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배터리 교체에 실패한 테슬라와 야심차게 뛰어든 스텔란티스
[월드 투데이] 배터리 교체에 실패한 테슬라와 야심차게 뛰어든 스텔란티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2.11 05:40
  • 수정 2023.12.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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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플사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교체소 모습 [사진 = 앰플 제공]
앰플사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교체소 모습 [사진 = 앰플 제공]

CNN방송은 10일(현지 시각), 미국의 스타트업 앰플(Ample)과 손잡고 배터리 교체 시장에 뛰어든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Stellantis)에 대해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스텔란티스는 과거 테슬라가 이 시장에서 실패한 데에는 말못할 사정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최대 80%까지 ‘고속 충전’하는 데 20분이 소요될 수 있다. 하지만 장난감의 AA 배터리처럼 전기차도 배터리를 교체하는 시스템을 채택해 몇 분 안에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하고 운행을 재개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이는 전기차 분야에 획기적 해결책처럼 보이지만 배터리 교체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유명한 실패 사례가 있다.

10년 전 테슬라(Tesla)는 ‘Model S’의 배터리 팩을 90초 만에 교체할 ​​수 있는 배터리 교환소(battery swapping stations)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다른 많은 야심적 아이디어들과 마찬가지로 이후 고객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업을 접어버렸다.

그리고 2013년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전기차 벤처기업인 ‘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가 배터리 교체 메커니즘을 호언장담하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배터리를 1천 번 정도 교체하는 데 8억5천만 달러만 날리고 사업을 포기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교체한다는 아이디어는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빛을 보고 있다. 중국 EV(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니오(Nio)는 2019년부터 차량용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실시해 왔다. 니오는 현재 2,100개 이상의 교체소에서 3,200만 건 이상의 배터리 교체를 수행하면서 세계 최대의 배터리 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이 전기차 배터리 교체 분야에 Jeep, Dodge 및 Fiat 모델을 만드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인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미래의 EV 모델에서는 배터리를 교체하는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사실상 거의 모든 형태나 크기의 차량에서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개발한 앰플(Ample)이라는 스타트업과 협력해 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스텔란티스-앰플은 자신들이 추진 중인 시스템을 활용하면 자동차 제조업체는 특수 배터리 팩에 맞게 차량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앰플의 시스템을 사용하면 무게가 1,000파운드 이상 나가는 큰 덩어리의 배터리 팩을 한꺼번에 교체할 필요가 없다. 대신, 데스크톱 컴퓨터 크기 정도로 별도 밀봉된 배터리 모듈을 자동화된 기계로 꺼내 하나씩 교체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차량의 모든 배터리를 하나의 거대한 팩이 아닌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작은 모듈들로 나누어서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다.

이 말은 차량 크기와 모듈 수에 따라 배터리 교체에 걸리는 시간이 머스크가 큰소리쳤던 90초 대신 5~10분 정도 걸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소형 배터리 팩을 사용하면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배터리 교체에 필요한 장비가 크지 않아도 된다. 교체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앰플의 배터리 교환소는 매우 두꺼운 벽이 있는 뒷마당 창고처럼 보인다. 벽은 배터리 모듈을 보관하고 충전하는 곳이다. 그리고 장비가 크고 무거운 배터리 팩 전체를 한 번에 교체해야 할 때처럼 배터리 교체소 아래 땅을 파낼 필요도 없다.

앰플사 배터리 교체소에서 전기자동차가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자리를 잡은 모습 [사진 = 앰플 제공]
앰플사 배터리 교체소에서 전기자동차가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자리를 잡은 모습 [사진 = 앰플 제공]

배터리에는 고전력 DC 고속 충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교체소 벽 내부에서 충전할 시간이 충분하므로) 앰플의 배터리 교체소에는 고속충전소처럼 고전력 전원 연결이 불필요하다. 앰플의 설립자이자 CEO인 칼레드 하수나(Khaled Hassounah)는 “이로 인해 배터리 교환소 설치가 단순화된다”고 주장한다.

전기자동차 자체의 모양이나 크기는 다양할 수 있다. 나아가 SUV나 트럭 등의 자동차 메이커는 앰플의 배터리 팩에 맞춰 차량을 설계할 필요도 없다. 앰플이 추진하는 배터리 모듈은 일반적으로 배터리 팩이 보관되는 차량 하부의 컨테이너에 맞게 설계되어 있다.

컨테이너는 차량의 크기와 모양에 맞게 조정된다. 앰플은 대형 차량에는 더 많은 배터리 모듈을 수용하도록 설계했고, 소형 차량에는 더 적은 수의 배터리 모듈을 교체 장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편, 앰플사는 스텔란티스 외에도 중장비 제조업체인 미쓰비스 후조(Mitsubishi Fuso)와 협력하여 일본 상용 트럭의 배터리 교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앰플은 미국에서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다양한 우버(Uber) 차량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앰플에 따르면 베이 지역에 있는 자사의 배터리 교체소 12곳은 하루에 ‘수백 번’ 교체 업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앰플의 배터리 모듈은 일반 EV 충전기를 이용해 차량 내에서 충전할 수 있으므로 운전자는 상황에 따라 배터리를 충전해서 사용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 또, 평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전기차 소유자는 집에서 밤새 자동차를 충전할 수도 있다.

스텔란티스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자사의 EV 모델에 이 시스템을 무조건 채택할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스텔란티스는 내년에 자사의 ‘Free2Move’ 차량 공유 서비스의 일부인 스페인의 Fiat 500e 전기자동차 100대에 앰플의 배터리 교체 시스템을 채택할 예정이다.

한번 충전에 약 150마일을 주행할 수 있는 소형 전기자동차인 Fiat 500e는 배터리 교환을 위한 완벽한 테스트를 마쳤다고, 스텔란티스의 충전 및 에너지 담당 부사장인 리카르도 스타마티-아빌라는 밝혔다.

“자동차의 주행 거리를 늘리고 싶다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배터리를 더 많이 장착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Fiat 500을 크게 만들어야 한다면 그건 더 이상 Fiat 500이 아니죠.”

대형 차량의 경우에도 앰플의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사용하면 운전자는 지금처럼 추가 배터리 전원을 많이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고객은 가끔 장거리 여행의 필요가 생길 때 추가 배터리 팩을 빌리기만 하면 된다고, 스타마티-아빌라 부사장은 주장했다.

그는 이 교체 시스템이 스페인에서 잘 작동한다면 스텔란티스는 먼저 상업용 차량 고객을 위한 배터리 교체소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일반 소매 고객을 대상으로는 사용 가능한 교환소 수가 많아지면 이 시스템 사업에 자연스럽게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텔란티스의 스페인 실험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테슬라의 경우처럼 배터리 교체 사업 아이디어는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지도 모른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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