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갈등에 애꿎은 봉변"...'남혐 논란' 의혹 벗은 넥슨에 동정론 확산
"젠더갈등에 애꿎은 봉변"...'남혐 논란' 의혹 벗은 넥슨에 동정론 확산
  • 강정욱 기자
  • 승인 2023.12.05 15:26
  • 수정 2023.12.05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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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과정서 등장 케릭터가 0.1초 간 취한 제스처에 논란 일파만파
40대 남성 애니메이터 제작한데다가 감독도 남성인 점 밝혀져 진화 국면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신규 업데이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남혐 논란에 휩싸이면서 홍역을 치룬 가운데 게임업계에서는 남녀갈등의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연합뉴스]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신규 업데이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남혐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게임업계에서는 남녀갈등의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연합뉴스]

글로벌 히트작 출시로 게임업계 선두 자리를 굳힌 넥슨이 때아닌 '남혐(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인기작인 메이플스토리 신규 업데이트 과정에서 남혐을 조장한 듯한 제스처를 순간적으로 노출시켰다는 의혹에 따른 여파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질수록 오해였던 게 밝혀지며 넥슨에 게임업계의 동정론도 확산되고 있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게임 업데이트 과정에서 불거진 남혐 논란의 여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엔젤릭버스터' 직업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실시하면서 ‘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신곡 샤이닝 하트(‘Shining Heart’)의 뮤직비디오 풀버전을 공개하고 미니앨범을 발매하는 등 홍보에 나선 것이 발단이 됐다. 이 뮤직비디오의 등장 캐릭터가 남성을 비하하는 듯한 '집게 손가락' 제스처를 0.1초 동안 취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국내에서 집게 손가락 제스처는 남성의 신체 부위를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 금기시되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남녀갈등 조장의 객체로 인식되기도 한다.

논란의 여파는 거셌다. 넥슨은 논란을 듣자마자 공식적인 사과영상을 올렸고 애니메이션 작업 외주사인 스튜디오 뿌리에도 후폭풍이 들이닥쳤다. 해당 제스처를 삽입한 것으로 지목된 여성 애니메이터와 외주사에 대한 비난이 빗발친 것이다. 스튜디오 뿌리 대표가 공식 사죄문을 올리며 해당 애니메이터를 퇴사시켰다며 여론을 무마한 후에야 비난 공세가 잠잠해졌다.

논란은 진화 국면을 맞이한 상태다. 이후 해당 장면의 작업자가 여성이 아닌 스튜디오 뿌리가 별도로 고용한 40대 남성 애니메이터로 밝혀지면서다. 2017년 폐지된 남성 혐오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에서 사용됐던 집게 손가락 제스처를 의도적으로 추가했다는 의혹이 설득력을 잃었다는 의미다. 이 장면을 감독한 이도 5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이 이번 남혐 의혹으로 인해 애꿏은 봉변을 당했다는 동정론이 흘러나온다. 넥슨은 이번 논란이 터져 나오자 주말 새벽 3시에 직원들을 출근시켜 다른 게임에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장면이 있는지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주력 소비자층인 2030 남성들의 반발을 진화하고자 바짝 엎드린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남혐 조장 의혹 제기 후 넥슨이 너무 빨리 인정해 버린 것이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나올 수는 있다”면서도 “게임사의 특성상 매출의 대부분을 2030 남성들의 구매력에 의존해 불매 운동이라도 벌어지는 날에는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해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넥슨 집게손가락 헤프닝을 계기로 삼아 남녀 갈등의 본질적인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녀 갈등이 확산되고 상호 비방이 확산되면 최악의 경우 주소비층이 남성인 게임산업에 대한 여성 소비자들의 인식 악화로 번지는 등의 악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남녀갈등이 게임사 조직에서의 불필요한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남녀갈등이 이슈화될 때마다 사회적인 갈등으로 비화됐고 극한 대결 양상으로 치달아왔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업계에서도 예외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넥슨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외주업체 제작물 모니터링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넥슨 관계자는 “타인에 대한 혐오 등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물이 있는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도 “재발방지를 위해 외부에서 제작된 작업물에 대한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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