 크게 관심가질 수 있는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대체 문서들이 기밀이라는 것인지 아니라는 것인지, 가디언은 문제를 제기했다. 진짜 기밀문서인지, 아니면 미국 정부는 그냥 모든 것을 기밀화하니까 아무 것도 아닌 것인지, 둘 중 하나라는 것이다.

저널리스트 제레미 스카힐은 고위 정치인들이 기밀문서들을 잘못 다루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내부고발자들이 같은 일을 했을 때 받는 처벌을 이들은 결코 받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많은 공익고발자들이 용감하게 나섰다가 중형에 처해진 사례가 많다. 그런데 미국의 기밀화 시스템은 전현직 대통령들을 올가미에 걸리게 했고, 사람들은 미국의 기밀유지 시스템의 모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prtjam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