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024] 사법리스크 덫에 걸린 트럼프...사법부의 판단에 '정치적 운명' 입증
[미 대선 2024] 사법리스크 덫에 걸린 트럼프...사법부의 판단에 '정치적 운명' 입증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2.22 05:34
  • 수정 2023.12.22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년 미국 대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사우스텍사스국제공항에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뒤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024년 미국 대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사우스텍사스국제공항에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뒤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콜로라도주에서 열리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는 주(州) 대법원 판결이 나온지 이틀이 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상고하기로 해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에서 이 결론은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다른 주에서도 ‘트럼프 출마 불가’ 소송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내년 11월 5일 치러질 美 대선 과정에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21일(현지 시각), 그렇지 않아도 여러 건의 법적 소송에 휘말려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운명이 더욱 더 사법부의 판결에 달리게 되었다는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헌법에 의거해, 내년 州 예비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결정은 전임 대통령에 대한 충격적인 질책이자 2020년 대선 결과 불복·전복 시도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책임 추궁을 의미하면서 그의 2024년 대선 전망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보다 앞선 4건의 형사 기소는 이번 판결에 비하면 그 폭발력이 훨씬 약한 편이다.

화요일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사 7명의 심의에서 4 대 3으로 내려진 이번 판결은 트럼프 측의 항소로 인해 전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끝까지 막을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미국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몰고 가면서 정치적 대격변의 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를 둘러싸고 1년 동안 벌어진 전례 없는 사건들의 종지부이면서 정치적 혼란을 불사하는 전직 대통령의 내년 출사표와 관련해 미국 민주주의가 새롭고도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느낌 또한 주기에 충분하다.

법정 밖에서 트럼프는 점점 더 선동적인 수사를 남발하고, 내년에 권력을 탈환하면 독재자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데, 반대자들에 대해서는 마치 나치의 선전전을 연상시키는 공격을 서슴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화요일 저녁 아이오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민자들에 대한 선동적인 발언을 반복하면서, 그가 아돌프 히틀러를 닮았다는 바이든 캠프의 비난을 일축했다.

“세상이 미쳐가고 있습니다. 정말 말도 안 돼요. 그들이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어요. 정말입니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피를 더럽히고 있습니다. 그들이 그런 짓들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이런 점을 지적하면 그들은 나를 증오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렇게 열변을 토했다.

“그리고 나는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읽어본 적도 없습니다.”

트럼프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콜로라도주의 결정을 미국의 사법 시스템이 트럼프에게 마침내 책임을 묻게 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은 미국의 법률 시스템이 2020년 선거 결과를 전복하려는 전임 대통령의 시도와 2021년 1월 6일의 미국 국회의사당 난입에 대해 드디어 엄중히 추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드디어 폭동 사주에 대한 책임을 물을 때가 온 겁니다.”

하원에서 첫 번째 트럼프 탄핵을 주도한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의원 아담 쉬프는 이렇게 글을 올렸다.

그러나 화요일의 판결은 역작용을 일으켜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는 데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트럼프에 대한 형사 소송은 부당하며, 그렇게 때문에 더욱 그가 재집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지자들에게 용기와 명분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콜로라도주 법원의 결정을 비난하며, 올해 그의 4건의 형사 기소 모두에서 그런 것처럼 그를 옹호하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11월 5일 승리할까 봐 벌벌 떨며 그가 아예 출마도 못 하도록 획책하고 있다.”

하원에서 공화당 서열 3위인 뉴욕의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또, 공화당 내 가장 떠들썩한 반트럼프 후보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도 콜로라도주의 결정에 “나는 그가 법원에 의해 대선에 나갈 수 없게 된다면 그건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비판적 태도를 취했다.

내년은 미국 사법 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한 해가 될지도 모른다.

미국 대법원은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있는지와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에 대한 기소를 면제할 수 있는지를 놓고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오늘 저녁의 결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또한 트럼프 재선 가도와 관련해 현재 법원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두 가지 엄청나게 중요한 이슈들을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사법부는 이 두 가지 모두 어떤 식으로든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CNN의 수석 대법원 분석가인 조안 비스쿠픽은 이렇게 분석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 칼리지(Siena College)가 화요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 중 트럼프가 46%, 바이든이 44%를 차지하면서 사람 사이에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음이 입증되었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들 중에서 바이든은 47%, 트럼프는 45%를 차지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게 유리한 점은 2020년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등록 유권자 층에서 그가 바이든을 앞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최근 다른 여론조사들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판결이 미칠 파장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이르기까지, 트럼프를 대선에서 제외시키려는 사법부의 여러 차례 시도들은 법원마다 판결이 엇갈리면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콜로라도주에서도 지난 달 한 예심 판사는 트럼프가 반란에 가담했지만 수정헌법 14조 3항의 ‘반란 금지(insurrectionist ban)’ 조항이 트럼프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콜로라도 대법원은 화요일에 그 판결을 뒤집었다. 이제 주 대법원의 전례 없는 판결로 인해 미국 사법부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제외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은 더 이상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가능할 수도 있는 현실로 떠오르게 되었다.

판결에서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1월 6일 사태가 반란이라고 판단하는 데 “거의 어려움이 없었다(little difficulty)”고 피력했다. 법원은 트럼프가 반란에 “가담”했으며, 국회의사당 공격에 앞서 그가 지지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는 “싸우라는 선동이었고 그의 지지자들은 그 선동에 응답했다”고 판결했다.

네 명의 대법관은 “이러한 결론을 가볍게 내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수의견은 또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책임감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라고 썼다. 

“우리는 또한 두려움이나 편견 없이, 그리고 대중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법을 적용해야 하는 엄숙한 의무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반면에 소수의견을 제시한 세 명의 판사들은 트럼프가 반란 관련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적법 절차에 대한 우려 등 몇 가지 이유를 언급했다. 브라이언 보트라이트 대법원장은 소수의견에서 콜로라도주 선거법은 “후보자가 반란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트럼프의 대선 출마 자격에 대한 이의제기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올해 초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그를 상대로 제기한 선거 전복 연방 소송에서 반란 연루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1월 6일 사태 관련 혐의에는 화요일 밤 콜로라도 법원의 다수의견이 인용한 것과 동일한 행위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의 선거 전복 사건의 연방 판사는 재판 날짜를 2024년 3월 4일로 정했지만, 워싱턴 DC 미국 순회 항소 법원이 트럼프의 면책 여부와 재판 가능 여부를 고려하면서 현재 진행이 보류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항소 절차를 가속화하기 위해 특검은 미국 대법원에 개입을 요청했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재판이나 기타 형사 고발이 내년 선거일 이전에 심리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결론적으로 지난주 잭 스미스 특검이 미국 대법원에 항소한 것과 트럼프가 콜로라도주 판결에 대해 고등법원에 항소하려는 계획은 내년 트럼프의 법적 운명과 선거 운명이 연방 판사들의 손에 달릴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