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무뚝뚝함으로 세계적 정평 스웨덴인....“인사 좀 하고 삽시다” 룰레오시의 캠페인 화제
[월드 프리즘] 무뚝뚝함으로 세계적 정평 스웨덴인....“인사 좀 하고 삽시다” 룰레오시의 캠페인 화제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2.07 05:14
  • 수정 2023.12.07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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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식 무뚝뚝함과 따듯함이 함께 배어있는 영화 ’오베라는 남자‘의 한 장면 [사진 = ATI]
스웨덴식 무뚝뚝함과 따듯함이 함께 배어있는 영화 ’오베라는 남자‘의 한 장면 [사진 = ATI]

스웨덴 사람들의 무뚝뚝함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부분의 스웨덴 사람들은 대화는 실용적이고 의미 있는 정보를 교환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잡담은 쓸모가 없다고 여긴다. CNN방송은 6일(현지 시각) 여행 코너에서 스웨덴 사람들의 무뚝뚝함, 실용주의와 그 원인 및 역사적 배경에 대해 보도했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낯선 사람과는 가볍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습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깊은 우정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스웨덴 사람들에게 이런 관습은 통하지 않는다.

스웨덴에서 잡담이나 농담은 쓸데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kallprat(잡담)’ 또는 dödprat(불필요한 대화)‘로 치부된다. 이런 대화들을 피하기 위해 상당수 스웨덴 사람들은 길에서 사람 얼굴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휴대폰을 보거나 상점 진열대를 쳐다보며 아이쇼핑을 하곤 한다. 스웨덴 사람들에게 대화의 목적은 의미 있는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쓸데없는 잡담은 무가치한 언어의 낭비에 불과하다.

이러는 가운데 최근 스웨덴 최북단 카운티의 인구 8만 명인 룰레오 시는 “Säg hej(안녕하세요?)” 라는 캠페인을 벌이며 시민들이 인사를 주고받도록 권고했다. 룰레오 시는 스웨덴 최북단에 위치해 시민들은 한겨울에도 햇빛을 3시간 정도밖에 볼 수 없어서 자칫하면 우울한 감정에 빠지고 내성적이 되기 쉽다.

그래서 시는 시민들이 서로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면 이런 부정적 감정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런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스웨덴 베스테르노를란드 주의 한 마을 상공에 나타난 오로라(북극광) [사진 = 연합뉴스]
스웨덴 북단 베스테르노를란드 주의 한 마을 상공에 나타난 오로라(북극광) [사진 = 연합뉴스]

사실 룰레오 사람들은 대화를 거의 나누지 않아서 “예”라는 의사 표시조차 숨을 크게 들이쉬는 것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이 캠페인을 통해 지역 주민들, 특히 외로움에 취약한 사람들의 기분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서로 인사하는 것은 큰일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회적 유대에 기여할 수 있고 주민들의 건강, 안전, 복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단 룰레오 시 뿐만 아니라 스웨덴 각지를 여행하는 방문객들이 가게 주인이나 웨이터에게 스웨덴 인사인 “hej”를 건네며 가볍게 대화를 시작하려고 할 때 상대방은 시큰둥하게 “hej”라고 짧게만 대꾸하거나 심지어 약간 짜증이 섞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전문가들은, 스웨덴 사람들이 이처럼 내성적이고 무뚝뚝한 이유를 상대적으로 광활한 국토에 절대적으로 적은 인구수 때문이라고 꼽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 때문에 스웨덴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주변에 대화를 나눌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지금도 그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또 다른 가설은, 스웨덴 사람들의 잡담 거부증은 1960년대까지 이어진, 상대적으로 낮은 이민 유입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문화에 대한 노출이 적은 탓으로 스웨덴 사람들은 확실히 비스웨덴식 관행에 익숙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웨덴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말수도 적고, 무뚝뚝하고 냉정해 보이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언제나 예의 바르고 친절하다.

단순함과 실용성을 존중하는 나라에서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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