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줌인] 결정적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 줌인] 결정적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1.20 05:44
  • 수정 2023.01.20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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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온라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온라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정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온라인 연설을 통해 “폭정이 민주주의를 앞서고 있다”며 탱크와 방공 미사일 등 더 강한 무기 지원을 서둘러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자유 세계가 생각하는 시간에 테러 국가는 살인을 자행한다”며 “해외 자본들은 최종적으로는 올바른 결정을 내릴지는 모르지만 러시아에 맞섬에 있어 힘을 보태는 데 너무 주저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19일(현지 시각) 서방의 대 우크라이나 지원과 전쟁의 양상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전문이다.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운명을 가르는 분기점에 도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겨울을 맞아 교착상태로 빠져들 것이라는 예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공세를 만나 빗나가면서 키이우 당국의 저항 의지에 결정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서방의 결행을 더욱 다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어쩌면 러시아가 맹렬한 공세를 새롭게 전개함으로써 전쟁이 분수령에 다다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더 강력한 무기를 보내고 그 사용법을 훈련시킬 수 있는 시간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러는 사이에,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의 9층 아파트에 러시아가 순항미사일 공격을 가함으로써 어린이 6명을 포함해 45명이 사망한 참극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놓고 무엇이 인도주의적인지에 대한 서방의 비판과 정당성의 줄다리기가 유명무실함을 여지없이 드러내 주었다.

이 참극은 근거가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와 푸틴의 전쟁범죄 혐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나아가 이번 공습으로 협상을 통한 전쟁 종식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욱 도드라졌으며, 이는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해 서방 동맹에 새로운 결의와 단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아직 명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최근 키이우의 한 유치원 인근에서 헬리콥터 추락으로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방 동맹국들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탱크와 장갑차를 투입하고 있다. 그리고 푸틴을 더 자극하지 않기 위해 전쟁 초기에는 머뭇거렸던 패트리어트미사일을 보내는 데 몇몇 나라들이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우크라이나는 언제나 더 많은 지원을 바라고 있다. 서방의 선택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이익에 따라 내려질 것이지만, 우크라이나의 곤경과 용기라는 맥락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우크라이나의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카는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붕괴에 직면해 있습니다”라고 심금을 울리는 연설을 함으로써 현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전문가로서는 세계를 향해 가장 적절한 메시지를 던졌다.

헬기 추락 현장 수습하는 우크라 구조대원들 :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이 18일(현지시간) 헬리콥터 추락사고가 발생한 키이우 외곽 브로바리 지역 주택가에서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당국은 국가 비상 서비스 소속 헬기가 유치원 및 주거 건물 주변에 추락해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과 예브헤니 에닌 내무부 1차관을 비롯해 최소 1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헬기 추락 현장 수습하는 우크라 구조대원들 :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이 18일(현지시간) 헬리콥터 추락사고가 발생한 키이우 외곽 브로바리 지역 주택가에서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당국은 국가 비상 서비스 소속 헬기가 유치원 및 주거 건물 주변에 추락해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과 예브헤니 에닌 내무부 1차관을 비롯해 최소 1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전쟁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서방의 행보

서방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엄중하지만 낯선 것은 아니다.

나토(NATO)는 더 정교한 공격 무기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절박한 추가 요청을 어디까지 수용해야 할까? 또, 서방의 무기 지원 확대가 확전으로 이어지기 전에 러시아가 판단하는 레드 라인(red line)은 무엇일까? 어쩌면 이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해 미국과 러시아의 직접 대결로 이어지는 끔찍한 새로운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유럽의 온화한 겨울 날씨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에너지 전쟁을 벌이려던 푸틴의 노력을 무산시키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를 구하려는 서구의 특별한 노력의 정치적 맥락이 얼마나 더 힘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남아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서방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의 놀라운 저항과 러시아군에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 있는 능력이 드러남에 따라 더욱 심각한 난제에 직면해 있다.

서방은 과연 우크라이나가 침략자를 모든 영토에서 격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 또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서방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모스크바에서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혼란을 야기하고, 심지어 푸틴의 권력 기반까지 위태롭게 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크라이나의 최종 승리가 아니라 생존할 정도의 무력을 제공하는 선에서 지원을 제한하고 있는 것인가?

전직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웨슬리 클라크 장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특히 드니프로 공습의 여파로 서방이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 러시아를 격퇴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해야 합니다. 러시아는 공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으며 푸틴은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하고 있고 또 다른 공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10대의 전차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전차 10대가 아니라 300대, 500대가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에 곡사포 몇 대를 더 보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것과 맞물려 미국이 전격 지원하겠다고 밝힌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 시스템.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것과 맞물려 미국이 전격 지원하겠다고 밝힌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 시스템. [사진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관련 외교력 강화

우크라이나 문제는 이번주 대서양 양안에서 벌어지는 이례적 외교 활동의 중심 의제가 되고 있다.

바이든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환담했다. 그리고 미국의 고위급 정부 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또, 미국 합참의장 마크 밀리 장군이 처음으로 폴란드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합참의장을 만나기도 했다.

밀리 장군은 독일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연락 그룹(Ukraine Contact Group)의 차기 회의에 참석해 50개국 대표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지원을 논의한다.

서방 지도자들 모두는 보다 큰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 워싱턴을 방문해서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한 뒤부터 우크라이나의 문제는 서방 지도자들의 충분한 지원 의사가 그들의 수사(修辭)와 부합될지로 모아지고 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굳건히 지지하는 결의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민주적 가치 수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지난 16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지도자는 역사는 우크라이나를 구한 미국의 노력을 기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뤼터 총리는 “저는 개인적으로 당신과 미국의 리더십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라는 말도 했다.

뤼터 총리의 논평은 러시아에 대한 냉전시대의 동맹을 다시 살려내는 데 바이든이 기울인 명백한 역사적 역할을 떠올리게 했다. 나아가 뤼터 총리의 발언은 두 가지 이유로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첫째, 지난 수십 년 이래 가장 핵심적이고 지금까지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미국 외교 정책 노력 중 하나를 입안한 당사자로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바이든의 유산은 워싱턴이 갈등이 종식되지 않는 한 계속 자금을 지원하고 우크라이나군을 무장시키지 않는다면 거의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것은 미국 정책의 냉혹한 논리가, 젤렌스키가 바라는 만큼 충분히 전개되지 않고 모스크바 및 새로운 공화당 하원 다수당과 새로운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더라도, 더 깊은 개입을 지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뤼터 총리의 이해관계 언급은 바이든 부통령 시절의 일부 기밀문서의 발견에 대한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이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보다 심오한 국가안보 문제를 놓고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음을 드러내 주고 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바이든 문서와 관련된 부정적 여론은 이미 누그러진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정서를 바탕으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원조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전쟁의 양상이 진화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도 진화하고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스팅어 미사일에서 재블린, HIMAR 로켓, 브래들리 전차,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에 이르는 궤적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전투 현장 뿐만 아니라 향후 방향성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밝혔다.

국무장관의 발언에 이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전략 커뮤니케이션 조정관인 존 커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무기 등의 지원에 대한 새로운 발표가 “아마도 이번 주말”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도 탱크를 보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업무가 종료될 때까지” 영국은 “전략적 인내를 고수할 것”이라는 사실을 푸틴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동남부를 강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클레벌리 장관은 워싱턴의 ‘전략 및 국제 연구 센터’에서 CNN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여기에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다보스에서 우크라이나 영부인 젤렌스카가 연설한 뒤 “작년에 ​​귀하의 국가는 세계를 감동시켰고 유럽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저는 유럽이 항상 귀하와 함께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독일 숄츠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국주의를 혐오해 온 국가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보내겠다는 중대한 발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베를린을 방문한 후 “나는 숄츠 총리가 결심을 굳혔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독일의 사고방식이 변곡점에 도달했음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우크라이나 지지에 대한 서구의 수사(修辭)는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앞으로 며칠은 군사원조 공약이 일치하는지를 지켜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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