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고 신선한 가을 처서(23일)를 맞았다. 찜통더위가 가시자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다. 잇따라 인력을 감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약업계가 뒤숭숭하다. 중견 제약사 유유제약이 인력감축에 본격 착수했다. 영업조직 의원사업부를 올해 말까지만 운영하고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의원사업부에는 70여 명의 영업사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약국사업부는 지난 7월 폐지했다.
의원사업부와 약국사업부를 폐지하고 종합병원사업부만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사업부 폐지에 따른 공백은 영업대행(CSO)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유유제약은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혁신경영 체제 전환 안내’ 글을 전 임직원에게 보냈다. 사측은 “회사 방향을 혁신 경영체제로 전환해 위기를 이겨내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인력감축에 모두 96억 원을 지출했다. 업계는 대략 2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한 핵심 관계자는 <위키리크스한국>과 통화에서 “일동제약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인력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 숫자는 대략 200여 명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종합하면 96억 원의 퇴직위로금으로 모두 200여 명의 직원이 일동제약을 떠났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일동제약은 구체적인 희망퇴직 인원이나 위로금 액수는 집계되지 않았다며 퇴직 일자도 각기 다르고, 인적개편 외 품목 정리나 재고 운영, 조직 개편 등의 경영쇄신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일동제약의 인력감축은 무리한 연구개발(R&D) 투자 여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1년 555억 원, 2022년 735억 원의 영업익 손실을 기록한 일동제약은 최근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 차원에서 ‘R&D 전담’ 자회사를 설립했다. 경영 리스크 예방 차원에서 자사의 연구개발 부문을 떼어 내 R&D 전담 자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당분간 ‘성장통’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모든 의약품 근본은 사람이다’라는 업계의 격언이 있다. 오랜 기간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지금의 제약산업을 키운 것은 사람이라는 말일 것이다. 경영이 어렵든, R&D로 인한 성장통을 겪든, 그래도 사람이 먼저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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