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트] '전력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탄소 배출 주범으로 떠오르다
[WIKI 인사이트] '전력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탄소 배출 주범으로 떠오르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1.17 14:43
  • 수정 2023.01.17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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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자율주행·데이터센터 등 데이터 수요 폭증 우려
기지국 운용에 따른 전력 사용 많아 간접 탄소배출↑
통신 3사 RE100 가입 행보… 정부 지원 미흡 지적도
이동통신 3사 5G. [출처=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 5G. [출처=연합뉴스]

미래에 자율주행 등 신기술 보편화로 데이터 폭증이 예견되는 가운데 그만큼 탄소배출량도 늘어나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탄소중립 노력이 중요해졌다. 통신 3사가 RE100(재생에너지 100%) 선언에 동참하고 있지만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힘든 만큼 정부의 정책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씩 성장해 2025년 175제타바이트(ZB)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ZB는 1조1000억 기가바이트에 해당하는 대규모 데이터로, 데이터 폭증을 예견하는 수치로 쓰인다.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원유' 역할을 하는 데이터를 통해 산업 발전과 새로운 가치 창출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는데 원유와 마찬가지로 데이터는 글로벌 탄소 배출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에 민감한 전 세계가 대응해야 하는 자원이 됐다.

우리나라는 2019년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시작할 당시 통신업계에선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 시대에서 데이터 사용량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령 자율주행 시험차는 대당 한 시간에 약 4TB(테라바이트)에 가까운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이는 4GB(기가바이트) 초고화질 영화 5000편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당시 통신요금으로 따져보면 하루에만 8800만원, 한달 27억원에 해당한다.

통신사와 IT 기업들이 뛰어드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도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작년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카카오 계열사 서비스 중단이 빚어졌는데, 2019년~2021년 전국 146개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은 1만1000GWh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데이터센터는 서비스를 위한 서버(대형 컴퓨터) 수만 대가 모여있어 소비 전력이 큰데, 이보다도 열을 낮추기 위한 냉방 전력이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IDC 남구로에서 KT IDC 관리 인력들이 서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출처=KT]
KT IDC 남구로에서 KT IDC 관리 인력들이 서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출처=KT]

통신사의 경우 무선통신 서비스를 위해 네트워크와 단말기를 연결하는 기지국을 보유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 A씨는 "기지국을 통해 음성데이터, 인터넷 데이터 등을 보내는데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전력사용량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전력 수급을 위해 국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이상 구입해야 하는데 전기 판매를 한국전력(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을 통하지 않고 전기 사용자 같은 제3자와 직접구매계약(PPA)을 허용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2021년 10월 시행됐지만, 국내 조달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국내 제도상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를 구입하고 인증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다. 그러면서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비용은 타 국가들에 비해 높다. A씨는 "한전의 화력발전, IDC 때문에 탄소배출량이 많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많이 수급해서 써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 B 씨는 "망 고도화에 따른 전력 사용량 상승이 탄소배출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데, 통신 3사는 지난해 정부에 탄소중립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이 없어 아쉽다"며 "전력을 많이 쓰다 보니 간접 탄소배출이 많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직원이 제주도 해변에서 5G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직원이 제주도 해변에서 5G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출처=LG유플러스]

앞서 통신 3사는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RE100에 가입한 상황이다. SKT는 2020년 10월 SK 계열사들과 함께 우리 기업 최초로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SKT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 ESG 조직을 두면서 기지국이나 서버에서 전력을 적게 쓰며 고효율로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SK그룹 자체가 그룹 차원에서 탄소중립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과도 협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도 지난해 6월 글로벌 RE100에 가입했다. 회사는 2021년 ESG 경영선포와 함께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KT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도입했다. 2030년까지 신재생 공급인증서(REC) 구매, 녹색프리미엄, PPA  등 외부 자원을 활용해 1차적으로 재생전기 대체 40%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RE100 가입에 따라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관련 연구나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RE100이 아닌 한국형 RE100(K-RE100)에 가입을 완료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REC, PPA,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지분투자, 자가발전 등을 통해 전력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일 것"이라며 "2030년까지 약 53%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2050년에는 온실가스 예상배출량 25% 감축과 나머지 75%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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