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 트럼프가 조지 소로스에게 분풀이를 하는 이유... "마녀사냥 검찰총장 당선 지원했다" 주장
[트럼프 기소] 트럼프가 조지 소로스에게 분풀이를 하는 이유... "마녀사냥 검찰총장 당선 지원했다" 주장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4.02 06:59
  • 수정 2023.04.0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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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 [사진 = 연합뉴스]
조지 소로스 [사진 = 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포르노 배우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로 결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를 급진 좌파 정치 세력들의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는 정치적 박해이며 역사상 가장 고강도의 선거 개입”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부터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짓밟기 위한 마녀사냥을 벌여 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나아가 “민주당은 수십 년간 수없이 사기를 저질러 왔다”며 “조지 소로스가 직접 선택해 선거 자금을 제공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치욕적 존재다. 그는 전례 없이 폭증하는 뉴욕의 범죄를 막는 대신 조 바이든을 위해 더러운 일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투자의 귀재이자 진보 진영의 대표적 기부자 중 한 사람인 조지 소로스를 직접 지목했다.

1일(현지 시각) CNN 등 미국 언론은 흑인인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의 당선에 소로스가 직접 영향을 미쳤는지를 팩트체크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맨해튼 대배심원단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로 한 역사적인 결정을 내린 후, 트럼프와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핵심 공화당원들은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을 공격하면서 진보적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를 소환했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브래그는 “조지 소로스가 직접 뽑고 선거 자금을 지원한 검사”라고 주장했다.

트러프 측의 이 같은 주장을 팩트체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오랫동안 미국 민주당 선거를 후원해온 조지 소로스는 정의로운 방향으로 형사제도 개혁을 지지하는 다양한 자유주의 이념과 그런 성향의 검사들을 후원해왔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반유대주의 음모론 세력들은 유대인 자선운동가인 소로스를 미국과 해외에서 열리는 진보적 행사를 조종하는 배후인물로 지목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소로스는 브래그 검사의 2021년 선거 과정에 직접 공헌한 바가 없으며, 소로스의 대변인인 마이클 버숀은 지난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한 번도 의사소통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보다는 소로스는 브래그 검사와 간접적으로 얽혀있다고 표현하는 편이 올바르다. 소로스는 브래그 검사의 입후보를 지원한 한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활동 위원회'(liberal political action committee)’의 주요 기부자 중 한 명이었다. 다른 나라들과는 상이한 미국의 정치 후원금 제도는 ‘정치활동위원회(PAC : Political Action Committee)’를 중심으로 꾸려진다.

즉, 기업이나 노조가 후보자·정당에 대해 직접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것이 금지된 미국은 기업·노조 등의 이익집단은 PAC를 설립해 후보자와 정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한다. 단, 형식상 모든 기부는 개인기부로 되어 있다. 또 후보자·정당도 각각 지원단체로서 PAC를 설립하고, 자금의 수수도 원칙적으로 이 단체를 통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PAC인 ‘Color of Change PAC’ 대변인은 지난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측이 브래그 검사를 공격하면서 소로스를 소환한 사실에 대해 “반유대주의적”, “반흑인적” 공세이며, ‘Color of Change PAC’에서의 소로스의 역할과 브레그 검사 당선에서의 ‘Color of Change PAC’의 역할에 대한 흑색선전이라고 주장했다.

브래그 검사를 지원한 ‘Color of Change PAC’에 대한 소로스의 기부

브래그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전직 연방 검사이자 전 뉴욕주 법무차장을 역임했다. 그는 2021년 맨해튼 지방 검사 선출을 놓고 치열하게 다툰 민주당 예비선거(primary)에서 수백만 달러를 더 지출한 후보를 상대로 승리한 다음 본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큰 표차로 무찌르고 당선되었다.

브래그 검사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반 존스가 2005년에 공동 창립한 비영리 인권단체인 ‘Color of Change’와 제휴한 정치 활동 위원회(PAC)의 지원을 받았다. 정치자금 지원단체 ‘Color of Change PAC’는 전국의 진보 성향 지방 검사 후보자들을 지원해 왔으며, ‘Color of Change’ 총재이자 PAC 대변인인 라샤드 로빈슨은 지난주 CNN에 브래그 후보를 지원하는 데 50만 달러를 약간 넘게 썼다고 밝혔다.

‘The Color of Change PAC’는, 수년 동안 형사제도 개혁과 진보적인 지방 검사 후보를 적극적으로 옹호해 온 조지 소로스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지원받았다. 소로스는 2021~2022년 ‘The Color of Change PAC’의 최대 기부자였다고 ‘폴리티팩트(PolitiFact)’는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로스 대변인 마이클 버숀은 지난주 CNN에 다음과 같이 밝혔다.

“2016년에서 2022년 사이 조지 소로스 개인과 Democracy PAC(소로스가 정치자금을 기부한 PAC)는 함께 ‘Color of Change PAC’에 약 4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여기에는 2021년 5월의 100만 달러도 포함된다. 이 자금 중 어느 것도 앨빈 브래그 선거 유세에 할당되지 않았다. 더불어 조지 소로스와 앨빈 브래그는 직접 만나거나 전화, 이메일, 줌(Zoom) 등으로 대화한 적이 없다. 둘 사이에는 교류가 없다.”

‘Color of Change PAC’에 대한 이러한 기부 외에도 CNBC는 소로스가 조직한 또 다른 단체인 ‘Open Society Policy Center’가 비영리단체 ‘Color of Change’ 본부에 2021년 7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Open Society’ 측 대변인 토마스 왓슨은 지난주 CNN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자금은 5개년계획에 따른 지원금이며, 인종평등 실현을 위해 흑인 주도 조직을 대상으로 지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표된 2억 2천만 달러 중 일부라고 밝혔다.

왓슨 대변인은 또 이 지원금은 “‘Color of Change’의 사회복지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돈이기 때문에 특정 용도에 할당되지 않았다. 이 자금을 지원할 당시 맺은 지원금 협정은 무엇보다도 ‘Open Society’ 기금을 어떤 당파적·정치적 활동에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폴리티팩트(PolitiFact)’가 지적했듯이 소로스의 아들 조나단 소로스와 조나단의 아내 제니퍼 알란 소로스는 2021년 4월 민주당 예비선거 기간 동안 브래그의 유세에 각각 1만 달러를 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트럼프 측의 공세는 ‘반유대주의적’이며 ‘반흑인적’이라고 주장한 ‘Color of Change’ 총재

‘Color of Change’ 총재이자 PAC 대변인인 라샤드 로빈슨은 조지 소로스가 ‘Color of Change PAC’에 기부했기 때문에 브래그 검사는 소로스의 꼭두각시라는 공격은 “반유대주의적”일 뿐만 아니라 “반흑인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공격은 “흑인은 정의를 위해 싸우는 방법에 대해 의사표현을 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흑인은 무능하기 때문에)” 흑인 주도 PAC가 자체 전략을 내놓을 수 없다는 망상을 전제로 깔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비슨 총채는 ‘Color of Change PAC’가 브래그 검사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을 비웃었다. 그는 ‘Color of Change PAC’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여러 승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주까지 사람들은 우리 ‘Color of Change PAC’의 존재 자체도 몰랐을 겁니다. …… 그런데 갑자기 우리가 혼자서 맨해튼 검사를 뽑아놓은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브래그 검사가 당선되었을 때 나는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로빈슨 총재는 나아가 소로스가 트럼프를 표적으로 삼고 ‘Color of Change PAC’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주장과는 달리 소로스는 “‘Color of Change’가 존재하기 전부터” 수십 년 동안 형사제도 개혁에 참여해 왔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수년 동안 전국의 진보적인 지방 검사 후보를 지원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

로빈슨 총재는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전례 없는 역사적 순간에 맞닥뜨리게 되자 “이제 흑인 NGO 단체가 수사(修辭)의 일부로 등장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과장된 ‘100만 달러’ 기부 주장

트럼프는 지난주 소로스가 브래그의 유세에 100만 달러 이상을 썼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Color of Change PAC’ 측은 소로스가 자신들에게 100만 달러를 기부한 시점인 2021년 5월에 브래그의 입후보를 지원하는 별도 지원 항목에 1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Color of Change PAC’ 측은 브래그 후보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소식을 접한 뒤 이 계획을 중단했다.

이와 관련 ‘Color of Change PAC’ 측은 후보자와 소통하는 과정을 규정하는 ‘정치활동위원회(PAC : Political Action Committee)’의 법적 제한 때문에 당시 이 내용을 철저히 조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로빈슨 총재는 결국 계획했던 액수의 절반 정도를 지출했고, 나머지 소로스의 기부금은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소로스는 우리에게 앨빈 브래그에게 돈을 주라고 기부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Color of Change’에 기부한 겁니다.”

로빈슨 총재는 이렇게 주장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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