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액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수입은 늘어나 1년째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3년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우리나라 수출은 501억달러, 수입은 554억달러,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는 세계적인 경기 둔화 흐름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은 작년 10월부터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2월의 경우 전년 대비 16.6% 감소해 1월과 비교해 감소 폭이 둔화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2월 수출액은 59억6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2.5%(44억달러) 급감해 거의 반토막 수준이 됐다. IT 제품 등 세트 수요 위축에다 K-반도체의 주력인 메모리 제품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부진 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월 메모리 사업에서 상당한 액수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출은 1월에도 44.5% 감소한 데 이어 월간 기준으로 7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47.1%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석유제품(+12.0%)과 이차전지(+25.1%), 일반기계(+13.0%)도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은 대(對) 중국 수출액이 24.2% 줄어들며 9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졌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으로의 수출도 16.1%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각각 16.2%와 13.2% 증가했다.
2월 수입은 554억달러(73조4000억원)로 작년 동월보다 3.6% 증가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153억달러)이 작년보다 19.7%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원유 수입은 줄었지만, 동절기 에너지 수급에 대비해 가스 수입이 늘었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액은 최근 10년간(2013∼2022년) 2월 에너지 평균 수입액(97억달러)을 56억달러 웃돌았다. 에너지 외 수입은 작년보다 1.5% 줄어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53억달러(7조22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작년 3월부터 12개월째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적자 폭은 역대 최대였던 올해 1월(127억달러)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지만, 올해 들어 두 달만에 작년 무역적자의 38%에 달하는 적자가 쌓이면서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무역적자가 12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지난달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확정한 범정부 수출확대 전략을 이행해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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