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석유산업의 두 얼굴...유엔기후협약 COP에 적극적인 화석연료 기업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정부들
[월드 프리즘] 석유산업의 두 얼굴...유엔기후협약 COP에 적극적인 화석연료 기업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정부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12.02 06:39
  • 수정 2023.12.02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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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기후변화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석탄 화력 발전소 [출처=연합뉴스]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기후변화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석탄 화력 발전소 [출처=연합뉴스]

지구 상에서 가장 환경 오염에 기여하고 있는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의 대표단이 약 20년 동안 유엔 기후회의에 최소 7,200회 참석한 것이 시민 단체의 조사에 의해 밝혀졌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영 석유기업 애드녹(ADNOC, Abu Dhabi National Oil Company)의 대표인 술탄 아메르 알 자베르가 유엔 기후변화협약 COP28의 의장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 연합인 킥 빅 폴루터스 아웃(KBPO, Kick Big Polluters Out)이 관련 조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KBPO는 참석자들과 관련한 데이터가 글로벌 탄소 배출에 가장 책임이 있는 국가들의 조직들이 어떻게 기후회담을 장악하고 기후 행동에 영향을 가하려고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BPO 관계자는 “2003년 COP9 이후 화석연료 기업들의 직원들이 최소 945회 협의에 참석했다. 석유 대기업 빅5인 엑슨모빌, 셰브론, 셸, BP, 토탈에너지스의 직원들은 최소 267회 참석 승인을 받았다. 세계 최대 화석연료 오염 기업들을 대표하는 무역협회의 대표들은 COP에 최소 6,581회 참석했다. 이들은 COP 참석을 화석연료 이익을 위한 로비에 이용했다”라고 성명을 통해 말했다.

유엔 기후회의에 가는 모든 이들은 참석 승인을 받은 정부 단체나 승인받은 기관들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 기관들 중 많은 곳들이 화석연료와 관련있는 곳들이다. 그러나 화석연료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이 행사에 참석하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실제 수치는 데이터보다 더 많을 것으로 KBPO는 추정하고 있다.

화석연료 기업들의 과도한 영향력을 확인하기 위해 유엔은 올 초 연례 기후회의에 참석하는 이들에 대해 소속을 공개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유엔에 따르면, 화석연료인 석탄, 석유, 가스는 현재 기후 변화의 최대 요인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에 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2023 생산 격차 보고서(The 2023 Production Gap Report)를 통해 정부들이 여전히, 기후 재앙을 피하기 위해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로 제한하는 화석연료 생산 상한선의 두 배 이상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주 공개된 2023 탄소 배출 격차 보고서(The Emissions Gap Report 2023)는 정부들이 더 적극적인 목표에 합의하고 이를 위해 시행하지 않으면 지구가 거의 섭씨 3도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PT(Energy Policy Tracker, 에너지 정책 추적자) 웹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보조금, 국영기업에의 투자, 대출 등의 형태의 화석연료에 대한 공공 재정 지원이 역사상 가장 많은 1조 7천억 달러를 돌파했다.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하는 노력을 강화하기로 2021년 글래스고 기후협약에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국가들과 기업들은 이들이 정교한 기술을 이용해 탄소 배출을 잡고 있기 때문에 계속 석유와 가스를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이 말하는 기술이 비용이 높고 입증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KBPO에 따르면, 엑슨모빌과 셰브론, BP가 회원으로 있는 IETA(The International Emissions Trading Association, 국제 탄소배출권거래협회)는 2003년 이후 최소 2,769회 기후회의 참석 승인을 얻었다. 또한 최근 수 년 동안 대형 에너지 회사 셸이 기후회의에 가장 많은 직원들을 보냈고 유엔으로부터 최소 115회 참석 승인을 받았다.

KBPO는 “위험을 인식하면서도 더 많은 화석연료 생산을 부추기기 위한 로비 및 그린워싱으로 고소된 이탈리아 대형 에너지 회사 에니(Eni)의 대표들은 COP에 최소 104회 참석했고,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68회, BP는 56회, 셰브론은 45회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COP 참석한 화석연료 무역 단체 톱 20개가 모두 글로벌 노스에 본사가 있다. KBPO는 “이는 글로벌 탄소 배출에 가장 책임있는 국가들의 기관들이 어떻게 기후회의를 장악하며 기후 위기를 가장 적게 유발하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게 가장 큰 직격탄을 주는 기후 행동 과정에 영향을 끼치려고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에콰도르 인권 운동가 파블로 파하르도는 “이 조사는 온실가스 배출을 절감하기 위한 글로벌 정책을 시행하는 데 책임있는 기구가 지구를 가장 파괴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에 지배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 준다. COP는 오염 유발 기업들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 지구 몰락에 책임이 있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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