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INSIDE] 민주당, 노인 폄하 구설이 왜 이렇게 많은가?
[WIKI INSIDE] 민주당, 노인 폄하 구설이 왜 이렇게 많은가?
  • 허찬영 기자
  • 승인 2023.08.04 10:49
  • 수정 2023.08.05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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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최근 노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 빚어...지난 3일 끝내 사과해
정동영, 유시민, 김용민, 설훈, 문재인 등 민주당 정치인들의 노인 비하 발언 매번 이어져
김 혁신위원장이 젊은 층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이 같은 발언한 것으로 추측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한 시선 돌리기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와
김기현 국힘 대표 "민주당의 노인 비하 DNA는 못 고친다"고 지적해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3일 여의도 당사 앞에서 '노인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출처=연합]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3일 여의도 당사 앞에서 '노인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출처=연합]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최근 노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가운데 과거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했던 노인 비하 발언들이 다시 한번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혁신위 청년 좌담회에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냐"며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김 위원장은 3일 여의도 당사 앞에서 "어르신들 마음을 상하게 한 데 대해서 정중히 사과한다"며 "어르신들의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새겨듣겠다”고 사과했다.

이어 대한노인회에도 방문해 김호일 회장과 최창환 부회장 등을 만나 “마음 상하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노여움을 푸셨으면 좋겠다”며 “노인분들 마음을 아프게 한 점 정말 죄송하고 사죄드린다고 앞으로 이렇게 가벼운 언행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출처=연합]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출처=연합]

▲민주당 노인 비하 발언의 역사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은 총선을 앞둔 2004년 3월, 젊은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 유도를 위해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정 의장은 당시 "미래는 20, 30대들의 무대"라며 "60, 70대는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 수장이던 정 의장의 해당 발언으로 노년층 민심이 보수 진영의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으로 쏠리면서 총선에서 참패가 예상되던 한나라당은 총 121석의 의석을 확보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같은 해 11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한 강연에서 "50대에 접어들게 되면 죽어 나가는 뇌세포가 새로 생기는 뇌세포보다 많아 사람이 멍청해진다"며 "60세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지 말고 65세가 넘으면 때려죽여도 책임 있는 자리에 가지 말자"고 말했다.

제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에는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가 과거 “시청역 계단을 하나로 만들고 엘리베이터 다 없애면 (노인들은) 엄두가 나질 않아서 시청을 오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해당 발언으로 김 후보는 사과문을 남기는 등의 수습에 나섰지만 끝내 낙선했다.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4년 10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한국관광공사 윤종승(자니윤) 상임감사에게 “인간은 연세가 많으면 활동과 판단력이 떨어진다"며 "누가 봐도 79세면 쉬어야 하는데 왜 일을 하려고 하느냐. 정년이라는 제도는 왜 뒀겠냐"고 말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5년 노인 비하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5월 5·18 민주화 묘지 방문한 문 전 대통령의 모습. [출처=연합]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5년 노인 비하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5월 5·18 민주화 묘지 방문한 문 전 대통령의 모습. [출처=연합]

문재인 전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있던 2015년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노인 세대는 박근혜 정권을 지지한다"며 "젊은 세대가 나서야 한다"고 말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밖에도 표창원 전 의원의 '모든 공직 65세 정년 도입', 최강욱 의원의 '노년층의 맹목적인 지지 염려', 윤호중 의원의 '일흔이 넘으셔서 새로운 걸 배우시기는 좀 그렇다', 양이원영 의원의 노인 폄하 발언 동조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의 노인 비하 발언이 꾸준히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계산된 정치적 전략이었나?

민주당 인사들의 망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은 계산된 정치적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총선을 200여 일 앞두고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이에 김 혁신위원장은 젊은 층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양이 의원이 김 혁신위원장의 발언에 힘을 실은 것도 같은 대목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해석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김 혁신위원장의 늦은 사과가 있다. 발언 후 총 4일간 여론을 살피던 김 혁신위원장은 논란이 점점 거세지자 지난 3일 당사 앞에서 공식 사과하고 같은 날 당 지도부와 함께 대한노인회를 찾아 또 한 번 사과했다. 젊은 층의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계산된 고도의 세대 간 갈라치기 전략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나흘 만에 인정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처=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처=연합]

일각에서는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을 잠재우기 위한 시선 돌리기 전략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도 당 차원에서 김 혁신위원장에 대한 징계 등이 없었으며 이 대표는 이 사태를 둑 묵묵부답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당 내부에서도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과연 우리 당을 혁신하러, 도와주러 오신 분이 맞나"며 "김 혁신위원장의 발언에 정말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도 한 라디오에서 "말할 때도 조심스럽게 전후 상황을 생각하면서 신중하게 얘기해야 하는데 자꾸 '왜곡됐다, 갈라치기 한다'고 상대를 탓하거나 언론을 탓하는 건 아주 안 좋은 습관"이라며 "그런 인식과 자세를 갖고 혁신의 역할에 앞장설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일 "민주당의 노인 비하 DNA는 못 고친다"며 "'침묵이 금'이라고 여기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방의 작은 티끌에도 징계, 파면, 윤리위 회부, 탄핵을 부르짖던 그 호기로움은 어디로 사라졌느냐"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허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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