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줌인] 하마스는 이번 공격에 사용된 다량의 무기를 어떻게 조달한 것일까?
[이스라엘 줌인] 하마스는 이번 공격에 사용된 다량의 무기를 어떻게 조달한 것일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0.14 04:27
  • 수정 2023.10.14 0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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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인들이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무기들을 손으로 가르키고 있다. 원안dms 북한제 F-7 로켓으로 추정되는 무기 [사진 = ATI]
이스라엘 군인들이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무기들을 손으로 가르키고 있다. 원안dms 북한제 F-7 로켓으로 추정되는 무기 [사진 = ATI]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는 수천 발의 로켓과 미사일, 드론에 의한 폭탄 투하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소형 무기와 탄약이 동원됐다.

CNN은 국경이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막혀 있고, 나머지 한 면은 지중해에 접해있는, 약 360제곱킬로미터 면적의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하마스가 어떻게 이런 대규모 무력을 동원할 수 있었는지 분석했다.

가자지구는 인구밀도는 높고, 자원은 거의 없는 궁핍한 지역이다.

여기에 하마스가 이 지역의 통제권을 장악하면서부터는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물 샐 틈 없는 감시망을 거두지 않으면서 거의 17년 동안 세계의 나머지 지역과 완전히 단절되어 왔으며, 이런 상황은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이스라엘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가자지구에 대한 공중 및 해상 봉쇄를 포함해 광범위한 감시를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의문이 자연히 생길 수 밖에 없다. 즉, 하마스는 이스라엘에서 1,2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천 명의 부상자를 낸, 미리 조율된 군사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무기를 어떻게 동원했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 대답으로 하마스의 기지(機智)와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임기응변 능력, 불굴의 의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외부 후원자를 거론하고 있다.

이란

CIA가 매년 발간하는 ‘월드 팩트북(World Factbook)’에 따르면 “하마스는 밀수나 현지 조달을 통해 무기를 획득하고 이란으로부터 일부 군사 지원”을 받는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지난 주말 기습 공격에서 아직까지 이란의 직접적인 개입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란 이슬람공화국(Islamic Republic of Iran)’이 오랫동안 하마스의 주요 군사 후원자 역할을 하면서 국경을 넘는 비밀 터널이나 지중해 봉쇄를 우회하는 보트를 통해 가자지구로 무기를 밀반입해 왔다고 말한다.

워싱턴에 있는 ‘중동 연구소(MEI)’의 국방 및 안보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이자 이사인 빌랄 사브는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정기적으로 터널을 찾아내 파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의 터널 인프라는 여전히 규모가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의 하마스는 터널을 통해 이란으로부터 밀수입된 무기를 확보합니다. 여기에는 종종 장거리 타격 무기들이 포함됩니다.”

‘전략 및 국제 연구 센터(CSIS)’의 초국가적 위협 프로젝트 선임 연구원인 다니엘 바이맨은 이렇게 분석했다.

그리고 MEI의 선임 연구원인 찰스 리스터는 “이란은 또한 가자지구에서 조립할 수 있는 첨단 탄도미사일 부품들을 바다를 통해 하마스에게 공급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이에 그치지 않고 무기 제조를 가르치는 멘토 역할도 했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CSIS의 바이맨은 “이란은 또한 하마스가 자체적으로 무기를 제조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하마스 고위 관리는 일요일 <러시아 투데이>의 아랍어 뉴스 채널인 ‘RTArabic’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의 무기 제조와 관련해 자세히 설명했다.

“우리는 사거리 250km, 160km, 80km, 10km 로켓 등 모든 것을 만드는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박격포와 포탄 공장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칼라시니코프(소총)와 탄약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러시아의 허가를 받아 탄약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자지구에 이런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하마스의 외교 책임자인 알리 바라카는 이렇게 말한 것으로 인용되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재활용

MEI의 리스터 연구원은, 더 큰 규모의 무기는 이란 최고 지도자의 직접 명령을 받는 이란군의 한 축인 ‘이슬람 혁명 수비대’가 거의 20년 동안 하마스 엔지니어들에게 무기 제조 훈련을 제공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간 더 향상된 무기 시스템에 접근함으로써 하마스 엔지니어들은 자체 생산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테헤란은 하마스의 무기 제조 능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하마스의 로켓과 미사일 엔지니어들은 이란이 관리하는 이 지역 네트워크의 일부이기 때문에 지역 전역에 걸쳐 이란의 대리군을 현대화하기 위해 이란에서 빈번한 훈련과 교류가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마스가 자체적으로 구비하는 무기의 원자재를 조달하는 방식은 하마스의 독창성과 지략을 보여준다.

가자지구에는 무기 생산이 가능한 중공업이 하나도 없다. CIA의 ‘팩트북’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주요 산업은 섬유, 식품 가공, 가구업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요 수입품 중에는 고철이 있는데, 이는 가자지구 지하의 터널 네트워크에서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재로 활용될 수 있다.

그리고 2021년 이 문제와 관련에 ‘근동 정책의 Fikra 포럼을 위한 워싱턴 연구소’에 글을 기고한 아흐메드 후아드 알카티브에 따르면 이러한 금속들의 상당수는 과거 가자지구에서 있었던 격렬한 전투의 산물들이라고 한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기반 시설이 파괴되면서 판금과 금속 파이프, 철근, 전기 배선 등 잔해들이 하마스의 무기 제조에 활용돼 로켓 튜브나 기타 폭발 장치로 둔갑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알카티브는 또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불발탄 등을 활용해 폭탄을 제조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IDF(이스라엘군)의 군사 작전은 가자지구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통제되는 물질을 하마스에게 간접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기고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물론 이 모든 일들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렇게 짧은 기간에 지난 7일 공격에서처럼 많은 무기를 발사했다는 것은 하마스가 장기적으로 밀수와 제조를 통해 무기를 비축해왔음에 틀림없다고, 미 공군 중동 문제 분석가이자 박사과정 연구자인 아론 필킹톤은 주장했다.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하마스의 외교 책임자 바라카는 하마스가 지난 주말 공격을 2년 동안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언론 보도에서 하마스의 동맹들이 “무기와 돈으로 우리를 지원하는데, 누구보다 이란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만 말하면서 공격 계획에 외부 세력이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이번 하마스의 공습 규모와 범위는 이스라엘 및 기타 국가 정보기관들의 의표를 찌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킹톤 연구원은 “많은 양의 로켓을 발사하는 일이 실제로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정말 놀라운 점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 정보국 등의 감시망을 피하면서 수천 발의 로켓을 비축, 이동, 설치, 발사할 수 있었다는 데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란 없이 어떻게 이 일을 할 수 있었는지 정말 의아합니다.” (필킹톤 연구원)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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