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 추가감산에 유가 급등...미, 사우디에 '벙어리 냉가슴'
산유국들 추가감산에 유가 급등...미, 사우디에 '벙어리 냉가슴'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4.04 05:33
  • 수정 2023.04.0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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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시추. 연합뉴스
원유 시추. 연합뉴스

주요 산유국들의 전격적인 추가 감산 조치에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이런 상황에도 미국은 관계 악화를 우려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4.57달러) 치솟은 80.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7%(4.56달러) 오른 84.4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WTI는 지난해 4월12일 이후 거의 1년 만에 하루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3월21일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사우디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UPI=연합뉴스]
사우디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UPI=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의 이번 추가 감산을 결정에 대해 미국은 3일(현지시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를 비판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감산 결정 때 "근시안적"이라면서 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고강도로 규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80년 전략 파트너'로 칭하는 등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밝혔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외교 관계 재검토 방침도 통상적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과 맞물려 미국의 대(對)사우디 정책 변화가 주목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과 관련,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감산이 바람직하다(advisable)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그동안)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해와 비교할 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국제 유가는 지난 한달 간 배럴당 80달러 정도였는데 작년 같은 시기에는 배럴당 110~120달러에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럴(생산량)이 아니라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그동안 했던 것처럼 미국 소비자들을 위해 유가를 낮추고 석유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에 우리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에너지 시장이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를 낮추도록 하기 위해 생산자 및 소비자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OPEC 플러스의 이번 결정이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보충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추측을 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감산 결정을 사전에 통보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미리 통지(heads up)를 받았다"고 답했다.

앞서 OPEC 플러스는 전날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을 자발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만 배럴씩 줄일 예정이다.

OPEC 플러스가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한 데 이어 추가로 대규모 감산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감산 결정에 대해서는 "근시안적 결정",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왕따' 공약을 뒤집고 지난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전격 방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됐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주먹 인사'까지 했는데도 사우디아라비아가 당시 사실상 뒤통수를 치자 발끈한 것이다.

여기에는 OPEC 플러스 감산 결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사실상 도왔다는 판단도 반영돼 있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백악관의 이번 반응은 이전에 비해서 대응 수위가 상당히 낮은 것이다.

이와 관련, 커비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80년간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전략적인 파트너"라면서 "우리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에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략적 파트너십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계속 협력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다"면서 예멘 휴전, 이스라엘 문제,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의 사례를 거론했다.

백악관은 나아가 지난해 10월 OPEC 플러스 감산 결정 때 밝혔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재검토 문제도 통상적인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 "외교 정책 목표와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는지 지속해 살펴보지 않는 양자 관계는 없다"면서 "우리는 전 세계에서 이런 일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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