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권고에 따라 산책을 나갔던 한 노르웨이 남성이 서기 500년경의 희귀한 메달이 숨겨진 은닉처를 발견했다고, 10일(현지 시각) 일간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노르웨이 리네주이 섬에사는 얼렌드 보어(51)는 운동을 하라는 의사의 조언을 듣고,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금속탐지기로 땅바닥을 탐지하며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그는 어느 날 금속탐지기가 반응을 보인 뒤 땅속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처음에는 그 색깔과 모양 때문에 초콜릿 동전(황금색 포장지로 싼 금화 모양의 초콜릿)인 줄 알았다.

하지만 보어가 발견한 것은 9개의 금메달과 10개의 금 진주, 그리고 3개의 금반지가 숨겨져 있던, 6세기경의 귀중품 은닉처였는데, 고고학자들은 이 발견이 ‘역사적 사건’에 해당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발견품에 포함된 10개의 화려한 금 진주는 여성의 목걸이에 사용된 것으로, 이를 보아 이 은닉처는 상류층이 귀중품을 보관했던 장소로 추정된다.

“처음에는 초콜릿 동전이나 ‘캐리비안 해적과 마법 다이아몬드’에 나오는 동전인 줄 알았습니다.” 

보어는 영화에 등장하는 해적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현실 같지가 않았습니다.”

이번 발견으로 보어는 어린 시절부터 희망하던 고고학자로서의 꿈을 실현하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금속탐지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그는 운동을 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듣고 지난 8월 탐지기를 처음 구입했던 것이다.

보어는 최근 이 탐지기를 들고 산이 많은 섬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탐지를 끝내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언덕 지형에서 탐지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전문적인 고고학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르웨이에서 이뤄진 역사적인 금 발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금이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스타방에르대학교 고고학 박물관 관장인 올레 마센은 이렇게 평가했다.

한편, 노르웨이 법에 따르면 보어는 이번에 발견한 보물들의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노르웨이 법에 따르면 1537년 이전의 모든 유적과 1650년 이전 동전들은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된다.

다만, 보어나 발견 장소 토지 소유자에게는 일정액의 금전적 보상이 지급되지만, 그 액수가 얼마일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스타방에르 박물관의 여러 전문가들은 보어가 발견한 금 장신구들을 자세히 검사했다.

박물관의 부교수인 호콘 라이어슨은 ‘브락테아테(Bracteate)’라 불리는 금 펜던트(납작하고 얇은 단면 금메달)가 유럽에서 광범위한 인구 이동이 발생했던, 노르웨이의 이주 기간인 서기 400년에서 서기 55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어슨 교수는 펜던트와 금진주가 숙련된 장인이 사회 지배층을 위해 만든 “매우 화려한 목걸이”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 장소와 이전의 비슷한 사례의 발견에서 알아낸 사실을 고려할 때 이들은 아마도 은닉 귀중품이거나 신에게 바친 제물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는 “노르웨이에서는 19세기 이래 이런 발견은 없었고, 스칸디나비아 전체를 살펴보아도 매우 이례적인 발견”이라고 덧붙이며 이렇게 주장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스타방에르 박물관 연구자이면서 고대 펜던트 전문가이기도 한 지그문트 오헬 박사는 현재까지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에서 약 1,000개의 황금 메달이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토된 황금 메달에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말의 종류를 묘사한 특이한 디자인도 있습니다. 오헬 박사는 일반적으로 이런 펜던트의 상징은 전쟁의 신인 오딘(Odin)이 그의 아들 의 병든 말을 치료하는 장면을 묘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네주이 섬에서 발견된 펜던트에 묘사된 말은 혀가 늘어져 있고, “구부정한 자세와 뒤틀린 다리로 보아 부상을 입었음을 짐작케한다”라고 말했다.

“말 상징은 질병과 고통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치유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도 상징합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스타방에르 고고학 박물관 측은 이 발견물을 대중에 전시할 계획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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