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키친 가맹점 계약·관리에 훌랄라 직원들 '대거 동원'
훌랄라 측 "다른 별도 법인, 업무 위탁 체결해 직원 파견"
위탁 계약서 등 요청하자 "회사 기밀이라 못 준다" 반박
주식회사 훌랄라(현 에이치푸드빌) 김병갑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추정되는 김병학 대표의 국민키친이 1500만 원 이상의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토교통부 '전문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국민키친 직원들은 자사를 '훌랄라 계열사'라고 밝히며 소개했으나, 취재가 시작되자 "별도의 법인이고 MOU를 체결했을 뿐 계열사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어 공정위 부당지원 위반 내역에 해당되는 대목이 아닌지 의심스럽단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민키친이 운영중인 샐러드 프랜차이즈 '그린스미스' 전 가맹점주 및 가맹점주 계약자 등에 따르면, 회사는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당시 계약서에 인테리어·집기·마케팅 비용 등을 분할 기재 또는 설명하지 않고 '계약 총액'만 고지했다. 실제로 A씨가 제공한 '그린스미스&샌드베이 계약서'에 따르면 계약 총액에 6490만 원만 기재돼 있을 뿐 인테리어 비용이나 마케팅, 집기비용 등은 기재돼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국민키친이 외식산업프랜차이즈 체인 사업에 인테리어 분야까지 영위하고 있으나 전문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500만 원 이상의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체결하려면 해당 면허 등록을 실시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제 95조의2 제1호에 따라 징역 5년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국민키친 측에 이같은 내용을 문의하자 훌랄라(현 에이치푸드빌) 측 관계자는 "국민키친 인테리어 계약금이 1500만 원을 넘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신고를 안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고시된 국민키친 가맹본부 일반현황에는 국민키친 가맹 인테리어 비용이 1평당 198만 원으로 적시돼있다. 국민키친이 운영중인 일부 그린스미스 매장은 15평이 넘는 곳도 있는 만큼 1500만 원의 인테리어 계약금 초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16평 가량의 그린스미스 매장을 운영중인 한 지점장은 "우리 매장은 15평이 넘는다"라면서 "생각해보니 계약 당시 인테리어 비용과 집기, 마케팅 비용을 별도로 적지 않고 총 계약금만 지급해서 인테리어 비용만 정확히 얼마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예비 지점장은 "인테리어를 맡겼더니 추가 요금 700만 원을 요구해서 지급했다. 공사 완료 후엔 누수 등의 하자가 발생했는데 본사 측은 '빨리 개장하라'고만 이야기할 뿐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국민키친이 자사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점주와 계약하는데 훌랄라(현 에이치푸드빌) 직원들이 계약 준비부터 마케팅, 메뉴 교육 등까지 모든 것을 대신 처리해주고 있는 점도 의아하다. 최초 국민키친 직원은 '왜 훌랄라 직원들이 국민키친 브랜드 계약 및 교육을 실시해주느냐'는 질문에 "계열사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국민키친 관계자들은 "우린 지원부서라서 정확한 내용은 모른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심지어 훌랄라 측 관계자는 "국민키친은 완전 별도의 법인이고 관계가 없다. 다만 훌랄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해서 지원해주고 있는 것이다. 만약 국민키친의 위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협력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기업은 조사해봐야 알겠으나 부당지원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면서 "사업자가 부당하게 계열회사 등에게 과다한 경제상 이익이 되도록 자금이나 자산 등을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부당지원행위'라고 한다. 부당행위가 이뤄지면 부실 계열회사가 존속하게 되고 결국 기업집단 내 동반부실을 초래할 수 있어 규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키친 대표이사는 김병학이다. 감사에는 최수인(71년생), 사내이사엔 김진영(97년생), 김진주(99년생)등이 등재돼있다. 회사는 초밥대첩·국민키친·조선닭발·달인의곱창·천년밀·명랑축산·그린스미스·공룡답상·더죽·뼈대집·와따·쭈사마·꿀꿀청춘·깐깐식당·낭만닭꼬치·낭만스시·닭슐랭·도쿄부르스·더생·돈까스민족·맘스쿡·미스터마라·바다본·부자닭·블링블링·순대장·육회한왕·코끼리정·킹스더킹·투탑·한양성·홍마산·샌드베이·숯불민족·쓰리랑·에그존·포탑로제떡볶기 등 총 38개의 브랜드를 운영중이다. 국민키친 직원수는 지난해 기준 총 15명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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