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최초의 중국산 대형 여객기, 중국의 새로운 외교 수단되나?
[월드 프리즘] 최초의 중국산 대형 여객기, 중국의 새로운 외교 수단되나?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06.16 05:37
  • 수정 2023.06.16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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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홍차이 공항에 대기 중인 첫 중국산 대형 여객기 C919. [AFP=연합뉴스]
상하이 홍차이 공항에 대기 중인 첫 중국산 대형 여객기 C919. [AFP=연합뉴스]

최근 중국이 최초로 자체 제작한 대형 여객 항공기 COMAC C919가 운항을 개시했다. 첫 운항은 차이나이스턴에어라인 MU9191기가 상하이 홍차오 국제공항에서 이륙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의 보잉737과 유럽의 에어버스 A320에 맞먹는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자랑하고 있는 이 자체 제작 여객기는 중국 내수 시장과 아시아 시장에 공급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초의 중국산 대형 여객기 비행은 중국의 항공기술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었지만, 미국제 부품들을 사용했다는 것과 설계에 있어 지적재산을 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논쟁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C919는 중국의 최신 외교 도구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는 과거 더글라스 DC-3 기종이 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항공 외교에 혁신을 일으킨 것과 비슷하다고 매체 CNA는 보도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국제 항공정치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되고 있는 DC-3는 최초의 상용 여객전용기 중 하나였다.

당시에는 편안한 좌석과 함께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것 등을 자랑하면서 화물 운송에 의존하지 않고 여객 사업으로만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해줬다는 데에 의미가 있었다.

DC-3를 미국의 외교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도구로 본 루스벨트는 DC-3 여객기들과 함께 해외순방을 하면서 미국 항공기술을 자랑했다. 

또한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들에 DC-3를 선물하기도 했는데, 1945년 2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 아지즈 왕을 만나고 이 기종을 선물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로부터 6년 뒤, 미국과 사우디는 1951년 상호방위협력조약을 체결한다. DC-3는 또한 사우디에 최초의 국적기를 탄생시켰다.

이처럼 중국의 C919도 시진핑 주석의 외교정책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이 강력한 항공 세력 정치 판으로 들어가기 위한 상징적 가치가 있는 C919를 지렛대로 시진핑이 외교관계와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할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는 중국의 지역 항공사들만이 국내 단거리 비행을 위해 C919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중국의 기술 성취와 국제적 위상의 상징으로 자랑하기 위해서는 중국 밖으로의 비행이 필요하다. 

국영 항공사들이 주주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민간 항공사보다 정부 정책에 더 가깝게 협력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으며, 시진핑이 다음 10년 외교를 위해 두 잠재적 C919 고객 그룹들을 타겟으로 한다면 C919는 정당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CNA는 말했다.

먼저 첫번째 그룹은 러시아, 이란, 북한 같은 총체적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의 동맹국가들이다. 

러시아의 항공 분야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비행금지, 항공기 압류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란의 상업용 항공기 분야는 열악한 인프라와 투자 등으로 수 년 째 고전을 하고 있다.

국제 제재로 새 항공기는 커녕 항공기 부품을 사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게 됐다. 북한 역시 마찬가지로 2018년 김정은이 트럼프를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에 갈 때 에어차이나의 미국산 보잉 747기를 빌려야 했다.   

따라서 중국의 C919 제공이 러시아, 이란, 북한의 항공 분야에 숨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NA가 예측하고 있는 두번째 그룹은 국제무대에서 부상하고 있는 신흥국들이다. 

인도네시아 항공 트랜스누사는 이미 중국 COMAC의 더 작은 기종 ARJ21를 구매하며 중국산 항공기에 관심을 보여왔다. 국적 항공사인 가루다를 포함한 다른 인도네시아 항공사들 또한 중국 항공기술에 투자하려는 뜻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는 인도 등의 신흥 강국들이 서방 항공기에서 아시아산 항공기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CNA는 전했다.

이미 중국의 철도 인프라를 수용한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의 아프리카 국가들도 항공 분야까지 중국에 의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C919가 보잉과 에어버스, 두 강자가 지배하고 있는 체제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고 CNA는 시사했다.

심지어 보잉과 에어버스 다음으로는 두 최대 상업용 여객기 제조사인 브라질의 엠브레어와 캐나다의 봄바디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과거 루스벨트의 DC-3를 이용한 외교전략을 따라하기 위해 시진핑은 세계 지도자들과 항공사로부터 C919에 대한 신뢰를 얻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하는 것과 함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중 경쟁구도에 앞으로 항공외교라는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CNA는 시사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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